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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 비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나는 생에 지치고 삶의 무료함을 느낄 때 이 정다운 속삭임을 찾는다. 아니, 내가 생에 지치고 삶의 무료함을 느낄 때 그 정다운 속삭임은 저 아득한 꿈나라의 메아리인 양 나한테 은은히 들려오며 나의 생에 생기를 부여하고 삶의 윤활제가 되어 주는 것이다.…나는 작을 때 늘쌍 할머니의 무릎에 누워 흥부 놀부 제비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어. 듣고 듣다간 자기도 모르게 꿈나라로 가곤 하였어. 그때 우리 집은 두 칸 초가였는데 정지칸 지붕꼭대기의 거무틱틱한 대들보우에는 커다란 제비둥지가 하나 있었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1.04.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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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마중을 나오지 않아도 어제는 살구꽃이 피었지오늘은 영산홍이 불을 질렀어개구리가 놀라 뛰어 나왔고지렁이들이 땅 위를 막 돌아다니데눈이 번쩍 뜨이더군온 몸이 달아오르는데 발을 치우라며채송화가 나를 밀어서몸이 기우뚱 했지 확 열 받았지머리에서 땀이 나더라구 쏟아 붓는 햇살에 젖을 대로 젖어 숨이 막히더라고햇살은 마당에서 서성거리는데내겐 봄마저 더디 오더군 봄비 지난밤 내내 가는비가 오시더니여염집 새아씨처럼 조분조분 오시더니 그 발자국 따라 손님이 오셨더이다 환하게 훨훨 가볍게 와서는 이방인처럼 낯선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뜰로 난 문
특별기획
정성수
2021.04.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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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 ‘문인들의 실상’ ● 진정한 복지의 기준은?복지(福祉)는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좋은 건강은 배부르고 등 따숩다는 것만은 아니다. 윤택한 생활이라고 해서 경제 사정이 좋다는 뜻도 아니며 안락한 환경은 고급주택에 사는 것만이 아니다. 몸만 비대해지고 영혼이 피폐하다면 동물적인 삶일 뿐 인간으로 바람직한 삶은 아니다. 몸과 영혼이 함께 건강하고, 윤택하고 안락할 때 진정한 복지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가 국민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삶의 기준을 높여 직접적이
특별기획
정성수
2021.04.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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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 문제열 수필가)□ 월간『문학세계』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수필가로 등단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이자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자문위원인 문제열(남, 62세)수필가가 서울 유명종합문예지 월간「문학세계」 2021년 4월호(제321회)를 통해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문 교수는 전직 경기도 고위직 공무원 출신으로 이번 신인문학상 수상은 공직세계는 물론 학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수상한 수필작품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농업의 전략’이란 주제였다. 코로나19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지
특별기획
김우영 작가
2021.04.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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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고 지난 4월5일 파이낸셜뉴스를 비롯해 국내 여러 언론들이 일일이 걱정을 쏟아냈다.가상화폐란 무엇인가? 가상화폐란 실제 시장에서 사용되는 실물 화폐가 아니라 가상 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말한다. 또 전자상거래 업체나 온라인 콘텐츠제공 업체가 이용자에게 마일리지 형태로 제공하기도 한다. 가상화폐의 대표적인 예로 비트코인을 들 수가 있다. 최근에 비트코인 가치가 갑자기 폭락하면서 더는 버틸 힘이 없어진 가상화폐거래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1.04.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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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가마솥 초가지붕이 기와지붕으로 바뀌며어머니 부지깽이 지팡이는마당에도 가실가실 가을을 썼다늘어난 아궁이만큼 커진 가마솥은부뚜막 독차지하고 기둥을 키웠다새벽마다 밥 짓는 어머니는식구들 깰까 조심조심 솥뚜껑 밀어내면그 소리에 슬며시 날이 밝아오고밭일에 지쳐 돌아와 저녁 지을 때는무게를 이기지 못해 미끄러진 솥뚜껑부뚜막에 부딪쳐 들녘을 울렸다두말 가마솥엔 두말 반 밥다섯 말 가마솥엔 서말 밥 짓느라부뚜막과 씨름하는 어머니동네 사람들 찾아오면고봉밥 퍼주며 정지문 붙잡았다주고 주어도 드넓은 김제 들녘에허리 파묻어 손발로 일궈낸 어머니장
특별기획
정성수
