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알간 탱고화 신고(연변문학 발표 2018.03호)드디어 화려한 단풍의 계절이 다가온다하아얀 운동화 벗어 추억 속에 간직하고빠알간 탱고화로 바꾸어 신는 여인언제부터였을까흰 서리꽃 머리 위에 내리던 그날이었던가아님 찐분홍 저녁 노을 발끝에 떨어지던 그날이었던가하아얀 운동화에 세월의 물이 들기 시작하였고봄과 여름을 뒤로 하고 이제 곧 단풍의 계절을 맞는 여인은빠알간 탱고화로 바꾸어 신는다장미꽃 한 송이 입에 물고정열의 탱고를 흔들면서가을의 무대를 화려하게 빛낼 준비를 한다 저 세상 (흑룡강신문 발표2016.12.09) 얇은 코숨 하나를
문화
동북아신문
2021.04.22 15:25
-
그리움상사가 달이 되여심상에 떠오를 때그리움은 눈먼 파수군이 되여아픈 가슴에 총질한다잔잔한 호수같은 마음이바람에 깬 파도처럼 술렁이면찢겼던 마음 조각들이껍질을 한 올 한 올 벗어버리고맑은 씨앗으로 똘랑 떨어진다 그리움가슴에 우물을 팠습니다 그림움을 낚으려고 낚시를 담그어 놓고 눈물만 한웅큼 쏟아 놓았습니다 눈물로 찰랑이는 우물을 바라보며 정말 오랜 시간을 당신 없는 이 세상에서 탈없이 살아왔다는 생각으로 가슴은 비수에 찔려 피가 돋고 파 놓은 우물엔 맑은 눈물만 가득합니다 해 뜨는 아침이면 눈물로 가득 찬 그 웅덩이를 들여다봅니다
문화
동북아신문
2021.04.22 15:18
-
헌강왕의 눈에만 보이는 상심무 신라 49대 헌강왕때왕의 행차만 있으면종종 신기한 일이 있었다 왕이포석정에 거동하였더니남산신이 나타나어전에서 춤을 추었으나옆의 신하들에게는 보이지 않았고오직 왕의 눈에만 보였다 그래서 왕이 몸소신이 추는 춤을 추어그 원형을 보여주었는데신의 이름이 상심(祥审)이라 하여그 춤을어무상심(御舞祥审)이라 하여세속에 전해졌고춤의 형상을 조각하여후세에 전하였기에춤이름을또 상심무(象审舞)라 하였다 왕이 또금강령에 행차하였을 때북악신(北岳神)이 춤을 바쳤으니그 춤을옥도금(玉刀钤)이라 하였다 왕이 또동례전에서 연회를 하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1.04.20 11:19
-
중매를 하는 두마리 개 신라 22대 지철로왕(智哲老王)은경진년(500)에 즉위하였으나오래동안 왕후를맞이하지 못하였다왕은음경의 길이가한자 다섯치라마땅한 배필을찾기 어려웠다왕은사신을 삼도로 보내여합당한 사람을찾으라고 하였다하루는 사신이모량군 동로수 아래에 이르니개 두마리가북만한 똥덩어리량끝을 다투어먹고 있는 것을 보고신기하게 여겨동네사람들에게 물으니한 소녀가 알려주었다“이 마을 상공의 딸이빨래하다가숲속에 숨어 눈 것입니다”그 상공의 집을 찾으니처녀의 키가7자 5치나 되였다사신이 왕에게 아뢰였더니왕이 기뻐하며곧 수레를 보내여그녀를 맞아들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1.04.13 21:04
-
9)서동과 선화공주 백제 30대 무왕(武王)이름은 장(璋)이다장의 어머니가젊어서 홀로 되여부여 궁남지란 못가에집을 짓고 살았는데그 못의 룡과 통하여장을 낳았다그들 모자는생계가 어려워나어린 장이항상 마를 캐다가 팔아생업을 삼았으므로그를 서동(薯童)이라 불렀다서동은재주가 뛰여났고도량이 넓었다그는 신라 진평왕의셋째 공주 선화(善花)가아름답다는 말을 듣고머리를 깎고신라의 서울로 올라가동네아이들에게마를 나누어주어 사귀면서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였다동요가 장안에 퍼져궁중까지 알려지니백관들이 간하여공주를 먼 곳에귀양 보내게 하였다공주가 떠날 때왕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1.03.25 14:31
