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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단풍 시린 밤 뒤척이며바람의 추행 견디다가여기 저기 멍든 자국들 마지막 남은 미련을가을 볕에 웃어주니명쾌한 표정이 곱구나 바람의 파편에말라버린 눈물피할수 없으면 즐기는 거다 노란 슬품과 빨간 정열이자매처럼 어우러진가을 시인의 가슴이여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10.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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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아버지는 가을꽃이었다마른 풀로구석진 곳에 살던 아버지논두렁이 집이라고다스러 진 삽 한자루로기둥을 세워시더니그 삽날로하여 온 들이 눈부시게꽃으로 번진 것이다 헛간의 용마루에 핀호박꽃이 곱다고웃으시던 아버지벼꽃도 탐스럽다고주먹구구하시던 아버지고추농사는 자식농사라며아들 다섯이나 더벅머리 만들어 놓고도고추꽃에 눈독드린 아버지흰 들국화로 뒤짐지고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10.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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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강물은 흐른다 어디서 발원했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알려고도 않으며덧없이 흘러만 간다흐르면서 고난의 역사뒤동산 진달래 얼굴에 씌워주고흐르면서 투쟁의 역사마을어구 열사비에 걸어두고흐르면서 조상들 쪽지게와 괭이 언제의 큰돌우에 얹혀놓고흐르면서 자기들 사랑과 청춘모래톱 조개껍찔속에 숨겨두고그래도 출렁출렁 코노래 부르며흙모래 몰고 간다, 우쭐우쭐개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10.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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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시계 가을햇살에 눈이 시던 날관음사 먼 종소리에귀를 적시고 녹 쓴 초침이 떨어져풍경 소리 내는허공에 걸린, 지나간 시간 사르고흑백마저 체념한 채무늬만 걸친, 시계를 버리다죽은 시간을자르다 외 출 차가운 바람달리는 차에 치어길바닥에 드러누웠다 짙어가는 산색 바라보다옆구리에 시집 한 권 끼고어슬렁 그림자 따라 나서다 굶주린 욕망이, 시집 헤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10.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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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역은 나를 비운 텅 빈 서랍에 주춤, 미련 한 가닥 남기고진열된 시간의 복도를 건너종착역에 서서방황하듯 눈을 맞는다 빈 공간에 자신을 방목하고 그 여운의 무게를 느끼며 꿈틀거리는 나의 전신(前身)아, 호수가 깃을 펼치는마음에서 풀어나자 푸른 향 요동치는 섬나라로 그리움 찾아 떠나자아직 젊은 그 땅에 자그마한 간판 하나 마련할까 2014년 1월어떤 만남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9.2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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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홍연숙] 가을이 드리워지고 1푸른 생각을 숙살하여열매는 익어갑니다나무의 새치잎은 별이 되고꽃은 시들어서이야기를 남깁니다 2애비죽인 대여섯놈이 한상에 앉아애비를 그리고 애비를 읽는다한잔으로 그리고또 한잔으로 읽다가어차피 세상은 돌아야 한다며죽어야 산다고 한다 3산은 한발한발 다가가요추조의 형벌에 한 몸을 내어놓아요은색의 살침들을 꽂고 절정으로 달음질해요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9.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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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명상 5아픈 너의 병을 고쳐주는 약이 있다아픈 내 마음 고쳐주는 약이 있다하늘이 무심히쥐여뿌린 찬비에도저 보살같은 님들의 념원에주문이 귀를 열면방울방울 정성이 새록새록새 살로 돋아난다한컵의 물에팔만사천 생명이 있다한방울의 물에너와 나의인생이 있다중생은 나 같고보살은 너 같고대천세계에 오늘 하루 비는성수나게 내린다항상 맑고 그윽한 그 큰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9.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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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乡만리 외1수 눈 감으면 아득히꿈으로 펼쳐 지는 곳아직도 안 일어났냐?그 소리 귀전에 쟁ㅡ쟁 무너진 토담 밑꽈리꽃 하ㅡ얗게 웃고깨진 쪼각 주어 사금파리 놀던곱살한 분이가 미소를 짓네 풀벌래 울음소리 구성진 들녘길석양이 열심히 수를 놓는데깃발처럼 팔락ㅡ팔락 흰 옷자락ㅡ밥먹으러 가자정다운 그 소리 노래처럼 들리고 뒷간 지붕우에 박꽃이 한창벌들이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9.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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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반지 회색 우비를 입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반지가 비처럼 쏟아지면눈물과 웃음으로 얼룩진 얼굴들이손을 뻗어 반지를 영접한다 정수리에, 뺨에, 튀어나온 광대에반지가 내려 앉으면튀어 오르는 불꽃과 함께동그란 모양의 인장이 살갗을 태우며 새겨진다 두르지 않아도 될 황금 테두리를온몸 가득 새기고지지 않아도 될 책임을목에 칭칭 두르고 묵묵히 씨앗을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9.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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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가을비 화분에 무더기로 올라온 마농들이 바람에 뒤틀린다마농은 여직 꽃을 피우지 않았다여름이 저만치에 걸려 헐떡이다가갈증에 숨이 찢어지도록 잡더니 다듬지도 않은채 놓아준다추적추적 하염없이 써내려간다다 읽어보려는 듯이창문에 심은 눈동자는 얼룩으로 피여있다페튜니아가 목을 꺾어 추락하고채송화가 머리채를 흔들며 씨방들을 뽑는다뜬금없이 가을悲가 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8.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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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녹쓴 문 첩지 레미파 음표 뽑는 중고장난 관절은낡은 타악기 두드리는중파란 기차는 반짝이는 레루 신고11자 길게 쓰며 판문점으로 달려가는중 굴뚝1저기저 북산 굴뚝을 보라오늘도 빨간 몸 통채로 살라먹고하아얀 수엽만 날린다머리 검은 짐승들 뿌연 눈 뜨고꺼억 ㅡ꺼억ㅡ 노래부르고 있다바람, 새들 걸음 멈추고 노란 국화되어 내려온다 비방달콤이 잠든 심신에노크없이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8.