2021.04.1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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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섬 등대뽕잎지고 가는 사람들등대가 이끄는 데로 줄지어 간다거대한 파로스등대가 아니어도탄도항 바람 안고 썰물이 내어준 길 따라 제각각 검은 봉지에 푸른빛을 감추며 비단길 찾아 간다섬을 맴돌던 바람은 물에 떠다니던 뽕잎의 포자를 이끌고 누에 닮은 곡선으로 일렁인다포구를 바라보는 등대는 불 밝히지 않아도 외롭지 않다고치 속에서 긴 겨울을 견딜 때도먼 바다의 숨소리 차곡차곡 담았던 것을갯벌은 도요새의 보호색을 풀어놓고집으로 가는 사람들의 빈 바구니를 채울 것이다 나는 뽕잎 하나 담지 못한 비닐봉지에 투영하지 못할 족적 담아들고 가던 길
특별기획
정성수
2021.04.1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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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눈물 젖은 한바내가 빛 좋은 개살구 교환교수 신분으로 한국에 가 있을 때다. 주는 돈이나 타 먹고 자료수집이요, 논문이요 뭐요 하는 허울 좋은 간판을 내걸고 빈둥거릴 때다. 매일 매일 기분은 좋았다. 그런데 처숙 뭔지 뭔지 하는 사람이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서 나의 생활도 개망태기로 전락. 처숙모는 환갑이 다 된 나이 지긋한 안노인. 중국에서 이미 정년퇴직하고 집에서 한가하게 놀고 있었음. 그런데 자식들 대학 공부시키고 장가보내고 시집 보내자니 손에 돈이 없어 속이 바질바질 탔음. 그래서 친지 방문인지 위장 결혼인지 뭔지 해서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1.04.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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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울바자 외길로 지나간발자국 몇 천 만일까바람은 몇 만 줄기일까칠십 년 세월 낙엽 내리고눈이 오고 바람 불고지금은 소소리 솟은나무의 숲과 그늘 뿐이네.아니지 세상 한 절반살아온 사람들 침묵의 언어그리고 그제처럼 우짖는청맑은 새소리 타고평화롭게 흰 구름 놀고있지-「숲길」 전문 겨울숲에 난 작은 외길, 그 양옆에 나무가 빼곡히 서있는 것이 마치 그 옛날 고향집에 세웠던 ‘울바자’ 같다. 그래서 시인은 그 숲길에서 고향집 울바자 옆으로 뻗어 나간 고향길을 연상하며 우리 민족과 가족이 걸어온 역사를 돌이켜본다. 몇 천만의 ‘발자국’, 몇
특별기획
엄정자 기자
2021.04.0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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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도김영건 바다를 파내고 길을 낸 사람그는 사랑을 아는 사람노란 육도로 너는 맨발로 오라갯벌에 가오리 보거든먹이를 뿌려주라지친 사랑이 날개가 젖어 운다달팽이가 바다를 나오고 있다잠간 왔다 가는 삶에사랑은 육도두 개의 바다가양쪽에서 마주보고 있다바다를 다 마시고오는 사람그는 사랑을 완성한 사람이다 「육도」는 오륙도를 쓴 시인데 오륙도 하면 조용필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떠오른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목메어 불러 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
특별기획
엄정자 기자
2021.04.0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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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반포 봉곡리 야생화농장)(야생화농장 넉 줄 시의 저자 육근철 시인님)□ 자연음악의 ‘희망’조용한 은빛의 새벽빛에별의 그림자가 흔들린다넘쳐오는 노래를 안고멀리 흘러가는 바람이여산들바람이 부는 하늘을 넘어하늘 구석구석 어디까지든지흘러넘치는 빛을 받아서아득한 그대에게아득한 그대에게일곱 색깔로 빛나는 비는가만히 부드럽게 모두를 적신다그 화려함을 숨기고멀리 흘러가는 바람이여산들바람이 부는 하늘을 넘어하늘 구석구석 어디까지든지흘러넘치는 빛을 받아서아득한 그대에게아득한 그대에게조용히 빛은 채워져흔들리는 은빛의 원을 그린다그리고 가는
특별기획
김우영 작가
2021.04.0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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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홍경석 작가’의 네 번째 저서『초경서반』 )- 대전 ‘홍 키호테(Hong quixote)’ ‘홍경석 작가’의 1만 권 독서왕 - 대전에서 활동하는 ‘홍 키호테(Hong quixote)’ ‘홍경석 작가’의 네 번째 저서『(초경서반 / 초등학교 출신경비원 아빠와 서울대학교 출신 딸의 斑欄)初警京斑(도서출판 넥슨미디어 刊 구입문의 070-7868-8799, 300쪽, 값 18,000원)』서점가 찻잔속 인기몰이로 베셀(Bessel)의 경지로 향하고 있다. 어제는 대전 중구 선화동에 자리한 계룡문고를 방문 홍 작가’의 네 번째 저
특별기획
김우영 작가
2021.04.0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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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석 시인(아호 維一, 필명 그루)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대전중부지회장(충남 공주 반포면 봉곡리 야생화농장 나들이) 퍼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와 대전중구문인협회 회원님들을 한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어서 빨리 코로나현상이 완화되길 빌고 있던 터에 주말에 충남 공주 반포면 봉곡리 야생화농장을 다녀왔다. 평소 존경하는 청곡(靑谷)심은석 시인님과 문학박사 나은 김우영 작가님의초대로 대전에서 태어나 ‘시와 정신’으로 등단한 육근철 시인님과 공주의 친절왕 휴머니즘 이동구 작가님이 같이한 ‘와이닝 앤드 다이닝(Winin