-
4)진한땅에 나타난 혁거세와 알영 진한땅에는 예로부터여섯 마을이 있었는데여섯 마을의 촌장은여섯 성씨의 조상이였지만오래동안 임금이 없었다 전한(前汉) 지절(地节) 원년(BC 69)임자 3월 초하루여섯 마을의 조상들이제 자제들을 거느리고모두 알천 언덕에 모여임금을 찾아나라를 세우고도읍을 정할대사를 론의할 때였다 양산 아래 나정 옆에서번개기운이 땅에 닿고백마가 무릎 꿇고 절을 하였다 사람들이 급히그곳을 찾으니자주알 하나가 있었다말은 사람을 보고길게 울며 하늘로 날아갔다그 알을 깨여동자를 얻으니모습이 단정하고 아름다웠다모두들 놀라고 기이하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1.03.10 14:59
-
오늘도 걷습니다유람길에 오른 걸음이 아닙니다영광의 꽃다발을 향한 걸음도 아닙니다의무와 책임으로 걷는 잔걸음입니다쉬임 없는 잔걸음입니다휴일에는 팽이처럼 도는 걸음입니다명절이 되면 다람쥐 쳇바퀴를 도는 걸음입니다하늘의 뭇별처럼 찍혀지는 잔걸음입니다기나긴 걸음입니다그 걸음은 가정을 떠멘 걸음입니다그 걸음은 안녕을 지키는 걸음입니다그 걸음은 인생을 엮어가는 걸음입니다고달픈 인생걸음입니다그 걸음에 만족이 들어있습니다그 걸음에 미소가 어려있습니다그 걸음에 충성과 영광이 숨어있습니다그 잔걸음에 머리가 숙여집니다아, 바로 그 평범한 잔걸음이이 세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21.03.08 08:59
-
본지는 이번 호부터 중국 저명시인 남영전 시인의 '삼국유사는 조상들의 토템이야기'를 연재한다. 중국문단에서 남영전의 토템시는 시인, 시평가(诗评家), 전문가, 학자들의 광범한 주목과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그의 토템시는 남영전 나름의 감오와 깨우침으로, 시로 그 토템의 정신세계를 파고 있다. 인류와 자연,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시로 이야기 하고 있다. -편집자- 머리말 이 글의 제목을 달아놓고나 자신도 스스로놀라움과 기쁨을 금치 못한다.지난 세기 80년대중엽새로운 시 창작을 고민할 때존재주의 철학대가 싸르트르가임종 한 달을 앞두고자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1.03.02 16:40
-
리용 동지가 2021년 1월 20일 9시 19분에 타계했다. 오호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가. 그대와 손잡고 신명나게 일하던 지난날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내 눈앞으로 지나가네그려. 그대는 이 세상에 드문 인격자요, 훌륭한 지도자였지. 그대는 진심으로 이 불민한 사람의 일을 도와주었고 나 또한 그대의 고매한 인격에 홀딱 반해 버렸다네. 아, 우리는 생사를 같이 한 동지이자 친구, 시 한수로 그대의 명복을 빌 수 밖에 없구나! 평생의 취미는 낚시라고 하지마는귀가할 때 放生하니 그 마음 알겠노라강태공을 본받아 깨달음을 얻었는가无名
동포문단
김경애 기자
2021.02.24 22:06
-
창공에 우뚝 솟은 백두산 정상을耄耋 之年 그 년세에 평지 밟듯 등반했네콧노래 부르시던 17년 전 김회장님 호랑이의 기상인가 장백산의 不老松 聖水에 발 담그고 하늘을 우러러 백의겨레 영원하라 두 손 모아 기원할 제 단군 성조 굽어보고 성현들이 미소 짓네 금수강산 삼천리에 무지개가 비꼈어라남대문의 기적을 피땀으로 일궈내고민족의 넋을 기려 만세공원 세웠을 제진달래 붉게 핀 척야산의 하늘가에 여덟 열사 웨침소리 천지를 진감했네 나라 잃은 설음 안고 일제와 싸워 이긴 선열들의 넋이 깃든 민족대학 아니더냐역사를 잊은 민족 미래가 있을소냐궁궐같
