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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 비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나는 생에 지치고 삶의 무료함을 느낄 때 이 정다운 속삭임을 찾는다. 아니, 내가 생에 지치고 삶의 무료함을 느낄 때 그 정다운 속삭임은 저 아득한 꿈나라의 메아리인 양 나한테 은은히 들려오며 나의 생에 생기를 부여하고 삶의 윤활제가 되어 주는 것이다.…나는 작을 때 늘쌍 할머니의 무릎에 누워 흥부 놀부 제비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어. 듣고 듣다간 자기도 모르게 꿈나라로 가곤 하였어. 그때 우리 집은 두 칸 초가였는데 정지칸 지붕꼭대기의 거무틱틱한 대들보우에는 커다란 제비둥지가 하나 있었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1.04.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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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눈물 젖은 한바내가 빛 좋은 개살구 교환교수 신분으로 한국에 가 있을 때다. 주는 돈이나 타 먹고 자료수집이요, 논문이요 뭐요 하는 허울 좋은 간판을 내걸고 빈둥거릴 때다. 매일 매일 기분은 좋았다. 그런데 처숙 뭔지 뭔지 하는 사람이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서 나의 생활도 개망태기로 전락. 처숙모는 환갑이 다 된 나이 지긋한 안노인. 중국에서 이미 정년퇴직하고 집에서 한가하게 놀고 있었음. 그런데 자식들 대학 공부시키고 장가보내고 시집 보내자니 손에 돈이 없어 속이 바질바질 탔음. 그래서 친지 방문인지 위장 결혼인지 뭔지 해서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1.04.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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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나는 돈끼호떼 억대우같은 사나이가 코흘리개 아이들과 싱갱이질하자니 좀 싱거운 감이 들 때도 없지 않다. 그러나 나는 중등사범학교를 졸업하여서부터 머리가 다 회여빠진 이 날 이때까지도 이 자리를 못 뜨고 있다.나는 워낙 그 코흘리개들이 좋았다. 그 거짓 없이 제멋대로 뛰노는 그 천진성이 말이다. 아이들의 천진난만 성은 어른들을 기쁘게 한다.그들에게서 감염되어서인지 나도 언녕 로 변해버린 듯싶다. 새해를 맞을 때면 그 애송이들의 엽서 한 장에 가슴을 들먹이며 밤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교문을 나서면 어떤 친구들이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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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
2021.03.2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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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조선족, 너는 누구?너는 중국사람 아니 너는 조선사람, 아니 너는 한국사람, 아니 너는 해외동포, 해외교포… 아니야! 조선족, 너는 누구도 아니야. 너는 바로 너야! 조선족이야.너는 언제부터인가 집시인이 되었어. 너에게는 떠나가는 기질이 있어. 너는 이민이었어. 중국사람, 조선사람, 한국사람, 해외동포, 해외교포… 너는 여기에 다 속해 있으면서 다 속해 있지 않는 집시인이었어. 마음은 항상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둥둥 뜨서 돌아 다녔지. 집시인들처럼 춤과 노래도 팔아 보고 여기저기 맴돌아 보기도 하다가 이제야 너는 찾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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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
2020.08.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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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조선사람은 일본사람 김정일 선생 노릇도 했고 무슨 중앙당 어마어마한 노릇을 하다가 한국으로 망명한 조선의 거물급 정치인사 황장엽. 그의 망명으로 그의 가족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그의 친지들도 하루아침에 몰락. 어느 술상에서 한 외사일군이 정색을 하고 역설함. 조선에서 나라 배반한 반역죄는 3대 멸족. 봉건시대는 9대 멸족을 했다면 현대 문명사회에 사는 우리는 그 도를 훨씬 낮춰었다는 것이다. 순간 섬쩍 몸서리쳤다. 다음 순간 나는 자기도 모르게 피씩 쓰거운 웃음이 나왔다. 50보에 100보라 무슨 현대문명인가 말이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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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
2020.08.0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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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한국노래와 조선사람 조선 카라OK 갔다가 한국노래 , 이 있어 은근히 놀랐음. 가만히 보니 아침이슬은 한국대학생들 데모할 때 부르는 투쟁의 노래라 부르게 하는 것 같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통일의 열망을 나타낸 노래라 부르게 하는 것 같다. 이런 노래들은 조선노래 메뉴첩에 섞여 있는데 조선사람들은 거저 조선노래로 알고 있는 듯하다. 한국 자본주의 것을 배격하는 조선에서 한국노래가 조선노래로 둔갑해 있을 줄을 일반 조선사람들이 어찌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조선에서 아침이슬은 그리 알려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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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
