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워를 하고 우리는 란간에 나가섰다. 구로구청과 가까운 언덕에 자리잡은 빌라타운이였다. 유진씨 친구가 부산에 내려갔기에 하루저녁 빌려든것, 핸드폰을 했더니 열쇠는 뙤창문 턱안에 넣어두었다고 알려주었다. 그녀가 귤쥬스를 잔에 부어서 건넸다. 미세히 감지되는 바람이 끈적거렸다. 어느덧 불야성을 이룬 도시가 시야를 가득 채워왔다. 가까운데에 큰길이 있어 오가는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모카( Yemen Mokha)생각이 간절해났다. 과일향 와인향 초콜렛향이 어울어져있고 구수한 슝늉을 마시고난것과 같은 뒤맛을 주는 커피의 향. 마냥 느낌부터 붙쫒는 자기가 바보같았다. 리지적이고 계산적이지 못했다. 마음이 끌리면 내처 어떤 한계까지 가보는 병신이기도 했다. 그러는것이 문인들의 가장 큰 약점일것이다. 유진씨한테는 모카의 향이 약간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무심히 드리워진 커튼 틈 사이로 상현달의 여린 빛이 서가 옆에 걸린 작은 사진틀을 훑고 지나가는 것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어둠이 겹겹이 쌓인 창가에 성경책이 한 권 펼쳐져 있고 책 위로 침엽수의 초록잎이 진한 송진 냄새를 머금고 놓여 있는 그 주위로 세 개의 빨간 초에서는 노란 불꽃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다. 붉은색 바탕의 카드 맨 위에는 God is a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내어 집 근처에 있는 넓은 들판길을 거닐며 산보를 하고 있었다. 저만치 한 젊은 아가씨가 꽃밭에서 이 꽃 저 꽃을 꺾으며 한 다발 꽃묶음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인도 없는데 마음대로 꽃을 꺾는 것일까? 그 동안 독일에는 도둑이 별로 없다는 인상을 갖고 살았었는데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밤도 아닌 환한 대낮에, 그것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비둘기 한 쌍이 우리 집 발코니에 와서 어정거렸다. 녀석들은 우리를 자꾸 살피는 것 같더니 이내 모퉁이에다 둥지를 쳤다. 쌓인 눈 위에다 작은 나뭇가지 몇 개를 물어다 엉성하게 얽어 놓았다. 새의 둥지라기에는 너무 얇았다. 옆집 사람이 보고는 둥지를 내던져 버리고 비둘기들이 오지 못하게 쫓아야 된다고 말했다. 아무 데나 똥을 싸고 깃털을 빠뜨릴 것이며, 사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대학에서 다섯 해쯤 시간 강사 노릇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당시에 시간 강사 노릇을 해서 생활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통과 의례. 그랬다. 그때 시간 강사는 대학에 자리를 잡는 통과 의례 정도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곰은 쑥과 마늘을 먹고 햇빛을 보지 않고 견뎠더니 드디어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다지 않는가. 칙칙한 고치의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담당의사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내일 퇴원을 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은 스잔느 자신이었다. 제 몸을 추스르기에도 벅찬 중환자가 아무도 기다려 주는 이 없는 텅빈 집에 돌아가겠다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의 갑작스런 퇴원 결정은 근무시간 내내 짜뿌드드한 독일의 겨울 날씨 마냥 나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다. 오늘만이라도,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녀 곁에 있어 주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우리 집 뒤뜰에는 사과나무 두 그루가 마치 우리 가족의 이민사를 말해주듯 커다란 나무가 되어 서있다. 그러니까 이십 년 전 내가 이 집을 사서 두 번째 이사를 하던 해로 기억된다. 때마침 봄철이라 사과나무 묘목 두 그루를 사다가 심었는데 이것이 자라 많은 사과가 열리는 늠름한 모습이 된 것이다. 조석으로 창문을 통해 사과나무를 바라볼 때면 나의 이민의 세월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와아, 해방이다. 한 달 동안 완전하게 자유를 만끽하리라.지난 몇 년 동안 심심찮게 들려오던 맥킨리 산 등정계획이 가시화 되면서 속으로 쾌재를 부른 건 나였다. 물론 남편은 남편대로 평생 마음으로만 소망해오던 일이 실행단계에 이르렀으니 그 기쁜 마음이야 내 얄팍한 해방감에 비길 수가 없겠지만 말이다. 작년에 결성된 미주 산악연맹에서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
그래서 하늘 높이 나는 까마귀는 한밤중에 전선줄 위에서, 무리 싸움을 지켜보며 누가 더 쎈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두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누가 ‘소수’고 누가 ‘다수’인가부터 따집니다.- 부제목이 ‘소수와 다수의 이야기’ 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관찰하고 분석하고 했더니 어이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연변놈’도 ‘안쪽캄도 모두 소위 ‘조선