동포문단
김경애 기자
2021.02.24 22:02
-
신현산 시인은 최근 몇 년래 시조 창작 분야에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창작을 해오면서 부단히 그 세계를 확장해오고 있다. 특히 재한동포문인협회에서는 시조창작의 선구자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올해 3월 쯤에 '도서출판 바닷바람'(발행인 이동렬)에 의뢰하여 약 130여 수의 시조가 수록된 '신현산의 诗골풍경' '성에꽃'을 출간할 예정이다. 책머리에 그는 "시조는 유일무이한 우리 민족문학의 정신적 자산이며 우리 민족 시가의 꽃이다. 시조는 함축이 생명이요 율동이 그 멋이라면 철리는 바탕이요 즉흥은 그 에너지라 하겠다. 문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2.14 15:57
-
폭죽소리 요란하다 연길판이 떠나간다기관총을 쏘는가 콩 볶듯 하는구나 우리 집 앞에는 화광이 충천한데쿵쿵쿵 어디선가 미사일을 쏘는구나 왕씨를 비웃더니 김령감도 나섰구나벽사라 하였으니 코로나를 내쳐야지 손주놈들 데리고 서너 타래 터치니수백원 술값이 허공으로 날아가네 두어라빈대가 죽으면 절이 타도 좋거니 -21.2.11, 폭죽소리에 놀라 코로나가 도망치기를 바라며
문화·문학
엄정자 기자
2021.02.14 15:36
-
정월静月 아무리 황홀한 달님도결국은 평범한돌덩이에 지나지 않는데 흘러간 나날과 수많은 추억들멀리서 되새겨 보니그처럼 아름답기만 하구나 그늘속에서 커가는 나무 어두운 그늘에서남 몰래 자라는 나그러한 나무 한그루 훌륭한 재목이 될까아니면 怪樹로 변해 버릴까나도 모를 나무 한그루 눈에 띄지 않는그늘진 모퉁이에서조용히 자라고 있다 햇빛 밝은 양지에 나서면뿌리채 뽑혀 버릴까아니면 더 건실히 성장할까 그늘속에서 천천히 커가는한그루 나무
동포문단
엄정자 기자
2021.02.14 15:33
-
구정,고향집에서 한밤중 머리가 뜨끈하다눈을 번쩍 뜨고 보니뇌혈전(脑血栓) 아버지가 내 머리에 오줌을 싼다숨을 죽이고 누어 있다끊어졌다 이어졌다비릿비릿한 액체가 귀에서 목으로머리에서 얼굴로입으로 코로눈물처럼 주르르 흐른다볼 일 다 보시고 돌아 누어 후우후우 조용히 부엌으로 기어나왔다동생이 뜨끈한 물을 부어주며 하는 소리아버지가 노망이 아니에요형님의 머리가 요강과 똑 같게 생겼어요구정이 다가오면 아버지가 그리워 난다아버지의 요강이 되어 드리고 싶다2021/02/07 아버지의 비밀 고향집 앞산 중턱에옛날 아버지가 일구었다는 우리 집 콩밭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2.11 16:21
-
눈이 잠깐이네 현룡운1)눈이 내리네눈이 내려야 겨울이지눈이 내렸소 어쩌다 어쩌다 겨울 눈이 소복히 내렸소조용히 내리고 부끄러워 하네하늘 길 막혀 늦게 왔다고미안해서 마중없이 밤새 내렸네. 2)눈이 쌓이네함박꽃 같은 눈송이차분이 내리네소리없이 내리네소문 안내고 조용이 내리네.산에도 들에도길가에도 창가에도소리없이 내려 차분이 쌓이네.3)눈이 날려가네겨울 바람 불어치네곱게 쌓여 내린 눈을 질투하며윙윙 쌩쌩 불어치네.눈이 말없이 날려가며 손짓하네인젠 눈보라로 변신했다네바람에 날리는게 운명이라네정처없이 저멀리 날려가도 울질 않네.4)눈이 녹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1.01.31 22:52
-