특별기획
김우영 작가
2021.04.0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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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27회 탐라문화상 문화예술부문 영예의 수상하는 제주도 고훈식 시인)(제주도 고훈식 시인의 시낭송이론집『시낭송은 언어의 탱고』이 출간되어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국보문학에서 출간된 시낭송 이론집『시낭송은 언어의 탱고』북 콘서트는 제주와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등 전국에서 인기리에 북콘서트를 마쳐 전국 서점가에서 찻잔속 작은 바람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답답한 가운데 춘사월호시절(春四月好時節)푸르런 파도소리가 갯내음을 타고 청량한 소식이 최남단 제주도로 부터 날아들
특별기획
김우영 작가
2021.04.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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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 금강가 심우정의 김용현 시조시인)- 충북 옥천군 청성면 합금로 금강변 김용현 시조시인의 심우정(尋牛亭) -□ 마중물 시넓은 벌 비단가람산 돌아 여울목백학들 나무 앉고 날고 또 선정 들어심우정선경에 젖어젓대로 청성곡을… - 낭사 김용현 시인의 시 ‘선경에서’ 全文 1.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아름다운 옥천(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에 자리한 한반도 지형 '둔주봉') 산하 풍경 너울대는 흰 구름 따라 가파른 산세를 넘자 냇가에 맑은 물이 줄줄줄…너른 들판의 푸르른 주단이 잡힌다. 충남 금산에
특별기획
김우영 작가
2021.03.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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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작은 중국 가정에서는 일종 소일거리 놀음으로 취급되고 있는 모양이다. 휴일이거나 저녁이면 이웃들끼리, 또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마작을 논다고 한다. 물론, 그저 노는 법은 없다. 본인 사정에 따라 짝을 찾아 돈을 조금씩 걸고 놀기도 하고 많이 걸기도 한다. 보편화가 된 놀음이기에 정부도 마작 노는 것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정말 도박성적인 놀음일 때는 법적인 문제가 생길 것은 분명하다.중국동포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중국의 마작문화도 함께 갖고 들어왔다. 중국동포집거지인 대림, 가리봉, 안산 등 지역에는 ‘마작방’이란
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1.03.2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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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1.03.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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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동북아신문
2021.03.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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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공화국 너는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에 의해온실 속의 화초로 자란 꽃들처럼화려한 시선을 받지는 못하지만추운 겨울 이겨내고 강아지가 오줌 싸고 지나간 담벼락 구석이나한 뼘 흙이 있는 보도블록 틈과배수구 기둥 옆에서 싹을 틔우고꽃을 피운 민들레여기가 민들레 공화국이다.노란 얼굴로 행복한 웃음 짓는민초들의 땅이다.하얀 씨앗이 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갈 그날까지꿋꿋이 지켜낼봄날 민들레 공화국이다.행복이른 아침새들이 행복하게 짹짹거리는 것은언제든 쪼아 먹을 수 있는달콤한 과일이 있기 때문처마 끝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부담 없이 들을 수
특별기획
정성수
2021.03.2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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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 화황도빛깔 고운기품있는 꽃 어사화마음속 한 귀퉁이에꽁꽁 숨겨 놓았던설레는 기다림애달픈 속마음그리웠던 님에게사랑했던 님에게고운자태 보이려고열정의 가슴 풀어 헤쳤구나샘난 아침이슬사알짝 내려와 입 맞추니천상의 멋진 여인이라곱디고운 꽃님 되었구나고매한 자태 은은한 향기구중궁궐에 뿌리내려여린님들 등불되고웃음주는 천사되어라오매불망 님그리다한이 서린 양반꽃일편단심 곧은 마음천추에 빛이되리 달맞이 꽃겨우내 봄을 다듬어노오란 미소로 안겨왔다.노란옷 갈아입고 달님과 놀다왔니별님과 숨바꼭질 하다왔니아침에 눈을 뜨니 방긋 웃고 향기뿌린다.아침이슬
특별기획
정성수
2021.03.24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