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지 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생각할 수 없는 것까지 상상하라.” 국내 한 경제지가 한국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며 그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기획기사의 제목이다.(<한국경제> 2007.7.25) “상상하라.” 이제 이 말은 우리들에게 너무 익숙한 말이 되었다. 이 말은, 미래 세상의 크기는 상상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한반도의 미래와 관련해 연변 및 조선족사회가 지니고 있는 미래가치의 크기 역시 우리의 상상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21세기의 경쟁력은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어떻게 또 얼마만큼 현재화할 것인가에 따라 결판날 것이다. 전인미답의 새로운 시대는 틀에 박힌 정형화된 인간이 아니라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춘 사람들에 의해 이끌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상상의 크기는 꿈의 크기에 비례한다. 꿈은 또한 희망을 반영한다. 그리고 꿈은 이루어진다. 무한한 상상력이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그 길이 세상을 바꾼 사례는 무수히 많다.

오늘날 상상력이 낳은 가장 위대한 업적의 하나로 두바이의 신화를 말한다. 황량한 모래사막과 거친 바다로 둘러싸인 두바이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낙원으로 바꾼 그 이면에는 한 지도자의 무한한 상상력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에게도 기적과 같은 그런 일들이 적지 않다. 한국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폐허 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을 세워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은 잘살아보겠다는 우리의 꿈이 가져온 결과이다. 2002년 서울월드컵에서 세계축구계의 변방 한국이 4강의 신화를 창조한 것은 우리 스스로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한편의 드라마였다.

상상력의 중요성은 이미 아인슈타인이나 버지니아 울프 등에 의해 일갈된 바 있다. 아인슈타인도 “창조적인 일을 하는 데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의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당시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인 자신의 아버지가 평범한 삶을 살게 된 데 대해 “감성활동을 도외시한 당시 켐브리지식 교육의 희생자”로 묘사하기도 했다.

우리는 흔히 탁월한 상상력의 실례로 콤롬부스의 달걀을 이야기 한다. 너무 간단하고 쉬운 일이지만 그것을 생각해 내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다. 상상하기란 알고 보면 너무 단순하고 엉뚱한 것이다. 그래서 남보다 먼저 상상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일들은 지천에 널려있다. 한민족의 미래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당장의 문제만을 생각하지만 희망을 품고 미래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편다면 이루어낼 많은 것들이 있다.

나는 지금 연변이 장차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좌우할 희망의 땅으로, 연변 조선족동포가 우리와 함께 그 희망을 이루어갈 중요한 매개자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다.

“동북아시아공동체 집행위원회는 오늘 열린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논의를 거듭해 왔던 동북아시아공동체의 수도를 연변으로 결정했다.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연변을 수도로 결정한 이유와 관련, 지정학적으로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역내 모든 국가의 접근성이 용이할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국제화된 특성 등이 중요하게 고려됐다고 말했다.”

20년 혹은 30년 후쯤 동북아시아공동체가 현실화되고 이를 구체화하는 어느 날 우리는 이런 내용의 언론보도를 접하게 될 지도 모른다. 결코 엉뚱한 상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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