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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두달후에 촌장선거가 끝났다. “세월이 둔갑하고있나? 나원 더러워서, 퉤퉤! 이제 호박골이 망해빠지는 꼴을 어찌 보나. 일찌감치 북망산에 가서 눈을 감아버리는것이 상책이지.” “모두들 제정신이 있소? 그 바보같이 엉뚱한 눔을, 아무것도 모르는 도깨비를 촌장시키다니? 나원 기가 딱 막혀서!” “아니 금년엔 서기와 촌장을 겸임시킨다더니 왜 비당원을 시킨다오?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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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박골은 예나제나 경치 하나만은 사람들의 눈뿌리를 뽑아줄 지경이다. 랑떠러지기 절벽이 얼음층처럼 줄무늬졌는가 하면 늬연한 비탈은 주단처럼 한쪽으로 비스듬히 펼쳐져있다. 봄이면 붉은 진달래꽃과 하얀 살구꽃이 울긋불긋하고 여름이면 싱싱한 곡식자람새가 파랗게 물들고 가을이면 누런 황금으로 주름잡힌다. 날카로운 해빛과 부드러운 달빛에 변색하며 희롱하는 카멜레온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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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역시나 말라버린 우물같이 내 기억속에 바싹바싹 밑바닥을 드러내고있는 그대로이다. 아빠트들도 들어서고 높다란 빌딩들도 들어서있지만 그런것들이야! 내가 그동안 살고있던 도시에서 너무 봐서 그런가? 도대체 심드렁한 이 심정은 뭔가. 타고 가시우다웬–걸?! 한족인줄 알았는데 조선말이다. 좀은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틀림이 없는 조선말이다.초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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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전생에 꽃이였을것이다. 세상은 참 알고도 모를것이여서 그것이 끝을 헤아릴수 없으리만치 아득하고 복잡한것 같다가도 종이우에 씌여진 글씨처럼 펼치면 한꺼번에 다 드러나는 듯 허무하고 맹랑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고양이였을 것이다. 그것은 분명 사람의 얼굴로 태여나긴 했는데 눈이며 입이며 하는 짓거리마저 신통히도 고양이를 닮아있다. 그리고 튀여나온 입이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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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과 같은 산더기의 저쪽에서 꼬장꼬장한 바람이 불어왔다. 난지는 그 바람을 마주하고 서서 살아가는 운명의 현장을 잊고 있었다. 여기는 필경은 사람이 살았던 적이 있던, 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던 마을이었다. 수년 전까지 만도 두 호인가 세 호인가가 마지막 농사를 하고 있었다. 지금은 인간의 체온들이 사늘하게 식어간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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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강 원줄기를 따라 현성과 120리나 상거해있는 벽동툰에도 작년부터 전화가 들어왔다. 우리아버지를 비롯한 동네청장년들이 하나둘 해외로무송출대오에 들어 마을을 떠나면서 촌장인 야림이 아버지가 현 전신국과 련락을 달아 주선한 덕분이였다. 마을사람들은 촌장이 이번만은 촌민들을 위해 쓸만한 일 한가지를 해놓았다고 칭찬을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전화가 없을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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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죽었다. 나와는 사촌간이고 우리 밀양박씨문중에서는 장손인 형님이 죽은것이다. 사촌간이라지만 어려서부터 한동네에서 친구같이 쭉 함께 자랐기에 정으로 치면 친형님 못지않은 사이이다. “형님이 돌아갔음”이라는 문자메일이 낯선 전화 번호로 내 핸드폰에 들어왔을때 나는 그것이 바로 사촌형님의 부고메시지임을 알수있었다. 사람이 어느땐가는 꼭 죽는다는 사실만큼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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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진달래꽃이 쫘악 덮힌 경남의 험준 수려한 산, 오주영이 거제도 장승포를 떠나 여기서 벌목 작업을 한지도 넉달이 가까워 오고 있었다. 양산, 울산, 기장, 김해 등지로 다니면서 소나무 재선충 퇴치 작업을 하는중이다. 소나무 암병으로 확진된 재선충은 일본 화물선 원목에 잠입해 기여들어 번개불 속도로 영남, 호남의 광활한 산야에 퍼졌다. 한국 남부 지역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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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미로’=>[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틱탁틱탁…=>[2010 경향 신춘문예]소설부문- 연규상 ‘개가 돌아오는 저녁’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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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라지오 다큐멘터리 편집 이미란, 해설 고려대학교 유학생 주옥. ▲ 저자 이미란 기자 지하철역 지하철소음- 해 설: 이제는 익숙해진 지하철 안내 말이 중국인 유학생 왕보하에게 이곳이 고향 산동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것을 다시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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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마에 송골송골 내돋친 땀방울도 닦을념을 않은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은지는 급급히 좁다란 계단을 달아올라갔다. 당장 숨이라도 꼴—깍— 넘어갈것만 같았다. 휴대폰이 또 울렸다. ▲ 소설가 강영애 - 중국 길림거주 《은지야, 아직 멀었어?》《나 지금 층계 올라가고 있는중이야, 선영아가씨. 