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이면 성인병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저는 마흔 살이던 때가 하도 오래전이라 그때의 상황이 잘 기억나지도 않지만 40이 넘으면 어떻게 되는지 풍자를 한 말이 있어서 모아 보았습니다.

다 맞는 말이 아니겠지만,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점도 있을 것입니다. 마흔 살이 넘으면 다음과 같은 증상을 경험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1. 친구들에게 비밀을 말해도 괜찮다. 왜냐하면, 그도 그 비밀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최근에 40이 약간 지난 한 분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홍병식 칼럼을 즐겨 읽습니다. 그런데 읽고 나면 곧 칼럼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마흔이 넘으면 사람들의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너무 잦습니다. 정말 기억력이 상실되는 것은 이때부터일까요?

2. 일기 예보보다 관절이 더 정확하게 일기를 알려준다.
- 날이 꾸무럭하거니 비가 오려고 하면 관절통을 느끼는 것이 40을 넘기면서라고 합니다.

3. 몸의 여기 저기 아프다고 말해도 친구들이 엄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20-30대에는 “아이구 허리야” 하면 친구들이나 어른들이 “젊은 사람이 허리가 왜 아파?”하면서 엄살로 받아드렸지만 이젠 아프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드린다는 것입니다.

4. 상품을 사면 달아지지 않는다.
- 운동화나 전자기구를 샀는데 1년이 지나도 아직 새것으로 남아있으면 40세가 넘었음을 알라고 합니다.

5. 섹스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돋보기 안경 없으면 못산다.
- 아무리 부인을 하려고 해도 이젠 자잘한 글씨가 잘 보이지 않으면 마흔이 넘었음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 돋보기 안경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이지요. 성생활의 욕구도 감퇴하기 시작한다는데 사실일까요?

6. 집에서 파티를 열어도 이웃이 모른다.
- 왁자지껄한 파티를 즐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파티에 참여하는 모두가 조용 조용히 이야기하는 것이 파티의 중요행사가 되어 버립니다. 요란한 음악과 정열적인 춤이 이젠 별로 즐겁지 않은 나이에 도달한 것입니다.

7. 속도위반을 하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이 이제 신나지 않는다.
- 자동차를 지정속도 이상으로 빨리 운전하는 것이 도전도 재미도 아닙니다. 어느새 속도규정을 자연스럽게 잘 지키는 운전자가 된 것입니다.

8. 배가 나온 모습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 30대에만 해도 약간 튀어나온 배를 사람들 앞에서 나오지 않는 것처럼 안으로 당기는 버릇이 있었지만 이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지는 때가 40대라고 합니다. “다이엇도 해보고 약간 운동도 해보았지만 들어가지 않는 배를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라고 말하면서 나온 배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나이입니다.

9. 트롯트가 좋아진다.
- 20대에는 고리타분하게 들렸던 트롯트 노래가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문주란의 “동숙의 노런. 배호의 "파도"등 꿍짝 노래가 좋아집니다. 분명히 노래의 선호 종목이 달라진 것입니다.

10. 건강 보험이 고맙게 느껴진다.
- 매달 지불하던 건강 보험금이 억울하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지요? 이제 건강 보험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의사의 방문도 잦아지고 복용해야 할 약도 많이 늘었습니다. 혈압약을 복용한다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집니다.

11. 눈가에 잔주름이 늘어나는 것 같아 웃기가 두려워진다.
- 아침에 거울을 볼 때마다 눈가에 늘어나는 주름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웃기가 두려워지는 때가 40세라고 합니다.

이상입니다. 동의를 하는 점도 있을 것이고 동의를 하지 않는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체로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30여년 전에 40고개를 넘긴 사람으로서 저는 확신을 합니다. 신체의 노화를 방지할 수는 없지만 노화의 속도는 늦출 수가 있다고 맏습니다.

항상 기뻐하는 마음으로 섭생과 적절한 운동으로 위에 말씀드린 마흔살의 징후를 20-30년 늦출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홍병식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