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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최근 연변의 중견작가 김혁 소설가는 여섯 번째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을 출간해서 연변문단과 중국문단, 그리고 한국문단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작품에 대해 조선족 문학계는 “조선족 문단뿐만 아니라 전반 중국의 당대문학에서도 주제영역을 승화시킨 중후한 작품이다”라고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 본지에서 선보이는 소설들은 김혁의 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4.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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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최근 연변의 중견작가 김혁 소설가는 여섯 번째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을 출간해서 연변문단과 중국문단, 그리고 한국문단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작품에 대해 조선족 문학계는 “조선족 문단뿐만 아니라 전반 중국의 당대문학에서도 주제영역을 승화시킨 중후한 작품이다”라고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 본지에서 선보이는 소설들은 김혁의 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4.0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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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리승국은 근년에 중국 룡정의 유명한 소설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산 작가인 그는 윤동주의 고향 룡정에서 꿈꾸며, 비상하며, 나름대로 소설이란 한 우물을 파고 있다. 더불어 한민족의 풍습과 문화를 꿋꿋이 지켜나가면서 조선 민족의 문학의 발전을 위해 혼신을 불태우고 있다... 제1편[중편소설] 마지막미쟁이(泥匠)리승국1. 어씨는 물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3.2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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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80후 동포의 글을 읽고, 그 재치를 더듬어 본다... 제1편 슬픈 거짓말 그를 처음 만났을 땐 대학 3학년의 어느 봄날 오후였다. 땅위에 내리드리운 나무그림자 사이로 해빛이 사이사이 비쳐들어오고,멀리서 아지랑이가 다가오는 아물아물 피어오르는 그런 화사한 봄날이었다. 내가 지극히 싫어하던 어떤 여교수의 수업을 펑크내고,캠퍼스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3.0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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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소설로 보는 한국문인의 정감세계... 단편소설 욕망의 혀 깊이 잠들어 있던 새벽녘이었다. 탁. 탁. 매우 둔탁한 소리였다. 집안 어딘가를 두들기는 것도 같았다. 탁. 탁. 가만히 귀를 열고 들어보니 지팡이로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였다. 이봐요. 문 좀 열어봐요. 신 씨였다. 신 씨는 뭣엔가 쫓기는 듯 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가미되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2.1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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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소설로 보는 동포문인의 정감세계... 제1편 단편소설 좌망, 빛이 기다리는 곳으로 조원 불타는 금요일 밤을 보내고 나면 토요일은 한가롭고 여유롭다. 또한 일요일 밤은 우울해지고 월요일 아침은 늘 난데없이 찾아오는 듯 하고. 샐러리맨은 아니지만, 요즘 나는 샐러리맨의 절박한 주일감각으로 살아가고 있다.알람이 울린 후 30분이나 지나서야 잠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2.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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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소설로 보는 동포문인의 정감세계... 제1편 탈 출 비몽사몽 잠결에도 김호성은 곁에서 구시렁거리는 마누라를 의식했다. 그만 화가 울컥 치밀었다. 물론 이른 새벽부터 마누라가 남편의 단잠을 깨워서가 아니다. 필시 십여 년을 함께한 마누라였으니 굳이 아침기상을 알리는 시간 종이 울리지 않아도 용케도 시간 때를 맞춰 일어나는 마누라다. 문제는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1.2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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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소설로 보는 동포문인의 정감세계... 제1편 2006, 그해 겨울 너무 추웠던 그해 겨울의 간이역… 진눈개비가 어지럽게 흩날린다.물먹은 스펀지 마냥 축 처져 있는 내 마음에 우수를 난무한다.한집의 가정부로 집에도 가지 못하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소진하고 있는 나는 주인집의 저녁 준비를 하려고 쌀바가지를 들고 있었다. 전화벨 소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1.2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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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소설로 보는 동포문인의 정감세계... 제1편꽃무릇 내가 11살 되던 해의 여름이었다. 33살의 엄마는 보라색 원피스에 까만 구두를 신고 핸드백 하나만 든 채 집을 떠났다. 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들고 다닌다는, 그 흔한 캐리어도 없이. 떠나기 전, 엄마는 나를 껴안고 ‘나중에 꼭 같이 살자’는 말을 남겼다. 부모자식인데 같이 사는 것이 당연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1.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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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소설로 보는 동포문인의 정감세계... 다시 빅 포레스트살춘각1 작년 8월 9일에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의 제작사 을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던 중국동포공동대책위는 지난 9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보기 좋게 패소했다. 리유는 간단했다. 원고들과 범행에 관여한 조선족 배역을 련관 지을만한 묘사가 없다, 그리고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1.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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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늦가을의 한낮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고 있었다. 