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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조선족 나는 일본에 산다세계 경제대국으로 꼽히는 아침의 나라기모노를 입고 늘 생글거리는 미소가하얀 백목련으로 아름다운 나라이곳에서 나는 그 유명한 긴자거리를옆집 쌍가매네집 놀러 가듯동네돌이처럼 한다초밥을 먹고 아사히를 마시며사시미에 심취되기도 하지만대화를 할라치면 발음부터 꼬인다악센트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나는 이방인어쩔 수 없는 이방인당신 재팬?아니요!차이나?아니요!나는 재일 조선족입니다조선족? 코리아?아니요! 아니요!! 아니요!!!나는 말입니다 중국 조선족입니다!동그란 도쿄에서도쿄가 세상 전부인 듯이 생각하는 일본인들은알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9.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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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나다 육신을 끌고 밖으로만 나아갔다고향과 가족을 떠나나라까지 떠나 와서도또 어디로든 떠나는 꿈만 꾼다수묵이 한지에 번지듯내가 곱게 스며들그런 곳이 어디 있을 것 같았다육신이 나의 끝나의 밖이라고 여기고부터육신 안에 무한함이살고 있음을 알았다작은 눈이 세상과 우주를 끌어 담듯육신 안에는 몇 십 년걸어온 길과 만난 사람느꼈던 희로애락이한편의 대하드라마로 남아있다밖으로의 확장은씨앗이 잎 틔우고 가지 뻗어꽃피고 열매 맺는 과정이라면안으로의 확장은씨앗이 다시 땅에 묻혀살아온 모든 기억을 일으켜몸 여는 법을 되살려새로운 뿌리가 되는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9.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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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複合象徵詩 감상】훔쳐온 행복(외 2수) □ 권순진 빨간 미니스커트 까만 스타킹계단 오르내리는 황홀함졸졸 따라가는 욕망열렸다 닫혀버리는 무시에 보기 좋게 부딪혀코가 납작해진 아쉬움열린 뚜껑으로 모락모락 트림하고 있는 뽀얀 김의 탄식 복도 벽 핥고 있다들려 오는 시원한 샤워소리다시 일어서는 달콤한 신음이후줄근이 젖어 몸부림친다시월빨갛게 익은 손문풍지 바르고 있다시린 바람 가슴 허비고파랗게 질린 하늘추위에 떨고 있다가을은뒷모습만 남기고 고개 너머 사라지고짧은 하루가어둠에 익숙해지고 있다 방황과 슬픔가을 젖은 실비술 취한 하루를 짚는다
동포문단
김현순 기자
2021.09.1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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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酒 詩 - 윤동주의 《서시》를 본따서 취하는 순간까지 술잔을 받들어 한방울 남김이 없기를 괴여오르는 거품도 마다않고 시종 건배를 신조로 여겼다. 술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멀쩡한것들을 취케 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부어진 잔을 밑굽을 내야겠다. 오늘밤에도 술잔이 입술에 스치운다. (2) 두만강과 마주서서 두만강과 마주서서 묻는다 이 내 한몸 여기에 자리하고 섰건만 피는 넋이 담긴 저리서 흐르니 나는 정녕 누구인가 두만강 넋은 나를 부르고 나도 넋을 부르니 메아리와 메아리가 어우러져 품은 한이 많건만 바다도 아닌 네가 용케도 침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9.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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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우는 새 새벽에만 삐울삐울 우는 새잠을 못이겨 볼수 없는 새나무잎새에 조그만 몸 숨기고울음을 울음으로만 울지 않는 새 꽁지에 나붓기는 바람에 옮겨앉으며가라앉은 새벽공기를 저울질하는 새기어이 꿈을 흐트러놓고추억의 밭에 뽀족한 부리를 들이대는 새 나그네의 아픔을 쪼아먹으며울컥울컥 토하는 피를 즐기는 새락엽 지는 가을이 가고 맨몸의 나무가 서면어디론가 몸을 숨긴아, 그래서 또다시 그리운 새 계단고임돌 없는 루각이 없듯이계단이 없는 루각도 없습니다한평생 뼈가 부서지도록가녀린 어깨를 내밀어내 삶의 계단이 되여주신 어머니높은 곳에 올라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9.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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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감상】미로의 색조(외 1수)□ 리순희 내리 꼰지는 빗줄기의 애원도떠나는 그 발길 잡지 못했다울대 찢어 그리움 씹는 바람의 입덧에두견새 울음 애처롭게 달래주었다귓방울 간질이며 별빛 잘랑대는 소리오늘도 시간 비틀어기억 풀어 올리는데어둠 주름잡는 바람의 구성진 노래향기 찾아 꿀 빚으면설산의 설련화, 고비사막에오아시스 끌어 올리는 펌프 소리도달콤한 귀맛 돋구어준다그런데 아아장미꽃 잎새 짓뭉개며쏟아져 내리는 이별의 찬 서리미모사의 혼백 불러 촉수 흔들어대는데사꾸라꽃 질식하는 내음새도 삭신 녹여주었다점포 밖 밤 찢는 워낭 소리에출가하는
동포문단
김현순 기자