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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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 여보게 親舊> 외2수 지난 세월(歲月) 돌아보니무상(無常)치 만은 않네 꽃은 다시 피고잎이 무성(茂盛)하구만 여보게 친구(親舊)아니 그런가 無常도無常하다 西天 누불이참 곱다 < 아버지의 눈물 > 아버지는丁酉年 五月에 돌아가셨다 古稀宴에나그네설움 부르시며눈시울이 붉더니 병상에선더는 참을 수 없었던 눈물 八十余星霜을그렇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8.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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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낙엽 한줄기의 비바람이 지나가니우수수 나뭇잎이 몸서리친다흑흑 흐느끼는 울음소리가슴이 뭉클하다나무 밑에서 신음하는초라한 낙엽들비바람에 떨고있는 작은 몸체들 두 눈이 아리도록 슬프다한 웅큼의 낙엽을 주어들고 높은 나무 바라보며 절규했다푸름의 기억을 떨쳐내지 못하고낙엽은 한무더기의 버려진 원고지이다연길 공항에서꽃과 나비처럼 만났던 님과 나어린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8.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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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산딸기새빨간 아픔을 가슴에 묻고새파란 고독을 잎에다 쌓으며화려한 것처럼싱싱한 것처럼그렇게 당신에게 보였습니다.그 아픔이 알알이 익고그 고독이 단풍으로 물들 때내 한생은 구름되어 흘렀답니다행여나 그리워 발길 옮길 때사나운 가시밭길밟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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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본지 기자
2018.07.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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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정작, 꽃은 더 많이 피우면서도화사한 계절은 봄에 먼저 내주고깨어 문 입술로 새벽을 뿜어푸른 들말의 아침을 식힌다 철물처럼 질질 늘어붙은 시간에허리를 잔뜩 묶여벌겋게 달아오른 육신을시련의 모루우에 뉘이여 한갓천둥의 단조질에 각질을 벗는다 오오, 악착같이 쏟아지는 저 광열! 저것은 심장에 맥박을 용접하는 빛, 재작년, 무심히 떠나버린가을새의 기다림을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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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본지 기자
2018.07.1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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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봄에 듣는 왈츠오늘 아침둥지 떠나 첫 비행에 나선아기 동박새의 첫 봄나들이신나는 세상 구경 볼 것도 많아천방지축인데인기척에 놀란 어미 새다급하게 보내는 신호위험해 위험해눈치 없는 아기 새괜찮아 괜찮아서툰 발음으로 수다 떠는아침 문안이 정겹다해마다 이맘때면덤으로 듣는 클레식 생음악동박새가 엮어내는 라이브 콘서트 시인의 해설시는 시인의 정신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7.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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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본지는 중국신문 한국어판 '차이나 위크'(잡지) 올해 5월호에 실린 '이달의 시 감상' 백성일 시인의 시 두 수를 싣는다. 많은 감상 바란다. 편집자 주 꽃이 좋아큰 애벌레 한 마리가느리게 느리게 걸어간다물도 식물도 없는 시멘트바닥끝없는 사막으로 걸어간다길 한 번 잘못 들어 죽음으로 느리게 느리게 종일 지옥으로미련한 믿음 하나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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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본지 기자
2018.06.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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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망울김규현 애여린 가지 끝에해볕을 싼 옥망울 탄생한다해 선자리 해나무황홀한 광경이다 별 천은 팔 벌려 안고달은 자리와 길 피한다날으는 나비 날개스쳐도톡톡 터진다 이 세상은 해천지백옥미 익고 쓰러져길섶이 되고머리없는 나에게머리 이어주는 해꽃 백년 또는 천년 한번나무를 빌려 피고핀다나의 발등에도 곱게피었으면 좋겠다한오리 불성애로 땅의 봄 지방 층층에 빈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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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본지 기자
2018.05.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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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봄 아스팔트 위로이른 봄이 걸어온다아가씨의 부푼 가슴처럼꽃향기 뿜으며 상큼하게 다가온다고향 초가집 처마밑 고드름따뜻한 봄바람 애무에 눈물 흘리고제비 노래 소리 귓가에 메아리쳐연둣빛 부푼 꿈이 내 마음 사로잡던 마음 속 그리운 풍경봄이 오면 버들피리 꺾어 불고 활짝 핀 사과배꽃 향기 풍기며내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고향의 봄. 어머니무술년 아침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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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본지 기자
2018.05.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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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편집바나나젊었을 땐떫은 맛으로 사납더니철이 들어속부터 익는구나혀끝에 감도는 맛하늘을 찌르는 쪼각달이구나 산수유 든든하고 거칠었던 몸이추위에 앙상해간다오돌오돌 떨며 지켜주는 사랑스러운 빨간 열매당당한 미소앞에서머리가 숙어드는 리유시간을 만지작거린다보슬보슬 눈꽃들이살며시 내려앉아사랑을 씹는다 엄마의 마음 시부모님 모시고자식 키우시느라엄마의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4.28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