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국어대학교 홍필선

들어가면서:

한국생활체험수기부탁기고를 받은지는 꽤 오랜데, 조심스럽고 망설여지는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더니, 이 글이 모름지기 내 나라는 아니지만 ,내 민족이 살고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판단과 평가일건데, 혹시 그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 내 감정이 섞인 객관성을 잃은 문장이 될듯한 부담감에서라 생각된다. 일본체험수기는 솔직히 우연히 주어진 30분동안의 여유시간에 한숨에 써서 보냈었다. 어쩌면 내나라도 내민족도 아니였기에 그로서 오는 자유로움이 아니였던가 싶다.이 글의 제목을 ”왕초보유학생의 한국생활체험수기”로 정한 이유도 한국입국 5개월차인 왕초보유학생이 한국을 보는 시야와 심도의 제한을 제시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이글이 읽는이 들한테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였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어쩔수 없는 주관이 섞인 판단의 착오가 있을지라도 독자들의 이해를 바라는 바이다.

    이 글의 저자 홍필선 선생이 청와대를 뒤로 하고 포즈를 취하다.   

 

한 국 행

 

모두들 꿈에도 그리던 한국행이라고 서두를 떼던데 ,나는 솔직히 그게 아니였다.

내가 꼭 해보고싶은 사업을 한번 이뤄볼려고 결단하고 공직을 떠난후, 절강성에서 반년동안 시장을 파악하고나니 ,금후의 비젼을 이루는데 있어서 한국문화의 체험과 공부가 나한테는 수선먼저 꼭 필요한 과제라는것이 느껴졌다.

마침 남편도 유학에 대해 고민하고있던차 우리 부부는 늦은 나이지만 더 늦기전에 꿈을 이루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작년 7월에 한국유학을 결단하게 되였다.

시아버님이 오래전 한국독립유공자후손으로 한국국적을 취득했을때는 시부모님들의 노후가 걱정되면서 괜한 일을 하셨다고 생각했는데, 그 괜한일이 결국 우리 세식구 한국행의 통행증이 된것이다.

오랜 기간, 비자업무를 취급해온 경력과 절강에 가자마자 법대로 만든 잠주증 덕분에 우리는

순리롭게 상해영사관(예약이 필요없음)에 친척방문비자서류를 접수시키고 5일만에 비자를 받았다.

다섯살난 딸애(c-3)의 비자와 우리부부(h-2-b)비자까지 세식구의 비자를 손에 쥐고 ,역시 나는 무슨일이나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한다고 득의양양했었는데 결국 이 비자 로 인해서 우리부부는 한국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였고 입국후 서둘러 신청한 외국인등록증 또한 우리한테 큰 시끄러움을 가져다 주었다.

작년 10월에 한국에 입국한 우리한테 닥친 첫 애러는 아이 (h-2-b비자의 동반c-3)의 비자는 연장이 안된다는것이였다. 꼭 방법이 있을것이라고 대책을 물었더니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국적신청을 하면 아이의 비자가 연장이 된다고 하고 ,주변 여행사들에서는 500만원을 내면 해결해준다고 했다.다음기로 이어지는 한국의 병원이나, 학교에서의 유학체험은 나한테 한국의 복지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심어주어 금후의 론문과제로 정할만큼 큰 감동을 준 반면에, 한국에 입국하여 바로 접하게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있은 불쾌한 일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여간 찜찜한 것이 아니다.

일단은 급한 아이의 비자연장부터 해결하려고 국적과에 서류를 준비하여 갔더니 유전자검사를 하라고 하였다.분명히 제출서류리스트에는 “친척관계검증자료 혹은 유전자검증서류” 라고 씌여져있는데 역시 듣던 소문대로 무조건 유전자검증결과만 강조하고 요구하는것이였다. 서류가 확실한데 왜 유전자검사가 필요하냐 하면서 따지기 시작한 대화가 결국에는 목소리를 높이는데까지 이어졌다. 나는 도리가 있다고 느껴지는 상황에서는 남한테 절 때 양보가 없는 쌈닭성질이 있어서 그날도 “중국에서는 돈만주면 뭐든지 가짜를 진짜로 해온다”고 빈정거리는 두여자공무원을 두고 여지없이 따져서 순식간에 말을 잃게 해버렸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생각없이 말을 뱉는 분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위치에서 근무할 자격이 있을까 너무 실망감이 컸다. 얼마전 잘 아는 한국의 교수님과 대화하는 가운데 우연히 이 일이 화제가 되였는데 교수님이 말씀하시기를 중국의 장기적인 계획경제하에서 국민들의 권력에 대한 순응이 결국 한국에 와서까지 이러한 공무원을 만들었다고 하셨다.민원인 절대대부분이 중국인인 국적과였으니 그말에 도리가 없는것도 아닌상 싶다.여기에서 잠깐 일본에 파견근무갔을 때 인상깊은 것을 하나 적고자 한다.

일본에서 유학하고있는 딱친구와 도꾜시청을 방문했을때의 일이다. 한살반된 아들을 중국에서 일본에 데려와야 하는데 ,일본은 유치원이 적고 입학하려는 아이들이 많아 입학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게다가 입학이 안되면 일본에 입국할수 없으니, 이미 한번 거부를 받은 딱친구한테는 그야말로 큰 일이였다. 아들말만 하면 눈물을 쏟는다. 걱정에 차서 3개월후 다시 신청한 유치원입학은 또 거절을 당했다. 한국과 다른 풍경이라면 시청의 담당 공무원이 연신 미안하다고 정중하게 유감스러움을 표시하면서 함께 안스러워하고 걱정해준다는것이다.친구의 말처럼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도 정작 카운터의 담당자들한테는 행패가 부려지지가 않는다고 한다.