2021.09.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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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늪에 붓을 담그고구만리 창천에우리 글 써 올립니다하늘 종이는 세 곳으로 찢어져도먹물은 잘 뿌려집니다갈라진 땅보다 하늘이 쉽습니다태양은 글 줄기를 끌고대륙동녘에서 아침노을에 태워서서히 떠오르고밤이면 밝게 웃는 달님이아릿다운 그 글 줄기를구름속을 헤치면서또 다시 끌고 올라옵니다찬란한 별무리에도뿌릴 수 있는만천하에 펴지는 우리 글하늘에 새깁니다오, 해와 달과 별과 함께우리 글을 하늘에 새깁니다만천하에 펴지는 우리 글내 손으로 곱게곱게저 하늘에 새깁니다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9.0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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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 감상】칠월칠석(외 2수)□ 김소연 햇살의 씨실로달빛의 날실로웨딩드레스 짜며, 은하수 건너면홀로아리랑 부르며늘어서는 기다림의 저널 까막까치 눈물 적셔날개 덧놓을 때오작교 건너는 견우직녀 발걸음 별빛도 부끄럼 곱게 잘라구름위에 얹어 놓는다 치맛자락 부풀리는 바람의 향기여미지 못한 속옷사랑간질여주고 어깨 넓고 눈썹 환한여름날의 노맨스고독 삼킨 신기루의 날개 되어 독수공방 십여 년파닥거린다 천기누설 정복자의 손톱 밑에서 숨바꼭질 하는술래는 누구일가태평양 날아 넘는 주소 적힌 꼬리표가기억의 유전자 깨워지구의 숨통 움켜쥘 줄을아마존우림
동포문단
김현순 기자
2021.09.0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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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경쟁에서 1등을 했거나 이긴 사람은 박수갈채를 받게 되지만 꼴찌를 한 사람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갈채는 뭐니 뭐니 해도 승자의 몫이다. 더구나 기록을 갱신한 승자의 경우, 불꽃축제처럼 화려한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우러르는 동경의 대상이 되며 두고두고 호명되고 회자된다. 만약 꼴찌에게 갈채를 보낸다면 어떨까?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씁쓸하고 억지스럽다. 그만큼 우리는 언젠가부터 일등만 추구하는 지나친 경쟁 위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이는 포스트모던사회에 들어서면서 신자유주의 체제의 무한경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적자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8.2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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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애는 현재 재한동포문인협회 공동회장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그녀는 시도 제법 잘 쓰고 시랑송도 괜찮게 하고 있다. 그녀는 조선족 문학의 꽃을 한국에 피우는데 한몫을 하고있다.그럼 아래에 그녀가 근간에 창작한 시 몇 수를 감상해보도록 하자.그녀의 시 전반적인 이미지는 지극히 여성의 차분함 그 자체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분명히 톡 쏘는 데가 있다. 만만치 않은 매서운 데가 있다. 그녀의 ‘언발란스’를 보자. 인간은 발란스-균형, 대칭, 조화를 많이 추구해왔다. 이것이 어쩌면 고전미를 형성해왔다. 그런데 현대는 어쩌면 언발란스-크로테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8.2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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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별의 무덤엔들 꽃이 피지 않으랴김정권 저기 저 별은 무슨 꽃인가별을 헤다 별에 간 꽃보지 않아도 보이는 꽃,눈을 감고 입술 한번 대여보라아직 식지 않은 열망네 몸은 타서 숯이 되어다시 뜨거운 불길로 타오를 때죽어도 죽은 게 아니다아픈 가슴 아픈 무덤으로피여난 천상의 꽃새들이 노래하리라저 하늘무덤 앞에 핏갈 번진두견새 울음 한점 얹어놓으리라 북간도를 아십니까 혹 밤이 어두워 길을 모르시겠거든별이 밝혀줄 겁니다길을 걷다 발목이 뜨거우시면두만강에 휘휘 적시시고북으로 북으로 내처 오시다가컬컬하면 용이 날아올랐다는우물에 목을 추기시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8.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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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언어(외 1수)□ 조혜선 소리의 부름에바람은 풀죽어 있고배신의 발등에도 꽃은 피었다 낙엽 잔등엔 이슬이슬픔뿐이 아님을향기의 안색이 말해주고 있다 쉰내 나는 언덕에 가시 찔린 사연구름의 귀향길엔 놀빛도무지개 한 자락 베어내어소반에 받쳐 올린다 잠든 호숫가… 물풀의 이야기는 망각의 하늘에별찌 되어 흐른다 인제는 연륜 감아쥐고춤추는 오로라…아지랑이 산발 넘어침묵의 바위에 햇살 널어 말린다 행차(行次)·2 똑같이 서있는 두 사람 앞에앉아있던 노란 옷 아줌마옆사람 자리 앞에 실실 웃는다여기 앉으세요붉은 옷 아줌마가 하는 말제 앉지..
