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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디큐어의 추억그녀의 바다는 엄지 발가락에바른 패디큐어에서 시작됐다파란 물결과 반짝이며부서져 내리는듯한 금빛 모래처음에 파란 색으로 칠하고다음은 금빛 펄로 칠하고그다음은 무색으로 코팅한엄지의 추억은 지워질 줄 몰랐다수영을 할 줄 모르는 그녀가나만 믿어하는 아찔한 손길에몸을 맡겨 물고기가 되던 그 순간바다도 그녀의 것그도 그녀의 것,이 세상 전부가 그녀의 것이였다여름, 가을을 지나면서잘라져나간 발톱의 크기만큼그녀의 바다는 점점 작아졌고마침내는 겨울비가 오는 소설에소설속의 이야기 같았던 마지막한 단락을 뭉텅 잘라내고나니그녀는 푸른 바다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3.09.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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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침부터 명선이는 서둘러 설거지를 끝내고는 머리를 감느라 화장을 하랴 분주히 서둘렀다. 남편의 고향친구 철석이네 딸 결혼식에 가야 했다.참, 이게 얼마만의 서울 나들이냐? 괜히 신바람이 나서 콧노래가 절로 났다. 남편 기호도 벌써 옷을 갈아입고 괜히 집 안팎을 들락날락 서성대며 부산스럽다.망할 놈의 코로나 이후로 일년 반 동안 경기도를 벗어나본 적이 없다. 서울 근처에도 안가다 보니 친구들 얼굴도 잊어 먹게 생겼다.마지막 친구 모임인 19년 년말 송년회 때 모여서는 ‘5학년’이 된 기념으로 이제 남은 하루하루를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3.09.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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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벚꽃이 필 무렵이면 4월은 나에게 잔인한 달이다. 4월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 나는데 그 중에는 벚꽃이 절정을 이룬다. 벚꽃을 보면 5년 전의 아픔이 고스란히 기억의 빗장을 열고 튀어 나와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 무거움의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가벼워지고 있지만, 아직도 그때의 아픔이 복사한 듯이 고스란히 머리에 남아 있다.5년 전 4월의 어느 날 나는 병원으로부터 유방암진단을 받았다.그때가 마침 벚꽃이 가득 피어 있을 무렵이었다. 하늘이 무너진다는 게 아마도 그런 것이리라……병원에서 진단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동포문단
장문영기자
2023.09.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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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 백 년 고목이 해해연년 꽃을 피우는 건인생에 처음 꽃을 피운 그 날부터 꽃이 아름다움을 몸으로 익혔기 때문이다울어도 한생, 웃어도 한생임을 알기에누가 쳐다보지 않아도밝은 얼굴로 의연하다맑은 심성이 돋보인다곱게 피겠다고바르게 살겠다고굳이 이를 악문 적이 없다단단한 이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희로애락이 내려앉을 자리조차 없다욕심의 무게가 무거워서가녀린 꽃잎이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단단해지는 건 꽃처럼 여린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다나무가 겨울을 이길 수 있는 건꽃으로 가는 길을 운명처럼 알기 때문이다 쭈그러진 술주전자 먼저는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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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 갇힌 호랑이를 보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동물원이나 영화나 텔레비전에서우리 안에 갇힌 호랑이를 보면나는 가끔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산중의 왕으로 바람을 가르고 질주하며포효소리에 뭇짐승들을 떨게 했던 맹호가갇힌 운명에 체념하고 길들여지며빼앗긴 자유생명의 왕국을 꿈속에 그리며구경꾼들 앞에 꿇앉아 무기력히 졸기도 하다가좁은 우리 안을 초조히 맴도는 호랑이를 보면그 세월 철창 속에 갇혔던 아버지모습이 떠오른다우물같이 깊은 우수와 한이 서린 푹 꺼진 두 눈에꺼칠한 수염에 피골이 상접했던 아버지모습이일찍 해방직전에 일본 도쿄의대를
