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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竹島)* 아리랑 댓잎으로 적어 놓은 편지 한 장 받았다 오래된 이야기들이 가득한 대섬스스로 키운 집 한 채 떠메고 가는 민달팽이처럼364 계단을 오르며빼곡히 적혀 있은 댓잎의 사연을 읽는다바람이 덩달아 뭐라 중얼거리고파도는 한참 따라 오며 읽는 중이다깍새 몇 마리도 은근슬쩍 따라붙어 곁눈질이다 바다도 하늘도 빈 듯, 가득 찬이 충만한 포만감참 즐거운 아리랑이다 댓잎의 향기와사람의 냄새가 잘 어우러진 한 계단 한 계단 오르자바람들이 깜짝 놀라 몸을 피한다어딘가에 꼭꼭 숨어있을 만파식적이라도 찾아 불어 볼까 파도가 얌전한 날바다에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6.2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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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결코 평론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말해두고자 한다. 해암 시를 읽고 내 머리 속에 떠오른 상념들은 단지 그 시들의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것들이나 어느 경계 지점에 위치해있는 것과 연결되는 것일 뿐이다. 마치 분할선과 도주선들이 교차하여 그물망을 형성하듯이 분할선을 따라 새로운 단절을 만들어내고 도주선을 따라 새로운 연결 접속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백지 위를 부유하는 기표들은 생성과 파괴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미끄러질 뿐이다.해암의 시를 읽다보면 그의 시들에서 삶에 찌든 현대인들, 고향에 대한 그리움, 환경 파
문화·문학
이동렬 기자
2020.06.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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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을 사랑한다 바람만 살짝 불어도 가슴터지게 외로운 계절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벌거 벗은 나무들이 부끄럼 없이 뒹굴 수 있는 겨울의 왕국이 나를 흔든다 그 어떤 수식어도 없는 냉정한문법으로가슴 찡 하게 열어주는 거지같은 당신을 끝내 사랑하기로 했다 2019.11.6 아버지의 십팔번 마른 손벽 사이로 노들강변*이 터져 나온다 함경북도 나진에서 피고흑룡강 탕원에 휘휘 늘어져처녀들의 가슴 훔치고 엄마의 마음 흔들었던거친 세월의 가락들이 술잔에 떨리며 차 오르고목울대를 두드리며 울며 넘어간다 무정세월은 리듬과 가사만 남기고고향을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5.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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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동포문인협회 회가김정권 형제여 동포여 안녕들 하신가우리는 한민족 단군의 후예여기서 살면 어떻고저기서 살면 어떻랴바람 불어 좋은 날 그대와 나희망의 숨결을 이으며우리의 문화를 이으며세월의 한곳개 넘어들 가보세힌옷의 겨례여 평안들 하신가우리는 한겨레 단군의 후예강변에 살면 어떻고해변에 살면 어떻랴꽃이 피여 좋은 날 그대와 나열망의 맥박을 이으며문화의 불꽃을 태우며인생의 한고개 넘어들 가보세 재한동포문인협회 회가주룡 백두의 정기를 안고 우리는 살아왔습니다한라산의 기상을 품고 우리는 달려왔습니다살아온 이야기, 말하는 사투리는서로서로 달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5.2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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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그리운 그 마을 세상이 하도 너른데사느라면 어디도 고향이라는데마냥 그리운 그 마을 다같은 산다같은 물다같은 흙 그래도그 산이 정답습니다그 강이 잔잔합니다그 흙이 부드럽습니다. 그립던 그 마을로꿈에한번 갔습니다 오붓한 초가집귀익은 발자취낙루하면서달려나오시는 어머님 얼마나 그리웠던가얼마나 보고팠던가 눈익은 강가에 나가야들한 버들피리부니제 동년의 소리였습니다해맑은 강물에 세수하니제 동안이 보였습니다보드러운 모래홁 만지니제 동심이 다가왔습니다 허나한참 꿈 깨니그 마을은 멀리멀리도 사라졌습니다 이제야 찾아봐도부모님은 저 세상으로 가셨습