2020.07.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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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나와 경비아바이 일단 한 사람 몫으로 요리 세 접시와 국 한 그릇에 밥 한 공기. 먹다 모자라면 요구하는데로 제공. 그리고 후식으로 과일 공급. 매끼마다 예쁜 아가씨 하나 따라 붙어 써빙. 무슨 중앙부장급 대우라나. 조선에서 우리 외국교환교수에 대한 대우 최고. 처음 거저 공짜라는 턱 하나 대고 실큰 먹어주기. 그러다가 조선인민은 고난의 행군을 하느라고 배를 곯고 있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알량한 인도주의가 발동. 그러면서 자연히 경비서는 아바이들 한테로 신경이 쏠리게 됨. 다섯 경비아바이 24시간 내가 들어 있는 류학생기숙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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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
2020.07.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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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외화벌이조선에서는 무역일군들을 외화벌이군이라 한다. 이 말 속에는 은근한 질투심 속에 얕잡아 보는 맛이 풍긴다. 외화벌이, 조선에서 잘 나가는 직업이다. 외화벌이는 외국 나들이 할 수 있어 좋고 돈을 잘 벌어 좋다는 것이다. 배급이 끊기거나 잘 되지 않는 상황에서 돈만 많이 쥐면 야매로 얼마든지 배는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선에서는 외화벌이가 선망의 직업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은 미국의 봉쇄고립 정책과 국내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말미암아 많은 공장, 기업소들이 가동을 멈춘 상태에서 수출을 해 외화벌이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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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
2020.07.0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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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선물 조선에서 선물하면 좀 특징적인 의미가 있는 듯하다. 나라 최고 영도자가 일반 서민들에게 주는 그런 의미로 말이다. 조선의 어버이 수령님으로 군림했던 김일성이나 현재 위대한 영도자로 군림하고 있는 김정일은 쩍 하면 백성들에게 선물을 하사한다. 나라가 풍족한 때는 더 말 할 것도 없고 아무리 어려운 때라도 이 선물 하나만은 꼭꼭 챙겨 준다. 작게는 4. 15나 2. 16 자신들의 생일 명절에 매 가족에 두부 몇 모에 명태 몇마리로부터 크게는 이른 바 공로자들에게 무슨 선물 아파트요, 선물 차요 하며 막 선사된다. 마라톤 여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0.06.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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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작업복과 쌍글라스김정일은 신비했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게 비쳤다. 조선에 들어가기 전에 나한테 가장 신비하고 의문스러운 것은, 김정일은 왜 내내 잠바만 입지? 그리고 왜 쩍하면 쌍글라스를 끼지? 하는 것이었다. 옷이 없어 그러나, 눈 앓이를 해서 그러나? 그렇게 위대한 분이 옷은 없을리 없고 눈 앓이를 하면 곧 바로 낫도록 조처하겠는데… 조선에 들어가 좀 있을라니 나의 이 의문은 풀렸다. 원래 김정일이 입고 있는 잠바는 그 무슨 멋으로 입는 잠바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작업복이라는 것이다. 조선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위대한 장군님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0.06.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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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피는 물보다 진해 옛날 두 형제가 한 집에서 아기자기 잘 살았다한다. 그러다가 두 형제가 남의 사촉을 받아 대판 싸움을 벌리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래저래 싸움을 그만 두게 되었는데 그 결과는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지는 티각태각 반목질시. 그 어떤 다른 원쑤보다도 더 밉게만 보이는 형제 사이, 실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역설적인 논리가 통하는 아이니켈. 역대로 일본은 한반도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을 괴롭혀 왔다. 특히 현대사에 있어서 36년간 일본 식민지 통치는 우리에게 한이 맺히게 했다. 그래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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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
2020.06.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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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아, 미스 스타킹-치마 하얀 스타킹, 까만 스타킹… 엇갈려 안겨오다가 하나로 융합되어 안겨 오는 스타킹… 하얀 스타킹-조선미스들이 많이 신는 것, 까만 스타킹-한국미스들이 많이 신는 편. 조선미스들, 한국미스들 스타킹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임. 추운 겨울에도 스타킹 하나로 견디는 미스들. 스타킹 하나에 천쪼박 같은 치마 하나면 다다. 치마에 스타킹, 특히 미니치마에 스타킹이 잘 어울린다. 푸른 장딴지에 미니치마만 달랑 입은 또는 스타킹 신고 바지 입은 정상 참 꼴볼견. 촌놈! 