문화·문학
이동렬 기자
2023.09.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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开春后的一天,李祥君给我发来微信视频,是我们50年前的集体户窗前悠悠流淌的那条牡丹江,他告诉我今年大山苗圃大江开化的消息。随后他又把这段视频发到集体户的微信群里,顿时引发大家的感慨和热议。这让我想起当年集体户知青生活的点滴,也想起牡丹江与我的渊源。大山苗圃与其他主伐林场一样,均为位于敦化县城的一家大型林业企业所属。知青和职工几乎从事同样的工作,播种、浇灌、培育各种树苗,为各林场提供造林所需的苗木资源。集体户的知青70多人,最多时一度达到一百六七十人。一年半的光景,尽管时间不长,但这段时光的磨砺,为我此后的人生积淀了坚实的底蕴。那年冬天,我跟着开拖拉机的陈师傅在山上拉运风倒木,在大雪没膝的森林里
문화·문학
이동렬 기자
2023.09.2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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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이다. 이날은 중국의 국경절과 맞먹는 국정 휴식 일이다. 그러나 코레안과 차이니스 소매상을 대상하는 “코레아 쇼핑”은 이날도 여전히 오픈했다.오전 “푸드 타임”이 돌아오자 매니저 미스타 박이 나를 사무실로 호출했다. “코레아 쇼핑”의 오피스텔은 3층 건물이었다. 1층은 500여 평의 샘플전시청(货展厅)이였다. 안쪽에 미스타 박의 사무실이 있었다. 2층은 여비서 루안다의 사무실과 심사장님의 사무실이 있었다. 그리고 널찍한 접대실도 있었다.내가 사무실에 들어서자 미스타 박이 프린트한 서류를 테불 위에
문화·문학
최춘란 기자
2023.09.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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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오전 10시 쯤, 송화강위챗을 열었더니 강효삼선생이 12일 타계했다는 부고가 떠있어 깜짝 놀랐다.아니, 며칠 전에도 그와 통화를 했는데, 나는 급히 선생의 개인위챗을 열었다.7월 1일 오후 3시 6분, 통화시간 2분 33초라고 찍혀 있었다.그때 선생은 몸이 좀 불편했지만 아직 10년은 문제없다고 믿었기에 나는 그에게 힘내라는 말을 하였다.이튿날, 선생의 장남 강선남씨의 전화를 받았기에 선생의 최후를 알게 되였다.선생은 7월 3일, 갑자기 발작한 병으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어 줄곧 구급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돌아서지 못하였
문화·문학
이다연 기자
2023.09.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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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휴 자갈치 수다 떠는 소리에갈매기가 방아쇠 당기고총 맞고 혼미한 시간이바위에 누워 심호흡한다싱싱한 바닷바람이소풍 나온 햇볕을벌거숭이 모래밭에 펴놓고허겁지겁 핥기 시작한다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태양의 그림자 지나간다서산이 빨다가 만 하루 삼키고이빨에 끼인 기억 저만치 튕겨낸다내일의 추천메뉴는양다리 걸치기 2. 직업병 밤 갉아 먹으며돋아난 뾰루지가벌레가 낳은시간 잡아먹고배알이 뒤집혀가려움 토한다언제부터였을까새벽의 노크 소리지하철 바퀴에 깔린 채신음소리 낸다출렁거리는 젖가슴방아 찧는 소리에게으른 아침이눈 비비며 일어났다가현기증 앓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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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날의 약속 어머니, 그 부우옇고 춥기만 하던 겨울도 마침내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봄이 왔네요.꽃 피는 새봄이 찾아왔네요.벌써부터 TV에서는 매화꽃축제요 진달래축제요 벚꽃축제요 하며 개화일들을 떠들어대고 있지만 꽃축제 말만 나오면 저는 기분이 별로예요. 마치 축제를 위해 피여나는 꽃인양 보도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슬프게 지켜보노라면 어머니와 지키지 못한 그 약속 때문에 더 상심하게 되네요.약속이였지요!그건 분명 약속이였는데 제가 일방적으로 지켜드리지 못한 아픈 약속이거든요.