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리포트

한국사회의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외국인에 대한 한국사회의 배타성은, 특히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 더하다. 이러한 배타성의 근저에는 경제적‧문화적 우월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사회의 조선족동포들에 대한 태도에서도 역시 이러한 우월의식이 작동하고 있다. 외국인이 아닌 같은 동포들에게 조차 상대적 우위를 근거로 우월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탈북자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배타성이다.

한국인의 배타성과 폐쇄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도 지적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 간 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문화적 폐쇄성은 49개의 조사대상국 중 44위이다. 등위가 높은 것은 그만큼 폐쇄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싱가포르의 한 정치경제연구소는 ‘외국인들이 느끼는 아시아 각국의 삶의 질 비교’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인들의 문화적 개방성 수준을 베트남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로 등록했다. 유엔인종차별위원회도 최근 한국이 타민족에 대한 인종차별이 지나치다며 이를 타파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한국사회가 이와 같이 문화적으로 폐쇄적인 것은 단일민족에 대한 신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민족적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면 의래 단일민족의 역사를 주장하고 국제무대에서도 우리문화의 고유한 특성을 강조한다. 자기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지나쳐 타문화를 배타시하는 비정상적인 상태로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우월성이 그 영역을 확대하여 인종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으로까지 적용되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외국인들 중에도 선진국에서 온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다르며 또 백인과 흑인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이러한 현상은 상황에 따라 같은 민족에게도 적용된다. 조선족이나 고려인 그리고 탈북자들에 대해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을 견지하면서도 특정 상황에서는 문화적 경제적 잣대를 적용함으로써 차별하려는 경향이 그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사회의 타문화에 대한 배타성을 민족주의로 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민족주의라기 보다 문화적 우월성에 따른 자기중심주의 정도로 포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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