언제 이처럼 계절이 바뀌었는지 송암리(松岩里)의 가을은 나를 더욱 슬프게 하였다. 저 멀리 망덕산(望德山)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고, 산 밑으로 펼쳐진 송암저수지 수면은 명경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황금물결로 출렁대던 저수지 아래 드넓은 들녘은 이 근래 가을걷이가 끝나 허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9.01.0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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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불 (木佛) 1.법당 지붕 위에 핀 풀꽃들이 늦여름 땡볕에 졸고 있다. 뜬구름도 잠깐 멈추고 내려다보는 법주사 법당 뜨락엔 가사자락들이 바쁘게 펄럭이고 있다.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움직이는 것 같지 않은 정적이다. 그 바쁜 동작이 산중의 고요와 고독을 더욱 깊이 가라앉히는 것 같다. 그것은 혼자 있는 고독보다 군중 속의 고독이 더 고독하다는 현장일까.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12.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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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1.1993년10월 중순.내가 일본에 온 이튿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오전 여덟시경.나는 시내 언덕에 자리잡은 학교로 찾아가는 큰길에서 우산을 들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넓은 차도에서는 거북이걸음으로 꾸물댈 것 같았던 차량들이 굴레벗은 말들처럼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었다.자동차바퀴와 사람들의 신발에 짓밟힌 더러운 흙탕물이 튕겨올 줄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9.0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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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한국으로 오면서 나에게 빡돌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누군가가 지어준 것인지 딱히 알 수 없지만 한국 사람들은 나를 빡돌이라 불렀고 나 또한 그 이름이 싫지 않았다. 미국 아버지에 독일 엄마, 그기에다 우수한 경주마의 혈통까지 이어받아 나의 배경은 실로 어마어마하다.아버지와 어머니의 첫 만남은 홍콩에서 이루어졌다.그때 어머니는 독일을 대표해서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5.3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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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뭐, 개 장례식에 참가하라고?” 친한 후배로부터 개의 장례식에 꼭 참석해 돌라는 전화를 받았다. 순간 매우 당황스러웠다. 철물점 사장인 후배가 펫팸족 젊은 여성의 반려견을 오토바이로 깔려 죽였단다.현관문에 들어섰을 때 황색 국화와 흰색 국화 꽃말이 잘 조화된 근조화환 하나가 다리를 벌리고 서 있다. 거실에는 4만 년 전부터 줄곧 사람들만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5.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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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가을의 싸늘한 바람이 김 씨 아줌마의 검은 얼굴을 스치며 희끗희끗한 산발머리를 마구 뒤흔든다. 그녀는 아들의 시험지를 보고 나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허무하고 암담한 기운이 온몸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아들! 한번이라도 꼴찌는 말고 마지막 두 번째는 할 수 없느냐?” 그녀는 애원하는 목소리로 아들에게 말하였다. 그녀는 아들과 그 옆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1.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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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이번엔 또 무슨 일로요.”말말 간에 나의 목소리는 저도 모르게 툭 불어 터지고 말았다. 그 소리가 컸던지 아들애가 내 쪽을 흘끔 바라보았다.아버지의 전화다. 아버지와의 전화를 이딴 식으로 받으면 안된다는 도리는 누구나 다 알지만 그럼에도 나는 언제 한번 아버지의 전화를 공손하게 받는 법이 없다. 이번 뿐이 아니다.십년 전 녀동생이 교통사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8.01.0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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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우동집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먼저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栗良平)의 《우동 한 그릇》에서 나오는 북해정 우동집과 동정심이 많고 배려심이 깊은 점장을 연상할 것이다.내가 일본에 유학하고 있을 때, 북해정 우동집과 반면대비를 이루는 한 우동집이 도꾜 시교의 U역에 있었는데, 귀국하여 오랜 세월 속에서 까맣게 잊고 지내왔던 그 우동집을 다시 떠올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7.12.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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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우리 집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 형님, 나 삼부자는 음양이 기울어진 긴긴 세월을 보냈다. 내가 귀국한 며칠 후 형님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와서 집식구들에게 인사를 시키겠다고 했다. 형님이 아버지께 여자 친구가 조선족 유학생이라고 먼저 얘기 하였다. 아버지께서 반대할 줄 알았는데 도리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며 앞으로는 중국이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7.12.2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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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늦가을 비가 구질구질 내리고 있었다. 작고 허줄한 트럭 한 대가 빗속에서의 덜커덩 소리를 마치고 칙-하며 멈추어 섰다. 기사인 듯싶은 한 남정이 운전석에서 쿵하고 내려서더니 차 우에 덮였던 비닐을 확 당겨 벗겼다. 조촐한 이삿짐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둘 짐을 내려놓는다. 내려지는 짐과 함께 그 속에 웅크리고 있던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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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본지 기자
2017.05.24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