금방 도착할거니까 조… 조금만 더— 기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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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길림 강영애 소설가 지헌씨와의 첫 만남은 B시의 《아름다운 날들》커피숍에서였다. 그때 나는 ××대학 3학년이였고, 내 말을 황후마마의 말처럼 꼬박꼬박 잘 따라주는 남자친구 현수는 연구생공부를 하고있는 중이였다.그 날저녁도 나는 《아름다운 날들》에 가자고 현수를 못살게 굴었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일종 향수였다. 노래도 감상하면서 공부로 인한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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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년 2월 일본 국회의 예산심의 위원회 회의실에서질문에 나선 공명당의 오쿠보의원이 난데 없이 뭔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대정부 질문 중에 일어난 돌연한 행동에 멈칫했던 장관들과 의원들은 낭독이 계속되자 그것이 한편의 동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야기가 반쯤 진행되자 좌석의 여기저기에서는 눈물을 훌쩍이며 손수건을 꺼내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08.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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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소설가 강영애 해가 가고 달이 가고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장수혁씨를 처음 만났던 그 순간들이 눈앞에 그렇게도 진하게 떠오른다. 그 사람은 한줄기 강한 빛처럼 나를 밝혀주었으니까. 키도 껑충하고 손가락도 길죽한 남자, 아리송하면서도 퇴페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기도 하는 그 남자가 나를 자오록하면서도 푸르스름한 안개속에서 갈팡질팡 헤매게 했다.그때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8.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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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경영비용이 치솟는 분수(井喷)식이 된데다가 외자기업에 대한 우대정책이 점점 없어지고 엎친데 덮친다고 새 로동법이 실행됨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긴장한 비상상태에 처하게 되였다. 갈수록 험난한 회사경영에 김룡은 몸이 기진맥진해지고 말았다. 생각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회사를 때리치구고 싶은 마음이 꿈만 같았지만 10년간 경영해오던 회사를 문닫는다는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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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쓸때만이 비로서 숨을 쉬고 있음을 확인한다. 숨을 쉬고 있는한 나의 곁에는 소설이 있을것이다. 그렇다고 소설이 나를 구원해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나를 현실의 남루를 견디게 한다는것은 알고있다. 구차하고 하찮은 무수한 삶들을, 견딜수 없는 현실의 루추함을 그리운 눈빛으로 바라 볼수 있었던것은 소설이 나의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0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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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허련순 누군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타인의 돈을 주었을 때 제일 먼저 어떤 반응을 보일가? 사람에 따라 반응이 달라야 하는것이 상식일텐데도 이외로 거의 비슷한 반응이라는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대부분 순간적으로 발로 돈을 밟고 시치미를 뗀단다. 그리고 빠르게 주위부터 살핀다는데 그것은 리성을 동반하지 않은 인간의 무의식계통에서 일어나는 가장 빠른 반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0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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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최영 1 나는 심술부리듯 은유한의 방문을 사정없이 두드려댔다.“은유한, 문 열어!”“씨발, 안유이 너 뭐야?”하얀 피부와 상반대색인 올검은색 팬티 한장 달랑 입고는 부시시한 머리를 만지며 은유한이 문어구에 나타났다.“니 뭐냐고 또, 니네집엔 휴지가 없냐? 쳐올 때마다 꼭 여기로 겨오지, 엉?”“흑… 흑… 친구가 우는데 들어오란 말은 못할망정…”그때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0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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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전춘화 조금은 의외의 만남이였다.나이에 걸맞지 않은 화장을 한채 뀀점 카운터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그 녀자를 본건…얼결에 그 녀자와 눈길이 마주치는 순간, 어색하게나마 웃어주는 그 녀자와는 달리 우왕좌왕하며 눈길을 피하던 내 눈이 갑자기 큰 결심을 한듯 다시 그 녀자의 얼굴에 가 박힌다.분명히 그 얼굴이다. 살짝 우로 쳐든 여우눈만큼은 여전하건만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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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는 쏘파에 쪼그리고 앉아 융으로 된 쿠션술을 만지작거리며 맞은쪽 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벽에 걸린 3단 서랍장 맨 우에는 조화가 꽂혀있는 꽃병이, 중간에는 학교 때 친구에게서 생일선물로 받은 곰돌이네 가족이 제각기 머플러나 모자를 눌러쓴채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맨 아래에는 지난해 로동절 휴가때 식물원에 놀러갔다가 찍은 사진을 넣은 액자들이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8.11.1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