그래서 조선미스들, 한국미스들 치마를 좋아하기도 마찬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0.06.0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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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하얀 스타킹, 까만 스타킹… 엇갈려 안겨오다가 하나로 융합되어 안겨 오는 스타킹… 하얀 스타킹-조선미스들이 많이 신는 것, 까만 스타킹-한국미스들이 많이 신는 편. 조선미스들, 한국미스들 스타킹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임. 추운 겨울에도 스타킹 하나로 견디는 미스들. 스타킹 하나에 천쪼박 같은 치마 하나면 다다. 치마에 스타킹, 특히 미니치마에 스타킹이 잘 어울린다. 푸른 장딴지에 미니치마만 달랑 입은 또는 스타킹 신고 바지 입은 정상 참 꼴볼견. 촌놈! 그래서 조선미스들, 한국미스들 치마를 좋아하기도 마찬가지임. 단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19.09.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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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이동렬 기자]우상렬 교수의 수필은 물이 흐르 듯 부드럽다. 흐르는 물에 산을 담고 구름을 담고 인간만사를 담아 필가는데로 일필휘지 하듯 자유분방하다. 독자가 보고 느끼 듯이 알기 쉽게 마치 독자의 피부에 닫 듯이 글을 써내려간다. 그러나 결코 글의 구성과 맵씨가 흐트러지지 않느다. 중국과 북한과 한국과, 프랑스 등 나라에서 교수, 또는 교환교수로 있으면서 그 나라의 정치 경제 사화 문화 역사 인문 세태들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공부한 것들을 풍부한 감수성과 지성으로 구수하게 엮어나간다. 그래서 그의 수필들은 마치 수필인
특별기획
[편집]본지 기자
2019.05.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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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도시-파리 [서울=동북아신문] 보통 파리하면 무슨 낭만의 도시요, 예술의 도시요, 패션의 도시요 하며 멋진 수식어들이 많이 붙는다. 바로 이런 타이틀들 때문에 사람들은 파리로 몰려드는가...파리의 드골공항, 좀 초라하다. 거무틱틱한게 삐까삐까한 북경공항이나 인천공항에 비기면 시골과 도시의 차이 같다. 그런데 입국이 그렇게 순조롭고 빨리 이루어질 줄이야! 사람들은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두 줄로 꼬리가 보이지 않도록 장사진을 이루며 쭉 늘어선다. 순간, 나의 뇌리에는 내국인, 외국인 생각이 피끗 떠오르며 어느 것이 외국인 줄인지
특별기획
[편집]본지 기자
2019.05.0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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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끊임없이 삶의 질을 추구해오는데 있다. 동물이 그 모양 그대로 다람쥐 채바퀴 돌듯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을 진행한다면 인간은 앞을 보고 달리는 끊임없이 상승하는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데 있다. 이 새로운 삶은 과학기술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다. 인간은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이로부터 문명이 개화하고 문화가 산생되었다. 분명 삶의 질이 높아졌다. 교통도구 하나만 놓고 보아도 우리가 언젠가 나귀, 소차를 타고 다니다가 자동차, 기차를 거쳐 인젠 비행기가 보
특별기획
[편집]본지 기자
2016.12.1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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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프랑스는 분명 잘 사는 선진국. 그런데 여기에 와 보니 사람들 살기 어렵다고 야단이다. 불경기란다. 세계경제 한파가 아직도 휩쓸고 있단다. 매년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잘 살 수밖에 없다. 매년 자국민보다 훨씬 많은 외국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으니 말이다. 세계 제1의 관광국. 관광수입만 해도 먹고 살만 할지어! 그럼 왜서
특별기획
[편집]본지 기자
2014.07.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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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낭만의 파리 좋다. 참 좋지. 그런데 파리는 ‘구리’다. 날아다니니 더 ‘구리’다.파리는 여름 한 철 내놓고 맑은 하늘보기 힘들다. 하늘은 시어머니 역정에 인상을 잔뜩 쓴 며느리 얼굴 같다고 할까, 항상 찌부둥해있다. 어쩌다 맑은 날씨라야 우리처럼 환상을 자극하는 뭉게뭉게 솜구름이 둥둥 뜨 있는 것이 아니라 간간히 흰 구름이 뿌려진 속에
특별기획
[편집]본지 기자
2014.05.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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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파리는 멋진 타이틀이 많다. 낭만의 도시, 디자인의 도시, 패션의 도시,.. 이 가운데 뭐니 뭐니 해도 예술의 도시가 그래도 가장 점잖고 품위 있어 보인다. 그럼 우리 이제 예술의 도시-파리로 들어가 보자.파리는 하나의 예술전당으로 볼 수 있다. 전반 파리시가 너무나 예술적으로 구획되었다. 파리는 센느강에 있는 시테섬으로부터 점점 확장되어
특별기획
[편집]본지 기자
2014.03.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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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변대학교 조선어문학부 교수이며, 현재 파리 모 대학교 교환교수로 계시는 우상렬 박사가 본지에 파리인상기를 보내왔다. 교수 사업이 바쁜 와중에도 본지의 요청에 정성 껏 글을 써서 보내주신 그 성의와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존경을 표한다. 편집자 주] [서울=동북아신문] 보통 파리하면 무슨 낭만의 도시요, 예술의 도시요, 패션의 도시
특별기획
본지기자
2014.03.07 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