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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 변창렬 천천이란 뜻 풀이를바닥에 남은 진물에서 읽어 본다쉴 틈없는 속도에서간간히 멍 때리는 쉼으로오이잎에서 호박잎까지계산된 시간은 남의 것이다계절을 잃은 길이 더 야속하다그늘이 잦아드는 데로바람이 주저앉는 데로휘어지는 한이 질척하다세상밖의 빛을 안으로 숨길힘의 체널은 쥐 죽은 음악이다무슨 궁리로 갈까짊어 진 뚜껑으로 찍은 쉼표는지겨워서 버릴 집은 아니다던질 수없는 우주가 너무 좁았다껍질을 벗어 버리고어디론가 살아진 속살눈을 감고 뱉어 버리는 걸죽한 액체는냄새도 없는 피로 쓴 일기였다홀로 담당할 한 생이 억울했다잎에서 잎으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7.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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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각 이 마을 노총각은 김해김씨 일룡씨우리 집 사람과 동성동본 아닌가 너부죽한 얼굴에 눈매도 유순해라 손 한번 잡아보니 소나무 뿌리구나 남동생과 누이동생 한국에 보내고팔순의 아버님을 모시고 사는구나 시골에 처녀 씨 마른지 몇 해인가멀쩡한 사내가 쉰 나이에 총각이네 반나절에 앞뒤 터밭 갈아서 번지니그놈의 물건인가 고랑들이 일어서네 막걸리에 고기만두 보따리 채 주고서애초의 약속보다 돈 백원 더 주었네 고맙다는 인사도 할 줄을 모르는가 송아지 형님 보고 뻥긋 웃듯 할 뿐이네 오호라 시골의 노총각 내 가슴을 울리네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6.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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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들레 대림동 862-4반지하 셋방 마당 한구석갈라진 콘크리트 틈새에무슨들레 한 송이가 외로이 피어나 있다뿌리 내릴 흙 한줌마저도 없는 갈라진 콘크리트 틈새에 곰팡이 피는 반지하 셋방마당 구석진 곳에 노란 무슨들레 꽃 한 송이가 홀로 피어나 있다갈라 지고 터진 꽃잎그리고 줄기는 휘어지고 틀어지어 고생에 인이 박힌 고단한 삶이다천지꽃 피는 고향 잔디 언덕 누워파란 하늘 하얀 씨앗 불어 올리던 소년은꼭두새벽 첫차로늦은 밤 막차로머슴살이 삶으로20년 세월을 하루같이 여닫는 사이에어느덧 흰머리 날리며이제 흰 구름 이는 하늘을 바라본다무슨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1.06.2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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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날마다 물벌레의 날갯짓으로 점을 치는 그는 사랑 수집가이다. 그는 어둠의 발소리로 당신의 호흡을 복제하고 당신의 눈에 담긴 슬픔을 풀어 시를 그린다. 그에게 닿으면 길들여지지 않는 사랑은 없다. 사랑은 늘 벚꽃 눈빛으로 핀다. 그의 붉은 발자국을 따라가면 거꾸로 가는 시간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태양과 대작하는 법을 알게 되고 새로운 사랑의 체위를 꿈꾸고 스마트한 사피엔스가 된다. 그가 그린 한 편의 시를 품고 계절을 견디는 나는 사랑 몽상가. - 김미희(시인, 달라스) 이 시집 속 시편들이 우리를 파격적이며 경
문화
동북아신문
2021.06.2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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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꽃이다 꽃이 스스로 인간에게기쁨을 주려 애쓰지 않아도모든 축복의 자리에꽃다발이 쌓이듯시집에 갇혀 사는 시는인간을 도우려 굳이집을 나서지 않아도세상 낮고 어두운 자리에마음의 노래로 꽃핀다감사의 기쁨을 아는 사람은자신도 모르는 사이에꽃이 되어 누군가의빛이 되고 사랑이 된다. 걸어다니는 바다 멈춰있는 것들은 썩는다바다는 쉴 새 없이 철썩이고나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일출과 일몰의 웅장함에서좁쌀만 한 풀꽃의 떨림에서만개한 모란의 황홀함에서하룻밤 새 통째로 무너져 내린동백꽃을 가슴에 대고서그들만의 삶의 기록을 내 안 가득 채워썩지 않도록
문화·문학
엄정자 기자
2021.06.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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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는 붉은 섬 손꼽아 헤어 보면백년이 스치고 지난지도 몇천 년은 넘었을 걸그래도 멈춤 없이만세를 외치며 다시 만만세 쓰는어머니 강은 잔잔한 미소로 가슴에 세월을 새겼다이 세상만 알뿐 그의 사전엔 저 세상이란 없다장신구도 필요 없이 오롯이 알몸인 것을미련 없이 종착지를 향한 끝없는 몸부림풀어헤친 흑토의 풍만한 젖가슴그 계곡을 헤집고 흐르는북국의 마를 줄 모르는어머니 젖줄기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1.06.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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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감자와 사탕을 택배로 보내요'라고 문자를 보내자 눈이 많이 어두워진 노모는 '감사와 사랑을 백배로 받았다'면서 하트를 날렸다. [행복+] 박춘혁 (2020 서울 지하철 시 선정작. 배경음악: New Romance)
문화
동북아신문
