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시인 강효삼

최근 신문을 보니 한국정부에서 년말이 다가오면서 또 불법체류외국인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다고 한다. 우리말 속담에 ‘듣기 좋은 봄노래도 세 번 들으면 듣기가 싫다"는데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불안과 공포를 주는 이런 ‘불법체류단속’이란 말이 한국에서는 거의 해마다 한 번씩 여론에 공표되어 부산을 떤다는것 이다…아마 중국조선족의 코리안드림이 시작되어서부터 진행 되고 있는, 한국법무부가 불법체류 외국인을 상대로 벌리는 이런 캠페인의 주요 단속대상은 많이는 한국에서 아직도 불법체류로 견디고 있는 같은 동포인 중국 조선족(한족 포함)들일 것이다.

한국의 외국인 체류법을 위반하였으니 단속을 받아야 하는 것은 응당하다. 하지만 이런 불법체류가 생기게 된 근원이 무엇일가를 곰곰 생각할 때 부득불 법을 위반하게 되는 동포들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그보다 애초부터 법을 위반하도록 입국제도를 잘못 만든 한국정부에 책임이 더 크지 않는가 싶다. 말하자면 그 시작은 지금까지 한국정부의 잘못된 출입국정책에 있다고 불 수 있다.

돌이켜 보건대 중국조선족의 대량적인 한국행은 사상과 이념의 틀을 넘어서 삶의 지반인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데서 더욱 비롯되었다. 하기에 고국을 가는 목적은 극히 개별적으로 오랜 세월 헤여 진 가족과 친지를 만나는 밖에 대부분은 이런 이유를 계기로 잘산다는 고국에 가서 돈을 벌어다 자신들의 가난한 삶을 개변시켜보려는 것이 주되는 목적이며 동기였다. 다 같은 동포로서 이러한 욕념을 잘못된 것이라 볼 수는 없다. 더구나 동포이기에 서로 이해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불을 보듯 이를 번연히 알면서도 한국정부는 왜 처음부터 중국동포들의 고국방문의 길을 막으면서, 체류기간을 야박하게 많아서 3개월, 적어서 15일밖에 안 되는 단기비자를 주었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인력부족을 해결하기위해 때로 눈감아주기(어떤 이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묵인하기도 하는 등)하였다.

바로 이렇게, 현실과 법이 여러 가지로 모순되면서 한국에 가 노무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의 "불법체류"가 시작이 된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한번 가기도 그렇게 힘들고 또 중간브로커들로 하여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한국행에서 어찌 눈 뜨고 손해를 본단 말인가? 그래서 하루라도 더 체류하며 돈을 벌기위하여 경찰의 단속을 피하며 가지가지 모험을 하는 과정에 요행 단속에서 벗어나면 다행이요, 아니면 노동현장에서 일하다 붙잡히는 사람으로 지어 길을 가다가 붙잡힌 사람 등등 이 불법체류단속 때문에 중국조선족들의 코리안드림에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기막힌 사연들이 그 얼마나 많고 많았던가!

길림성에서 갔다는 한 동포는 입국한지 한 달 만에 불법체류자가 되어 붙잡혀 본국으로 호송당해 오게 되였는데 한국에 가기위해 남에게 꾼 돈만 자그마치 10여만 위안, 중국에 들어와 그 많은 빚을 갚자면 한평생을 허위적 거려도 못 다 갚을 돈이기에 사나이의 체면도 잊고 비행기에 올랐었는데 강제 송환 돨 때 엉엉 소리 내어 울더라고 한다. 아마 이런 실례를 들자면 많고도 많을 것이다.

어떤 가정은 불법체류단속에 걸려 붙잡혀 오면서 한국에 가기위해 쓴 숫한 빚을 물지 못해 파산된 가정도 있다. 이같이 중국 조선족코리안드림에서 인기된 많고 많은 비극과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될 허다한 약점들은 코리안드림이라는 그 자체보다는 "불법체류"라는 이 딱지로 하여 초래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불법체류단속은 중국조선족을 함한 한국에 체류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저주하는 조치였다.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제도를 만들지 않고 오직 단속으로만 해결하려 하면서 붙잡힌 불법체류자들을 죄인취급하여 수쇄까지 채워 쫓아 보내는, 이런 비인간적인 처사는 많은 중국조선족들의 불만을 야기 시켰고 고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으며, 지어 심한 거부감까지도 갖게 하였다. 한편 불법채류단속을 함에 있어서 공정성과 형평성이 파괴되어 재수 없이 붙잡힌 사람과 요행 잡히지 않는 사람과의 차별은 한 나라의 엄숙한 법과 질서가 요행에 의해 판가름됨으로써 그 존엄성에도 손상을 주게 되었다.

후에 한국정부로부터 골칫거리나 다름없는 이 외국인 불법체류를 타결해볼 목적으로 노무현 정부시절 자진 신고하는 사람에게 재입국의 기회를 준 것으로 하여 불법체류가 많이 줄어들고 출입국이 점차 제 궤도에 오르고는 있으나, 아직도 불법체류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동포들을 포용한다면서 돌 볼바에는 통 크게 시원하게 볼보지 못하고 늘 이것저것 제한하면서 불법체류가 그냥 존재하여 해마다 이런 단속을 벌리느라 해마다 숱한 인력물력을 낭비하는 것일까?

물론 불법체류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요, 발전한 나라에는 다다소소 존재하는 것이지만 한국에 더더욱 엄중한 것은 재외동포들이 한국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다면 이제 중국조선족들의 코리안드림은 물론 모든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한국행을 피곤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법치국가를 표방하는 한국의 위상에도 손상을 주는 불법체류외국인 단속 ㅡ이것을 이제는 근본으로부터 다스릴 그 어떤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야말로 해마다 한 번 씩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으로 단속을 벌이는 데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불법체류"라는 말이 없이 해외동포들이 마음 놓고 고국을 드나들게 할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바로 그네들은 타국을 자유로이 왕래함으로써 불법체류단속이란 말이 소용없듯이 한국을 다녀가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 불법체류라는 이 말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날을 말이다.

2009,10

시 당신이 서 계실 곳은

ㅡ안중근의사의 동상을 두고

요녕 강효삼 시인

오늘의 이 맑은 하늘이 어찌하여 있는 것인데

넓은 땅은 ‘남’이라고 하여 서 있지 못한다 하고

좁은 땅은 "아니라고"하여 서 있지 못한다하고

이래저래 당신에겐 그 한 몸

서 있을 자리조차 없는 것일까?

침략의 쇠사슬이 숨 가삐 조인 것은

내 겨레의 심장만이 아닌

망국노를 원치 않는 모든 사람들 ㅡ

하기에 이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활개 치며 살아갈

너른 자리를 마련하기위하여

당신은 그토록 귀중한 한 목숨까지 비웠는데…

아니옵니다, 안의사시여,

당신은 구태여 여기 또 저기 서 있을 자리를

고르거나 다투지 않아도 우리는 압니다,

당신이 서 계시는 곳이 어디인가를...

세상이 어떻게 변해도

세월이 얼마나 흘러가도

진정한 불세출의 영웅사나인 당신은

어디에서나 우뚝 서 계십니다,

당신을 기려 겨레들 넓게 틔운 그 가슴 한 복판에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세계의 크나 큰 양심 속에..

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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