문화·문학
김석
2009.06.17 00:00
-
살 쪄가는 화려한 미녀군단과 생사를 넘나드는 여인들굶주림 견디다 못해 국경 넘었다가 신변의 안전을 위해 술집 작부로혹은 한족 사내들의 성노리개로 고단한 삶여섯빛깔 문화이야기 심양의 북한음식점에서 만난 여성종업원.(오른쪽은 함께 여행한 조성래 시인) 만주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북조선 사람들은 그들이 경영하는 식당의 종업원이다. 주로 유경, 금강, 모란과 같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4 00:00
-
외국 간 엄마가 생각나는 밤이면하늘을 바라본다날마다 바라보니 까아만 밤하늘에구멍이 쑝-쑝-고 작은 구멍으로우리 엄마 얼굴이반짝반짝 웃는다
문화·문학
림금철
2009.06.14 00:00
-
1안도현에 우리민족의 “학춤”,“아박춤”발굴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로 찾아간 날은 기자의 흥분과는 달리 비가 질척거렸다. 하지만 연길-안도 구간의 신건도로는 연길-안도의 시간거리를 한시간안에 압축시켜 안도가 연길권에 속했나 착각이 들었다. 하기에 주인공과 인차 만날수 있었다.오늘의 주인공은 안도현문화관 강덕수(55세)관장이다. 관장이라면 예술, 행정분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09.06.14 00:00
-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참으로 복잡하고 힘겨운 일이다. 또 기업경영에는 한번 성공이 영원한 성공일 수 없다. 다시말해 어젯날의 성공했던 기업이 오늘 또는 래일도 성공한다고 말할 수 없다. 기업의 존재가치는 다양한 면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그래도 리윤창출이라 하겠다. 따라서 생산을 통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기업이라 말할 수 없다.
문화·문학
심춘화
2009.06.11 00:00
-
▲ 재한연수향우회 이철구 회장 재한연수향우회는 2008년 12월 29일 서울 대림동에서 발족됐다. 이날 중국 흑룡강성 연수현에서 한국에 와 머물고 있는 재한 연수현 향우(鄕友)들은 한 자리에 모여 송구영신 겸 연수향우회 발족식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재한연수향우회는 이철구 회장의 주최 하에 회칙을 통과하였고 임원진 구성을 내왔다. 회장에는 이철구, 부회장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08 00:00
-
▲ 흑룡강조선족모임’(담당자 조자룡,좌3) 야유회 선발팀과 흑룡강신문 한국지사(지사장 유명식,좌4) 임원이 기념사진을 남기었다. 30대를 주축으로 하는 재한 ‘흑룡강조선족모임’은 6-7일, 1박2일간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의 녹음이 우거진 그린랜드 유원지에서 즐거운 야유회를 조직하였다.재한 흑룡강성 조선족동포를 위주로 2002년 11월 결성된 이 ‘모임’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08 00:00
-
한국은 잘 몰라도…지켜온 족보에 자부심 갖는 박보촌 사람들명-청 전쟁때 출병한 박영원의 후손들중국서 대대적 민족조사 사업 펼칠때도 족보를 증거로 조선족임을 내세워여섯빛깔 문화이야기 요녕성 본계 박가보의 박 씨들과 함께 한 필자(맨 왼쪽). 작은할아버지 가족들은 만주로 갔다. 아버지는 사촌이 없어 늘 외로워했다. 몇 년 전 내게 없었던 친 육촌이 찾아왔다.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09.05.27 00:00
-
나는 남수네 별장에 가지 못했다. 속이 불시에 메슥거려났다. 남수네 집에 돌아가 약을 먹고 아래목에 누웠는데 마침 낯모를 계집애가 복선화의 기별을 갖고왔었다. 그녀가 남겨놓은 짧은 편지였다. 글씨가 동글동글하고 비살처럼 비스틈히 누워있었다. ― 오빠, 미안해요. 약속 지킬수 없게 됐네요. 오늘아침 일어나니 갑자기 집에 돌아가고싶어지는것 있죠? 혹시, 오빠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5.27 00:00
-
이튿날아침, 나는 대들보가 무너지는 악몽을 꾸었다. 엄마가 지르는 고함소리에 놀라 후닥닥 깨여났다. 뭐라고 울부짖고있었다. 분별이 가지 않았다. 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뜯으며 고간쪽을 손가락질했다. 문득 불길한 생각에 나는 급히 거기로 뛰여갔다. 아아, 문을 떼기 바쁘게 나는 악연히 굳어지고말았다. 침대에 꽛꽛이 굳어진 시체가 눈에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09.05.27 00:00
-
복선녀, 난 너를 홀딱 벗기고싶다. 실 한오리 걸치지 않은 널 보고싶다. 우리만의 빈집이였다. 너네 엄만 친구들과 개고기추렴하러 갔다. 너만은 이상하게 개고기를 먹을줄 몰랐다. 비린내를 싫어했다. 네 몸의 섬뜩한 살갗이 너무 흰 까닭이요 자두같은 젖몽오리가 너무 큰 탓일것이다. 거기에 얼굴 파묻고 나는 씩씩거렸다. 내손이 네 아래속옷을 헤집었으나 넌 끄떡도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5.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