사실 트러불의 원인은 제도에 있는데 공무원들의 불친절이 민원인들로 하여금 불만을 바로 담당자한테 쏠리게 하는것이다, 아무튼 결과부터 말씀드린다면 우리는 유전자검사는 끝까지 안했고 ,국적은 물론 신청 안했고, 여행사도 찾지 않았고, 합법적으로 아이의 비자연장문제를 해결했다.

이어서 닥친 두번째 애러가 그 해결대책이 된것이다. 딸애의 비자가 연장이 안된다는 충격이 가시기도전에 우리부부의 친척방문비자(h-2-b)는 현 법률상 단순노무비자로 한정되여있어서 이 비자를 소지하고 유학생으로 공부하는 것은 불법이고 한국국내에서 체류자격변경도 안된다고 하는것이였다.게다가 오자마자 신청한 외국인등록증때문에 중국에 돌아가 유학생비자를 발급받고 재입국하더라도 원래의 체류자격이 살아있어서 시끄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면서 ,왜 외국인등록증신청을 이렇게 서둘렀나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나는 중국에서 친척방문(h-2-b)비자를 신청할 때 (h-2-b)비자는 체류기간이 5년이므로 당연히 박사과정까지 이 비자로 체류와 공부가 문제없을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 한국의 체류법규를 제멋대로 이해하고 판단한 것이 큰 화근이 된것이다. 우리부부는 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각자 어렵게 명문대학의 합격통지서를 받았는데 ,입학할수 없다니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 청천벽력이 따로 없었다. 그기간 ,출입국사무소에 가서 신발이 닳도록 사정하고 상담하고, 홈페이지에 여기저기 민원을 넣고, 도처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항의하고, 도움을 부탁하고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결국 여러부문에서 적극 협조해준 덕분에 다행히 우리부부의 비자문제는 잘 해결이 되고, 은지도 석사유학생 동반자녀로 자격변경이 되면서 체류연장이 이루어졌다. 너무나 어렵게 이루어진 일이기에 나는 한국에 입국하고저 하는 분들이 되도록이면 이런 어려움을 겪지 말기를 바래는 마음에서 “한국행”편을 맺으며 아래와 같은 주의사항을 적어보게 된다.

Tip:

1:유학하고저 하는 분들은 꼭 유학비자를 신청하여 입국하여야 합니다.. 제대로 된 대학은 입학전 전형(면접) 일자가 있는데 , 그 시간에 맞춰 한국에 단기 입국을 하고저 하는 경우 편리한 방문취업제도를 리용할수 있지만, 꼭 3개월내 비자를 신청하되 ,외국인등록증을 만들 필요가 없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2:유학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h-2-b 비자소지자는 한국 입국후 바로 외국인등록증을 신청한후 취업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3:출입국관리사무소를 방문해서 관련수속을 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상황에는 사전에 국번없이 1345(출입국관리사무소 민원상담전화)에 전화하여 편하신대로 중국어나 한국어로 천천히 문의하시면, 담당상담원이 친절하게 의문을 풀어줄것입니다(서비스가 아주 좋음)

4:출입국사무소를 방문하는 날은 되도록이면 월요일은 피하고 꼭 정결한 옷차림으로 일찌감치 소재지역관할출입국사무소에 가셔서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시면 됩니다.사정이 있어 좀 늦게 도착하여 가끔 번호가 1000번을 넘는 경우도 있는데 ,요새는 서비스가 많이 좋아져서 번호표를 뽑은 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당일에 접수를 해준다고 하시기때문에 조급해하지말고 기다리시던가 혹은 왔다 갔다 해보시면 번호표를 여러장 쥐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므로 거의 빠른 번호를 얻을수 있습니다.(물론 무료)

5: 출입국관리사무소내에서 여러 번 술에 취하여 담당자한테 행패를 부리는 조선족을 목격하였는데 ,그러면 정작 본인이 이유가 있어도 비난을 받으므로 참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이면 한국의 “한중동포신문”이나 “동북아신문” 같은 동포매체의 고충상담코너를 이용하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6: 한국에 계시는동안 민주주의 의식을 배우고 발양하여 당당하게 자기의 권리를 행사하고 따질 줄 알아야 합니다.” 목소리 높은사람이 이기는 곳”이라는 말이 그냥 온 것이 아니랍니다.물론 상황이나 대상을 파악하면서 지혜롭게 하셔야겠죠.

7: 사기군을 경계하십시요. 저는 한국에 입국한지 한달사이 사기전화를 네통이나 받고, 그중 한번은 짤막한 번역(50자여서 다행이였지만)을 해주고 돈 못받고,한번은 번역료를 입금해주겠다고 통장과 주민등록증카피본을 보내달라고 하기에 생각없이 보내줬다가 큰일날번했습니다. 통장신청할때 잘 몰라서 인터넷거래신청을 안했으니 말이지 ,얼마 없는 적금 다 날릴번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합니다.

8: 요즘은 중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불법 다단계에 가입하여 그럴듯한 특강에 빠져 저도몰래 고생스레 번돈을 날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시어머님이 날마다 고향친구한테서 가입권유전화를 받고있어서 상황을 잘 알고있습니다, 한달내내 집요하게 전화가 오는데 ,우리 시어머니를 제외한 한고향에서 온 이웃들은 모두 가입한 상태라고 합니다. 몇몇분들이 뒤늦게 상황파악을 하고 탈퇴를 할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을 소개하기전에는 원금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공짜는 절 때 없음을 명심하시고 언제 증발할지 모르는 다단계의 유혹에 절 때 빠지지 마십시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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