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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도시여자들이라는 드라마(티빙, 작가 위소영)가 나오면서, 이것은 나를 위한 작품인가 희열을 느꼈다. 참 부러웠다. 그녀들의 우정, 정신줄 놓고 술을 마실 수 있는 배짱, 그만큼이나 당찬 그녀들의 삶. 아, 정말 다양한 맛있는 안주가 나오는 그녀들의 단골 술집이 참 부러웠다.그녀들은 술을 참 맛있게 먹는다. 보다 보면 술이 고파 져서 슬그머니 한잔 먹을 기회를 두리번 거린다. 등산, 여행 다 그런 것들 중 하나다.일전에 “산”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나는 산을 참 좋아한다. 산에 함께 가는 사람들도 참 좋고 끝나고 하는 한잔도
대림칼럼
정련 기자
2023.01.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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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나는 이번 학기에 정말 좋은 교수님들을 만나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강의가 재미 있고 유익해서, 집중도 잘 했고 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이 판례와 관련하여 이런 점을 생각해 보셨나요?“라고 하시는 질문에, 늘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성의 있게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 나는 과학이야기에 흠뻑 빠져 있어서, 틈만 나면 양자물리, 상대성이론, 끈이론 이런 책들을 읽고 방송을 듣는다. 책이 어려우면, 노트북으로 검색하여 나만의 그 책을 읽기 위한 단
대림칼럼
정련
2019.11.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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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첫째 딸 사윤이가 유관순, 안중근 같은 영웅이 없었다면, 우리는 독립할 수 없었고 일본의 노예로 살고 있겠지? 하고 질문한다. “독립”은 한반도의 독립, 한민족이 살고 있는 나라의 독립 만을 뜻하고 있는 것일까.만약 독립하지 못했다면, 한민족은 언어도 문화도 그 정체성도 사라졌을까.민족의 정체성은 영토와 국가를 전제로 하는가.중국조선족의 정체성에 대하여, 정서적으로 미숙한 학생 시절에 많이 이야기했다고 생각했다. 그 핵심은 중국인 vs 조선족을 늘 벗어나지 못하였고, 무엇으로 사는 것이 유리한지 라는 실용적인 생
대림칼럼
정련
2019.11.0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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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명 이상의 도시가 생겨나면서, 상하수 시스템이 없는 도시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깨끗한 물을 먹고, 깨끗한 물로 씻는 일이었다. 외과 수술에서 가장 먼저 생겨났다고 볼 수 있는 절개 수술이, 결석 제거술이었던 중요한 이유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깨끗한 물을 보관하고 마시기 위하여 발명된 것이 맥주와 와인이라고 한다(“메스를 잡다”, 아르놀트 판 더
특별기획
정련
2019.05.0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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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사회생활을 위한 자발적인 선택이든, 유전자가 내려준 타고난 성향이든, 나는 이성적이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듣는다. 이성적이라는 것은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참말로 다른 모습으로 발현된다. 물론, 감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나는 참 필요 이상으로 감정 이입을 하고 몰입하고 함께 울고 웃는다. 그럼에도 이성적이라고 보여지는 이유가
대림칼럼
정련
2019.04.1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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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정련
2018.09.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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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간밤에 생생한 꿈을 꾸었다.퀴즈쇼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동일한 양식으로 자료를 출력하여 코팅하고, 정신 없이 짧은 시간을 쪼개서 이것 저것 준비하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 아이 다섯명과 다섯가족이 착석을 하게 되고, 퀴즈쇼가 시작되었지만, 아이가 아니라 함께앉은 가족들이 퀴즈를 끌고 나가는 모습을 시작으로 나는 점점 깊은 패배감에 빠
특별기획
정련
2018.08.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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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작년에 처음 글을 쓸 때,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 척 하고 있다”가 시작이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좁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나는 참 열심히 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늘 당당하게, “네!”라고 대답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그보다 더 열심히 살 수는 없고,
특별기획
정련
2018.06.1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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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동북아신문]내가 언제 불안을 느꼈었나. 생각을 해봤다. 지금 인 것 같다. 장학금을 논의하다가, 고등학생에게 줘야 하나 대학생에게 줘야 하나 하는 질문에 나는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너무 무기력했다. 가족이 나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주지 못하면 그 대로 너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있는 것을 쪼개서 연명하는 것 말고는 별다
특별기획
정련
2017.08.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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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요즘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한다. 진짜 궁금한 것, 진짜 일에 필요한 것들로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밤늦게 까지 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 지금의 반만 했어도, 박형수 선생님은 아마 나를 예뻐서 업고 다니지 않으셨을까 싶다. 고등학교를 졸업 한지도 만 15년이 되었고, 박형수 선생님을 담임으로 알고 지내게 된지도 만 18년이다. 내가
특별기획
정련
2017.07.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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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중국 국립극단이 공연한 연극 크루서블(The Crucible, 薩勒姆的女巫)을 보면서, 아마도, 이것이 문화대혁명이었을 꺼야...." 이번 호에는 정련의 기억 속의, 문화대혁명의 일들을 더듬어보자. [서울=동북아신문] 대학 때 중국 국립극단이 공연한 연극 크루서블(The Crucible, 薩勒姆的女巫)을 보면서, 아마도, 이것이 문화대혁명이었
특별기획
정련
2017.05.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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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나랑 똑같은 딸을 낳아 손잡고 여행 다니고 수다 떨고 싸우고 삐치고, 이런 상상을 오랜 시간 해왔다.시댁에 첨 인사 갔을 때, 큰 아주버님의 큰 딸이 또래라, 그 방에 숨어서 즐겁고 조용한 3일을 잘 보내고 왔다. 그 때 그 조카는 대학생이었고 당연히 나를 언니라고 부르면서 잘 챙겨줬다. 아무 준비 없이 간 나에게 자기 홈웨어를 빌려주고
특별기획
정련
2017.05.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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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싱가포르에 매년 온다. 엄마를 보러.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 주면서 나도 매년 사진을 찍는다. 유난히 올해는 조명빨 각도빨을 받아도 예쁜 사진이 도무지 나오지 않는다. 순간, 내가 나이 먹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입버릇처럼, 고운 할머니로 늙어갈 거라고 이야기 하고 다녔지만, 정작 나는 교만하게도 단 한번도 내가 늙어가는
특별기획
정련
2017.05.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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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이해한다고 안다고 함부로 말했던 모든 상대에게 사과한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겪고 화를 내고 하는 과정이 얼마나 다른 건지, 요즘 초보로서 새로이 겪는 모든 것들 때문에 세삼스럽게 배우고 있다. 사윤이가 학교에 갔다. 요즘 “1학년” 이라고 부른다. 애가 조금 쑥스러워 하지만 너무 좋아한다. 어제는 사윤이와 함께 방과후 과정
특별기획
정련
2017.04.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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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한동안 사드에 탄핵에, 머리속이 온통 정치다. “입장”이라는 제목을 생각하면서 이 제목으로는 정치적일수밖에 없을탠데, 잠깐 걱정되어 다른 제목을 생각해볼까 하다가 시기가 시기인 만큼 오늘만 아주 조금 “정치적”이고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번 써보기로 했다. 사람은 주관적이다. “객관적으로 그렇지 않니?”라고 하는 사람은 보통 내가 좋아
문화·문학
정련
2017.04.20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