문화·문학
엄정자 기자
2020.05.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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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동포문인협회 회가 새 역사를 쓰자 서영근 작사 너와 나 태어난 고향은 달라도타국에서 만나니 형제나 다름없네타향도 정이 들어 두 번 째 고향이라처음 봐도 친구 같고 두 번 보니 형제같다네후렴우리 함께 손에 손잡고 새 삶을 노래하자붓을 날려 재한동포 새 역사를 써내려가자성씨가 다르고 생김새 달라도뿌리는 하나라네 우리는 동포라네새 삶의 터전에서 힘을 합쳐 살아보자씨뿌리고 거두면서 좋은 세상 만들어보자 서영근(徐永根) : 书法博士,文学博士. 延边文字艺术协会会长.明东文化艺术院院长, 延边歌词学会会员.주소: 中国吉林省延吉市新兴街120号,4单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5.1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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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寒이 다가오니 다람쥐 낙엽모은다오죽이나 춥겠느냐 굴속의 너희들도조그만 참으려무나 立春이 머지않다.해설: 2010년 연말에 보스턴의 집 근처의 얼어붙은 호수가에서 다람쥐가 가랑잎 물고 굴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지은 시조이다. 다람쥐도 겨울나기가 힘들겠다 생각하면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읇었다. 머리에 하얀모자 근사하게 눌러쓰고몸에는 알롱달롱 꽃옷을 걸쳤구나산하나 겨울과 가을 사이좋게 어울린다.해설: 일본의 니가타에서 늦가을에 산에 가면 정상에는 눈, 중턱에는 단풍이 지는 풍경이 보이는데 이를 보고 지은 하이쿠를 시조를 옮
동포문단
엄정자 기자
2020.05.1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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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동포문인협회 회가천숙 푸른 꿈 안고 헤쳐온 우리재한동포문인협회걸어 온 길에아픔도 있고상처도 있지만문학이란 꽃을 피우고삶의 여백에 그림도 그린다네소설이라는 드라마를 만들고수필이라는 인생관을 담고시라는 삶의 노래를 만든다네목마른 영혼을 달래주고지친 마음에충전을 해주며남은 인생의 길에도아름다운 흔적을남기리라 재한동포 문인협회 회가오기수(상록수) 여기는 재한동포 문인협회문화의 꽃을 피우는 사랑의 쉼터봄볕이 따사로운 고국땅에서한민족 문화의 꽃 피워갑니다아-우리들은 한 뿌리 한 줄기모이자 노래하자자랑찬 문우님들아여기는 재한동포문인협회문학을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5.0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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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 문정희文貞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후계자를 만들려고 애를 쓴다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5.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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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는 밤벚꽃 피어 하얀 밤눈물이 차가운 벚꽃나무 아래그대는 침묵으로 잠들어 버려요가늘게 이는 바람결에도경련하는 꽃잎끝내는 아무말도 하지 말고 뼛속까지 울어버려요꽃 진 자리 세월마저 져서 차오르는 슬픔슬픔이 하도나 짙어 다시는 꽃 피울 수도 없으니벚꽃은 피어 하얀 밤벚꽃이 쉬이 피어 잔인한 이 밤세월이 바랜 자리꽃 진 자리 우는 꽃잎의 가슴으로그대는 벚꽃나무 아래 다시는 깨지 말아요 제비꽃낮은 냇가 울타리안가는 목 나부끼는 꽃송이에당신은 마음을 멈춘 적이 있나요벚꽃 진 뜨락에 울금향 무더기로 피고 지고언덕이 산철쭉으로 타오르는데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0.04.