2021.06.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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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바닷가 언덕에 황사가 찾아온다 조류 인플루엔자로 오리들 떼죽음하고 학대받는 어린아이 야산에 버려진다 은밀히 봄을 앞질러 항공모함 정박하면 해안을 마취시키는 바다안개 때 맞추어 절벽에선 동백꽃이 투신한다 먼 황야에서 자살폭탄 피어나듯 재선충 꽃 피우는 외로운 해송들원로시인 두엇 꽃샘바람 속에 지팡이 짚고 외길 떠난 뒤 종달새 한 마리 마침내 하늘 꿰뚫는다이틀 밤낮 비가 내리고 목련처럼 영혼에 불을 켤 수 없어 길게 휘어진 부둣가 철로 눈부시다 밀양 단장면 창마마을 냇가 산책하다가 기이한 느티나무 만난다 중턱이 꺾여 몸통은 거의
문화
동북아신문
2021.06.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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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꾜의 마지막 골목(외 1수, 장백산문학지 2021-4-27 발표) 세계에서 제일 높은 타워인634m 스카이트리도 있고아사쿠사의 랜드마크인센소지 카미나리몬의 빨간 제등도 있다신사불각 같은 전통적인 구조물도 남아있고기능미가 한결 돋보이는 현대건축의 신선함도 갖추어진새롭기도 하지만 낡은 멋이 더 매력적인도꾜의 골목들그러나 아직도생소하고 비밀스런 곳 하나 더 있다바로 신주쿠역여태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 곳늘 한결같이 지지 않는 웃음 속에서리꽃 같은 찬 기운이 감도는 곳길이라도 물어보면마지막까지 친절을 잔등에 꽁꽁 붙여주는 골목앞뒤로 휘우청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5.2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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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미뤄졌던 '송화강'잡지 2019년도 "송화강-수필문학상" , 2019-2020년도 '송화강-상상시문학상' , 2019-2020년도"송화강-해외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5월 15일 할빈에서 진행된 가운데 고안나 시인의 '포구에서' 외 9수가 2020 중국 할빈 송화강 문학지 해외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포구에서 묶인 배와 묶이지 않은 배가서로 열심히 바라본다마음의 팔은 분명 저 만큼 뻗어 몸을 묶고 싶지만무정타 생각 바뀐 포구여박탈당한 자유와 완전한 자유가 공존하는 그 사이 개펄이다미쳐 물과 묶지 못한 불찰이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5.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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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미뤄졌던 '송화강'잡지 2019년도 "송화강-수필문학상" , 2019-2020년도 '송화강-상상시문학상' , 2019-2020년도"송화강-해외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5월 15일 할빈에서 진행된 가운데, 백성일 시인의 '바람이었다' 외 9수가 2019년 중국 할빈 송화강 문학지 해외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바람이었다 하늘과 땅은흰 구름 속으로 숨어들고함박눈이 내린다.마음은 소년이 되어몸으로 세상을 쓸고 다니며흘린 낙엽에 생각이 멈추고쓸고 다니는 바람 이었다단풍이 낙엽 되고마음은 세월을 먹어버리고푸른 잎의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5.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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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란 말한마디만 떠 올려도 내 마음이 두근거리고 이 내 가슴에 낮으면서도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옵니다. 선생님이란 이름을 가만히 떠올리다 보면 교정에서 온 몸을 불태우시며 명랑하고 친절하게 가르치시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선생님이란 말을 나지막하게 되뇌이다 보면 사랑의 잔잔한 물결이 이 내 마음에 출렁입니다. 선생님이란 이름을 내 혀로 굴리다 보면 내 가슴에 행복의 물결이 흘러 듭니다. 선생님의 바다보다 깊은 마음 속에는 모난 아이들을 아름다운 몽돌로 다듬어 주시던 사랑의 파도가 있었습니다. 우리들을 향한 선한 눈빛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5.1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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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어서 오세요껌처럼 찰싹 달라 붙는고 애교에 비질비질 끌려사흘이 멀다 하고마님의 뼈다귀 해장국 먹으러 간다보동보동한 볼 따귀에찰찰 감도는 기름기 보들한 웃음나에게만 쏟아 붓는간사한 가시 물 같아 간다고생 속에 우러난칼칼하고얼큰한 웃음귀신 붙은 뼈다귀를 고아낸 국물에혼이 빼앗긴 듯 홀리워그 맛 못 잊어 간다부드럽고 미끈한 우거지구수하고 감치는 등뼈 살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한 가득귀신이 곡하듯목구멍을 시원히 훑어 내리러 간다마님의 풍요로운인생의 진물을 맛보듯용트림 나는 고 맛아이고웬 세월이냐고 맛이 그리워도 어언간오래 가지 못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5.1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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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미뤄졌던 '송화강'잡지 