하긴 약속이라 해봤자 거창한 것은 아니고 꽃을 유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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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춘3월 어느 저녁 때우리 부부 산책을 했어요수선화 한 그루를 사왔는데봄도 몰래 따라 왔네요수줍게 숨었던 꽃몽오리들우리 집안을 살피고 있네요문을 살그머니 닫았더니어느새 집안에 봄이 꽉찼네요어제도 오동통한 꽃몽오리들왜 하룻밤새 활짝 폈지어젯밤 우리 부부의 드라마를수선화가 엿본 것 같아요 까치의 휴일 솔솔 바람의 고마운 빗질을 받으며떠돌이 구름까지 머 리위에 얹혀놓고눈을감고 누구를 기다리는지오늘은 색다른 풍경 이 되버렸네요게으른 아지랑이들 어디 놀려 갔는지땡볕만 여기저기서 서성거리네다시 바람에 날개를 훨훨 저어나볼까까욱 소리가 나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3.09.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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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산을 힘겹게 넘어서며남긴 그 말을나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만감이 교차한 그 표정 속에서빛나는 것에만 눈길 주었지만갑자기 짓누르는 어둠의 정적에하루의 끝이 보인다 산을 넘고 있는 엄마 마음내가 얼마나 알 수 있을까 두 번 피는 월계화(月季花) 얼마나 그리웠으면피를 토하며 갔다가 또 다시 찾아왔을까 담장에 기대어멀리 바라보며감았던 마음 풀고 푼다비 속에서 파르르 떨며그 이름 다시 불러보지만들려오는 건 자지러진 매미소리 뿐 하늘을 물들이며 놀던 해도 보기가 안쓰러워훌떡 산을 넘는다달도 알고해도 아는데오직 너만 모르는 기다림아닌 척,
문화·문학
이동렬 기자
2023.09.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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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가의 말(马)청명 날 친구의 가족과 함께 바다 가를 찾았다. 무더운 열기 아래 피서막 안에 갇혀있는 금빛 말 한 마리가 내 시야에 안겨온다. 초원에서 아침 이슬 풀을 뜯어먹으며 여유롭게 자연을 만끽해야하는 말이 무슨 인연으로 열대지방의 바다 가에서 그 혹독한 땡볕 아래 서있어야만 할가. 은연중 말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어쩌면 나의 영혼도 말처럼 졸고있었는지 도 모른다.저 말은 낮에 달리면 천리, 밤길은 팔 백리를 달리는 천리마 소질을 갖고 태어났는지 도 모른다. 다만 백락과 같은 스승을 만나
동포문단
장문영 기자
2023.09.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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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리움의 시작은 헤어짐이 아닌 만남에 있다. 대상과 나 사이를 연관 짓는 깊은 만남이 그리움의 시초가 된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타자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들을 흔히들 만남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모든 만남의 대상이 그리움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단편적인 스침이나 얕은 만남에서는 그리움이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예컨대 어느 날 우연히 길가에 핀 들꽃을 보며 삶의 희망을 얻고, 그 꽃의 고독한 생명력에 공감한 적이 있다면 이를 ‘만남’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이다. 나와 대상의 일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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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한 뼘 키 헐벗은 몸 수행길에 꽂혔구나평생을 저며내는 뼈 깎는 여정인데묵묵히 감내하는 삶 한 순 간의 반딧불 엄마 들녘의 배고픔을 가슴에 담고 서서작은 산 등에 업고 더 큰 산 기다리나날마다 주먹구구로계산하는 가마솥 입추 노각이 하늘 보며 콧노래 부르는데매미가 시샘 났나 요란한 애원소리시원한 바람 한 줌에 돌아오는 기러기 메뚜기 넓은 들 한가운데신나게 뛰는구나무엇이간절해서눈뜨고 기도할까앞뒷발 휘도록 뛰도새 먹잇감 신센걸 고향 들녘 동구밖누런 들판백노라 농익는가논코물말라더니미꾸리 풍년이라해거름통발고기에밤을 새운 들녘아 락타 산
문화·문학
장문영 기자