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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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사랑한답시고 국민이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너희 심장을 국민앞에 바치기 전에는 너희가 국민을 사랑하지 않아도국민 스스로가 알아서 메돼지처럼 두더지처럼 땅을 파서 먹으면서라도 잘 살아갈 것이다사랑하는 아이들과 사랑하는 부모님과 사랑하는 형제들과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위하여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4.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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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도로스 순정마당쇠 마-마포의 허름한 주막에 앉아도-도수높은 배갈에 설음을 탄다로-로타리 어둠속으로 사라져간 그림자스-스치는 바람속엔 미련만 가랑잎처럼 날리는데순-순리대로 잔 비우고 이제 일어서야 하는가정-정만 남겨놓고 떠난 야속한 사람아 2)연분홍물감김미란 연-연초록 잎새에 말린 이슬같이분-분분히 뛰여내리는 깃털같이홍-홍도화 뒤뜰에 자지러지누나물-물빛 한자락 맑은 빛으로감-감미로운 샹송 춤사위로 3)일편단심 나의 사랑김미란 일-일월의 하얀 댕기 풀어내리면편-편린처럼 흩날리는 소망의 씨앗들단-단아한 뜰 함함히 적신다심-심방의 감
동포문단
김경애 기자
2020.04.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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随 想 晴天呈现出和睦的氛围阴天散发出抑郁的情境甚至天上的飞鸟甚至流浪的云朵甚至地面上的小草小虫和花朵河水微风岩石以及温度呆望着远方混沌与冥冥的间隙空前地显露出可疑的神态浩茫的宇宙间风驰电掣的星体拖拽出奇异的尾巴一个个陌生的灵魂驾驭各自的星球呼啸着穿越时空的隧道越过茫茫旷野每个星体的端首闪现驾轻就熟的驭手矫健的身影挥鞭赶路驱逐雾霾不知是什么季节也不知是什么地方虚幻与真实重叠着抑或是外星人的梦想反复某种界限的内部与外在无从遵循内心于云泥之间的隐秘处牵强所有放浪形骸白雪皑皑的稻田上一群形状各异的稻草人之间随风而来的信息传递奇闻拉满弓瞄了靶心的弓手已是箭在弦上不得不发放箭的瞬间分裂的箭簇穿过合谷与拇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4.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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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그리움, 그리고 술 주해봉가을비가 내린다추적추적 사연을 낙서하며그리움이 창을 두드린다추억의 늪에 돌을 던지며비에 젖은 나무가 옷깃을 여민다그리움에 목마른 가슴은 술을 원하고속살마저 흠뻑 젖은 채나무는 미소를 짓는다술 한 모금에잠자던 세포들이 그리움을 껴안고그리움을 잉태한 가을비는목마른 나무들을 비비며 보따리를 푼다풀어헤친 보따리 속에서불 지핀 가슴으로 그리움을 줏는 나그네비와 그리움, 그리고 술망각 속에 잠든 물방울 살짝 건드려푸른 바다 속에 미련없이 방생한다 커텐태양이 얼굴을 내밀었지만빛이 닿지 않는다강물이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0.04.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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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신가?험악한 이 세상 누구라도빠짐없이 镀金해야만살아남기 편리한 시대,시를 쓰시는가?굶어 죽어라 시인이여너는 매일 손짓 발짓해가며깊고 맑은 가을 하늘을우러러 아버지 어머니를목이 메여 부르다가도 거침없이저 별에 저주의 손가락질해대고 있지만황하를 건넌다고 자라가정말로 龙이 될까?양즈강 뒷 파도가앞 파도를뭍으로 밀고 오는 도리쯤은누구나 알고 있지만야생보리밭의 참새떼들이오늘도 네 노래영혼없이 따라 부르고 있거늘슬픈 시인이여굶어 죽어라 삼백년후에도넌 이름조차 없는 한구의 작고썪은 시체일뿐이려니饿死你 诗人许人 在这飘渺无常每个人都需要镀金的年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4.