새해 첫 날 맨발로 걷자빛이 빠른 속도로 다가와도봄은 아직 멀리 있다발바닥 오목한 곳에솟아 나는 힘은새해에 받는 첫 선물이다맨발은 알몸의 축소판이어서응애 울던 첫 울음 때도 맨발이었다걸어 갈 용기는 맨발에서 시작한다햇살이 참 좋다내 눈에는 벌써진달래가 망울지어 있다발에는 장알 하나가 꽃 하나로뽀드득 소리나게 즈려 밟고 있다봄이여 너도 맨발로 와라나랑 팔장 끼고 걸어 가자꽃도 길을 걸어야가을에 열매가 야무질 터걸음걸이에 햇살이 찰랑인다꽃은 언 강물속을 에돌면서신음하고 있다얼음을 헤치고 나오는 모대김맨발로 두 발 동동 굴리는 구나봄의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12.30 23:26
-
복합상징시는 대중적인 리얼리즘 계열의 시와는 구별되는, 환각의 흐름속에서 영혼의 새로운 질서를 찾아 상징의 조형물(造形物)을 조각해 내는, 새로운 유파의 산물로서 중국 연변에 거주하는 조선족 시인 김현순(金賢舜)에 의하여 창조되었으며 그 이론의 기초는 구조론과 상태론, 인식론, 진화론, 해체론에 두고 있다. 아방가르드 포스터 모더니즘의 후속 발전형태의 모식이기도 하다. 데이터/ 김현순 그래서는 안되는 줄 번연히 아시잖아요여자는 목 빼들고 볼륨 한 옥타브 낮추었다약간 벌린 옷섶에서 쉰내나는 기다림이두점 꽈리로 빨갛게 익어 있었다 끄긍
문화
강성봉 기자
2020.12.30 18:09
-
소 저녁이 오기 전에 제 가죽을 깔고 하늘을 보는 소들은 많다트럭에 싣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들의 울음소리가 대로에 질펀하다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마저 감추고 방향도 모른 체 소들은 간다한 치 앞을 모르는 소는 되새김질에 여념이 없고 어떤 소는 큰 눈망울을 굴리며 먼 산을 본다. 저것들은 순종인지 굴종인지,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은 캄캄한 어둠 뿐. 잡혀가는 소들은 살과 뼈와 피를 바치러 가지만 억울하다는 말 한 마디 안 한다.한번도 자유를 누린 적이 없는 소들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그것도 모자라 우족탕이 되고 설렁탕이 되
문화
동북아신문
2020.12.29 10:59
-
성에꽃 어둠 속에 은빛나비가유리창에 내려앉아파르르 떨고 있다회오리 바람결에 한 올 한 올 흩날리는 헝클어진 머릿카락시린 가슴이 토해낸하얀 사연들혹한에 돋아난다추억의 터널을 지나삶의 궤적을 따라피어 오르는 잔물결텅빈 벌판에어렴풋이 보이는어머님의 휘어진 등허리당신의 따스한내음이 그리워다가가 입맞춤하니어느새녹아 내리는 차가운 눈물지금도 가슴에서 피고 있는얼음꽃 당신이여심사평 대상 시 김재연 이 작품 중에서 김재연의 시 은 흔치 않은 수작이다. 특정 지역의 응모작이라는 한계를 떠나서 보는 결과가 그렇다. 한국 시단은 기
문화
동북아신문
2020.12.29 10:46
-
꽃의 수난사 ㄹ며칠 전 창문밖에 동백꽃 피었는데해 뜰 땐 고개 꺾고 말없이 떨고 있다천 넘는 불안한 숫자기절해서 놀랐나 격리 문 앞에 폼을 잡던 멋쟁이 신사모델어느 새 구석으로 외롭게 모셔 갔다걸어 둔 자물쇠의 입홀로 지킨 3단계 지하철에서 푹 꺼진 관자놀이 풀죽은 낯빛이라어깨로 받쳐 주면 지친 몸 참아낼까손잡이 붙들고 조심흔들리는 퇴근길 등산 둘레길 걸어보면나무도 거리두기구름도 날새들도갈 길이 따로 인듯말없이뜸해진 간격눈인사는 따뜻해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12.23 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