2019년도 "송화강-수필문학상" , 2019-2020년도 '송화강-상상시문학상' , 2019-2020년도"송화강-해외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5월 15일 할빈에서 진행된 가운데 변창렬의 시 '소는 꽃을 아낀다'가 2020 중국할빈 송화강 문학지 상상시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편집자 주 소는 꽃을 아낀다 소는 풀을 핥으며생김새까지 살피고 뜯어 먹는다꽃과 풀의 다름을 알기에삼켰다가 꺼내서 새김질하며꽃이 없음을 알아내고 다시 삼킨다소는 밭을 갈 때도 꽃을 피해가며 발을 옮겼다송아지도 꽃이라고등과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1.05.1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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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일체 무수한 나뭇잎이무수한 혀가 되어빗물을 받아먹고 있다나무는 수액으로 출렁인다날갯짓을 멈춘 채허공을 나는 새처럼미동도 없이명상하는 자세로나무도 허공을 잡는다수액이 내 몸속을 관통하는 소리나무와 하나가 된다. 날개의 예의 쫓으려 하지 않았는데도산책을 하다 보면비둘기며 까마귀며 참새며날개를 가진 것들은가까이 가면 날아오른다내 몸이 커서 두려운 건지잠시 멈춰서 올려다보니나뭇가지나 전깃줄에 앉아서는머리만 갸웃거릴 뿐달아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궁금해 하는 내게 한 놈이날개를 파닥이며 답한다허공이 날개의 것이라면땅은 다리의 것너에게 길을
문화·문학
엄정자 기자
2021.05.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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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중국조선족시(문)인들을 상대로 하여 펼쳐 온 을 올해 제8회로 공모하게 된다. 지구촌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민족 동포들에게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자를 이어가면서 민족의 정체성을 재인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 믿어마지 않으면서 중국조선족시(문)인들의 열졍적인 참여와 지지를 기대한다.1. 부문 시(3수-5수 간단한 약력 및 주소, 전화번호 필수)2. 참가자격 중국조선족시(문)인3. 응모기간 2021년 7월 2일까지4. 원고 제출처 (1) 메일: kst52519@naver.com (2)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1.05.0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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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알바생 초몽 교통카드 충전하러 25시에 들렸다예쁘장한 소녀야, 가녀린 몸매에꽃 한 송이가 무거움 모르고 피였구나마스크가 네 얼굴을 가려도눈매에 흘러 나는 눈빛은네 고운 마음을 가리우지 못하누나조금은 수줍어 떨리기도 하누나살짝 짓는 눈 웃음 그게 살아가는 힘이 아니겠느냐힘든 세월이라도근심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모르는 듯여린 어깨의 무게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모르는 듯그토록 예쁜 꽃 한 송이를 떠 올렸구나베개를 적시던 눈물도 촉촉히눈 굽에 빛나누나너는 대학가에서 혹시 빵 한 조각혹은 컵라면 하나로 때우며 공부하겠지학비도 벌기 힘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1.04.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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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동북아신문
2021.04.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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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뿌려나간 불빛이도사리고 있다스위치 켜는 순간 다시 일어선다희망, 소멸되지 않는 빛 배안에서 퍼지는 밥알처럼영혼 구석구석 흐른다불행은 풀린 신끈같은 것 허리굽혀 자신의 불빛되여 스스로 묶고 계속 가는 것 가다가 가다가그렇게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별이 되여 항상 따뜻함을 주는 것4월, 그럴만한 계절이였어늘어진 전선줄 바람에 리듬탄다봄 맞이 설레발안방까지 온통 개나리 노란빛들이쉬는 공기마저 파란맛봄의 精灵골뱅이 촉 세우고 만삭된 땅의 태동 듣고 있다 곧 태여 날 파아란 폭풍이 봄 살아 있는 건 다 표가 나는 계절 늘어진 전선줄 몇
문화
동북아신문
2021.04.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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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까만 정적이 웅크린 우산 속 흘러 내리는 그리움을 마주한다 비에 씻긴 초록빛 나뭇잎은 젖은 마음 달래주고 살갗에 닿는 산발적 외로움 흙속 저 깊은곳에 스며들 때비로소 외롭지 아님함을 깨닫는다 흑내음 진한 향기로 우산을 접어 버린 그 곳 나만의 안식처가 있다는것에 안도하자 질척이는 땅이 찰방이며 햇님을 기다리면 비로소 멈춰버린 빗소리 모든 것이 그래도 아름다움을 기꺼이 자랑하고 있다축하화환아무말 못한 채 널부러진 나의 몸뚱아리축복과 마음 대박의 기원으로두 줄 리본을 타고 예쁘게 세상과 마주할 때엔누군가의 희망찬 꿈의 뜨락 속
문화
동북아신문
2021.04.22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