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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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무아미타불 김경애 나-나무에게 꽃 달아주며무-무사히 오거라, 봄이여아-아무리 바이러스가 살판치고미-미친 날개 단 악플이 무성해도타-타향의 언 마음을 녹이고불-불의를 덮으며 어서 오거라2)자전거 탄 풍경 김미란 자-자신만만히 핸들을 꽉 틀어잡았다전-전력으로 앞만 바라보며 페달을 밟는다 거-거친 숨결이 날선 바람을 벤다탄-탄성과 환희로 들끓는 생의 질주로풍-풍경은 아름다운 화폭으로 펼쳐지고경-경이로운 삶은 끝없는 향연으로 이어진다3)언제 통일은 올가 최수옥 언-언어가 바람을 뚫고 가슴속에 닿아 제-제비 봄을 물고 오듯 연두빛 시를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0.04.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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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수필도 써봤다아버지 수필도 써봤다온라인으로 빠르게 며칠만에 발표도 해봤다수필로 써서추억을 남겨가족들 채팅방에 올려서추억과 슬픔 못다한 효도에 대한 아쉬움을 눈물로 달래면서가슴아프게 회초리로 쳐대듯나도 울고 가족도 울게도 해봤지만아직도 젤 먼저 쓴 엄마의 수필은 기다리고 있다집지와 신문에 글로 활자로 찍어서나의 가슴을 채찍질하고 싶다그래서라도 찢어지는 아픔을 달래고 싶다思母는 주제가 너무 많이 써왔던거라 채용하기 어렵다는 이쁜 편집아가씨의 미리 알림도 있었지만 나만의 작품집이라도 만들어 써넣고 싶다 엄마를 쓴글은 많다 누구나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4.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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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昇降場) 김현순 고구마 굽는 냄새가박제 된 굴절의 벽을 넘는다휘파람소리에 흠칫 이슬이 깨어나고어둠 먹고 키 크는 햇살의 모듈, 그 속에안개의 입덧 목 메어 있다감아버린 판들거림이행주 들고 기억 닦는 쇼시작이 마무리를 거꾸로 입는다 고요의 사색 남송화 한떨기 정적아름다운 풀내음 입에 물고 피어난다 실실이 내리드리운 바람어둠의 지휘봉 들고 서막 열면 얼싸 부등켜안은 넋의 소리들 서리 엉킨 이마에 알몸으로 발돋음 한다 깊이 재는 기다림의 삿대 검은 장막 노 저을제 싱거운 개똥벌레, 에메랄드 사랑 낳으며 비틀대는 밤 부축해 일으킨다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0.04.0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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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묘지앞에서정두민 죽은 사람앞에서 슬픔은 여리다나도 죽어가고있다꿈꾼는 길에 날숨이 약동하는데도다시다시 태어나고 싶다세종대왕과 함께아직 다 사랑하지 못한 주변이훈민정음이 모자라다고 외치는 필요없는 아우성눈앞에 죽은 사람은그느드르르를 모르면타버리는 시체의 연기를 따라사라져도 별빛 어느 좌표에 안지라 한다고맙습니다, 세종대왕님당신은 저 세상에 간지 오래지만늘 나에게 손짓해주어 감사북망산에 갈 때그 비좁은 묘지라더라도당신곁에 있을 겁나다온갖 색상들이 제곱대로아름다운 옷을 입을 때세종대왕님, 머리숙임니다 당신묘지앞에서..... 계좌번호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0.04.0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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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당신 찬란한 햇살에 눈 뜨면나는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딩동하는 소리창을 열면 해맑은 웃음의당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먼데서라도 가까운데 있는듯안녕이란 두 글자에눈물이 날 것같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가요. 늘 먼저 다가오는 당신을 그리움의 언덕엔 늘 당신이 있습니다. 어쩜 나 당신을 닮을가요타인의 그리운 사람으로... 감사한 마음 즐거운 하루 내 삶의 행복의 지름길은 바로당신입니다. 감사합니다!2020.03.26 보물 (寶 物) 요즘따라 내가 많이 철이 든 것 같다. 사람이 귀해 보이고 나무가지의 움트는새싹 하나 봐도그렇게 신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0.04.02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