2023.09.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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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 쇼핑”무역회사는 다년간 히스패닉계(西班牙裔) 불법체류자를 고용했다. 매니저 미스타 박은 매일 봉고차 두 대에 히스패낵 노무자를 실어왔다. 많을 때는 20여명, 적을 때는 10여명이었다. 남미 출신의 불법체류 노무자는 주로 10대에서 20대의 젊은이였다.이들은 스페인어(西班牙语)만 구사했고 영어는 통하지 않았다. 시초에는 “파트타임”(时间制)으로 고용되었고 시간당 3.5달러의 싸구려 보수를 받았다. 아침 6시부터 저녁 5시까지 하루 11시간 근무했다. 주로 “오다 상품”(订货商品)을 적사했다. 작업량은 흡사 부두에서 산더미
문화·문학
최춘란 기자
2023.09.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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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하많은 毫들이 대나무끝에 올라叙事를 한다하나로 입을 모으면천년세월이 무릎을 꿇어낱낱이 헤아려지는 까닭에오늘까지도 그 추상같은 서슬에천지간에는시비의 애환이 들끓고 있다갑골문 칼이 붓이였던 세월文이였고武였다뼈조각이 종이였던 세월글이였고화석이였다뭇획들이 부둥켜 안고세상을 닮아 가려고흉내를 내고 있을 무렵거부기는 엉기적엉기적뭍에 올랐다짐승들은 산을 내리고평화의 혁명창과 방패는 한몸이 되였다긴 세월을 주거니 받거니陰刻의 골이 깊어 갈 때세상은 깊은 잠에서 깨여났다네 한복 造化이런 조화는 드문 이야기조선의 하늘아래그 순백한 때깔이 땅을 덮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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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태 꽃 사이를 서성이던 벌은말없이 꽃의 옷고름을 풀었다 바람이 꽃을 흔들어도벌은 흔들리지 않는다 꽃의 몸부림에 취한 벌자리 떠 또 어디로 가는 걸까 꽃은 가슴을 여미며말없이 숙연해진다 씨앗은 그저 맺히는 것 아니다꽃의 아픔이다. 아버지 굳은 땅 깊은 속살을 찾으면서도소의 눈동자에는높은 청산을 담고있다깊이 파인 주름 속에수많은 생활의 무덤이 숨었지만아버지의 눈동자에는밝은 별이 뛰놀고 있다추수를 지향하는 봄밤은뚜벅뚜벅 깊어가는데아버지 주름속의 소 한 마리무거운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다듬이소리 토닥토닥 긴긴 다듬이소리에 하얗게 발가락까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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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사랑어두운 내 밤하늘에 혜성이 나타난 순간그 눈부심에 나는 그만 눈이 멀어 버렸네2. 태초에 아마도 이런 것 같다태초에 나는 우주의 한 점 먼지였다가먼지끼리 뭉치고 뭉쳐 단단해져단단한 운석이 되어 지구의 어느 곳에 떨어지면서타고 부서지고몇 천만 년쯤 잠자다가구름이 되었다가 안개가 되었다가한송이 연꽃으로 피었다가한마리 벌레였다가 인간이 되어이제까지의 나와 교류장애를 겪다가다시 또 흙먼지로도 되고비안개로도 되어 이전의 나와 완전한 화해를 하기를 무한 반복하였다유기체에서 무기체로자유스럽게는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오갔다그러니 생명을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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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만필 어린 시절 나에게 있어서 하나의 큰 소원이라면 혼자 조용히 마음 놓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자그마한 글방을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지금의 애들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아주 작은 소원이지만 그때 나에게 있어서는 전혀 실현할 수 없는 공상이었다.여섯 식구가 허줄한 초가 한 간 반을 남북 두 개 구들을 놓고 살고 있었는데(초가삼간을 두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는데 정주간은 두 집 사이에 막지 않고 툭 틔어 있다.)그나마 북쪽 구들은 임시 임시로 친척들이나 가깝게 지내는 마을사람들이 들어서 살기에 온 집 식구가 남쪽 구들 하나를 놓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2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