동포문단
김현순 기자
2021.08.2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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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8.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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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18 붉은 섬 시원한 동치미국수 한 그릇 간절한 폭염의 등짝 철썩 갈기고 싶은 순간 해변의 여인은 해풍 한 자락 휘여잡고 불덩이 헹군다바위섬이 외로움 씹으며 뿌리내린 것은홀딱 벗고 고백하는 파도의 충정때문일까외로움은 시원한 소나기를 안고 싶은 갈증만이 아니다로터리에서 헐떡이며 잠깐 숨 돌리는 저 버스 그곳은 결코 버스의 종착역이 아닌 것을 행운이 강림하길 바라지만 누구도 그 민낯을 본 사람은 없다선별검사 받기 위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서서땡볕에 폭행 당하는 저 연기자들살자고 하는 짓이 죽을 만큼 힘든 마이나스 장사일 줄이야살기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1.08.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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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감상과 이해』종(鐘)□ 김현순 억겁 전생이 소리로 응고(凝固) 되어새벽을 연다, 떨리며 퍼져나가는어둠의 날개엔보드라운 아픔의 분말(粉末)꽃잎에 풀잎에 이슬이 눈 뜬다허공에 떠있으면서도 지축(地軸) 향하여 입 벌린침묵의 궤적(軌跡)기다림 흔들어 깨우는 햇살의 손가락이이끼 푸른 고요를 더듬는다사랑과 이별의 무상(無常)함이 아수라의 발목에파도 되어 감길 때바람처럼 구름처럼 영(嶺) 넘어 떠나가는의미들의 메시지…기억 건너 멀리서 별 되어 깜박이면서부서져라 으깨져라 그리고 물이 되어 다시 흘러라염주(念珠) 굴려 시간 빚는다나무아미타불,
문화·문학
김현순 기자
2021.08.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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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발로 가시밭길 달려 온 아이야눈물을 닦고서 앞을 보아라이제는 너 혼자가 혼자가 아니야손 잡자 너와 나의 손 손 잡자 너와 나의 손열어라 너의 가슴 열어라 나의 가슴우리 모두 하나 되어 사랑의 다리를사랑의 다리를 다리를 건너 가자 혼자 와서 혼자 가는 인생이라지만인정이 메마른 세상은 싫어사랑으로 밝히는 밝히는 큰 세상꾸어라 너와 나의 꿈 꾸어라 너와 나의 꿈빛나라 너의 소망 빛나라 나의 소망우리 모두 별이 되어 사랑의 다리를 사랑의 다리를 다리를 밝혀 가자사랑의 다리를 다리를 밝혀 가자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1.08.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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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꽃에게얼마만큼의 물이 들었기에꽃이란 이름만 불러도그 꽃이 웃는다고 하는가 꽃이야 웃어서 이쁘고나비야 울어서 슬프다면꽃은 나비의 슬픔에 젖어얼마만큼의 눈물로바람의 때를 씻었을까 해서 나는 저 꽃을 때꽃이라 부른다 이슬 묻고풀때 묻고노을때 묻어 꽃답게 꽃무릇 함함한너의 향기를어느 도공의 손으로 만져살내음 빚어 만든 한다발의 꽃다발을이제 먼 나라 너의 하늘에 올린다 * * * 1 태평양 남쪽의 어느 한 섬에유난히 목이 긴 여인이 있다매일 북녘의 하늘을 바라보다목이 두루미 목처럼길어진 여인, 살그니 불어오는 바람에도그리움 가득 실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8.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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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 권위 시 전문지 《시와 사상》에서 해마다 펴내는 시인집이 일전 일본 토요미술출판판매사에서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는 481명 시인들의 시가 수록, 일본의 쟁쟁한 시인들과 어깨 나란히 중국 10명 시인의 시가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김학천(시 ), 전경업(시 ), 김영건(시 ), 리상학(시 ), 김창영(시 ), 한영남(시 ), 김화숙(시 ), 류춘옥(시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7.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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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담화 꽃피우고 계명성 되시나요상서로운 영혼은 삼천 년을 빛내나요열반에 드신 임이여, 우리들의 여래여-2021. 07. 13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7.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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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초록 풀향기—우상렬 형을 보내며임종찬 진초록 풀향기가 아리도록 매웁더니시절을 앞세우고 낙엽으로 지단 말가빈 터만 허전히 남은 이 적막을 어쩌나. 몸이야 흙이 돼도 영혼은 길이 남아모교의 언덕받이 꽃으로 다시 피고바람이 스칠 때마다 그 향기가 번지리.우 형과는 각별한 관계였습니다만 애석하고 안타까와 이런 시조를 썼습니다. 통금이 풀리면 그의 무덤을 찾겠습니다. 사모님에게 심심한 애도를 전해주시고 이웃들에게도 제 심정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임종찬 : 부산대 명예교수 돌이 굴러갑니다—우상렬 교수 령전에 삼가리범수 여기돌 하나가 굴러갑니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7.17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