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의 중국 방문기 5>

 

사진: 티베트인들이 대소사주변에서 온 몸을 던져 절하는 오체투지가 끊이지 않는다.

온 몸을 던져 절하는 티베트인의 오체투지 신앙
신이 내린 성지 티베트에서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색적인 모습이 티베트인의 오체투지이다.
오체투지란 티베트불교의 절하는 독특한 방식을 말한다. 일반 불교인들이 불교 법당 안에서 불상을 향해 드리는 절과 의미는 같지만 이들의 오체투지는 더욱 강렬하게 온몸을 던져 절을 하는 극적인 방법이다. 말 그대로 오체투지다. 몸을 똑바로 세우고 두 손을 합장하여 이마, 입술, 심장에 댄 후 몸 전체를 나무토막 거꾸러지듯 땅바닥 앞으로 던지며 두 손과 팔을 위로 쭉 벋는 동작이다. 

 

이런 사람들을 포탈라궁의 앞거리, 대소사의 주변에 가면 언제나 만날 수 있다. 분명 우리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었다.

 이날 나는 몸에배인 동작으로 오체투지하는 한 여인을 목표로 카메라를 들었다. 그  여인이 복장과 오체투지가 하도 이색적이여서 내가 사진기를 드리 댄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잠간 오체투지동작을 멈추고 엄숙한 얼굴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었다. 몸에 밴 기자근성이라할까? 나는 “용기”를 내여 재 빨리 사타를 눌렀다. 그리하곤 내가 무안하여 인차 자리를 피해 주었던 것이다.

바로 여기에 실린 사진(2번째,여인)이 오체투지하다 말고 매서운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는 그 광경 그대로이다. 사진이 그런 사연을 지니고 여기에 올렸지만 지금도 그 여인의 매서운 눈초리를 생각하면 나의 마음만은 기자의 그 순발력 긍지 보다도 미안함에 젖어듬을 어쩔 수 없다.

 

 티베트인의 오체투지는 땅땅한 돌바닥에 몸이 글키 우고 상할 위험이 있다. 그래선지 이들은 몸에 가죽으로 만든 앞치마와 손을 보호하기 위한 나무 쪼각 같은 보호대, 그리고 무릎과 팔의 관절부분에도 두터운 천으로 만든 보호대를 차고 있었다. 또 일부는 땅과 직접 닿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돗자리 같은 것도 가지고 다닌다.

이런 오체투지는 법당 안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법당 밖에서 행해진다. 절의 입구, 절을 둘러싸고 있는 코라, 절까지 가는 길 위, 돗자리 위에서 몸을 다해 절을 하고 일어나 돗자리를 들고 3발자국 앞으로 가서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며 그렇게 라싸까지 오는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오체투지는 전반 티베트에서 널리 유행되며 무수히 행해지고 있었다.

이들은 왜 이처럼 오체투지 할까?
한마디로 이들의 강렬한 신앙 표현이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재산을 살아있는 동안 가질 수 있는 좋은 집, 자동차, 장신구, 주식, 별장 등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티베트인들은 죽어서 가져 갈 수 있는 것만을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즉 평생 동안 착한 일을 하여 덕을 쌓는 것만이 죽음너머 세계까지 가지고 갈 재산이라고 믿는다. 그리하여 공을 들이고 덕을 쌓아 다음 생에 축복을 받아야한다. 대다수 라마 불교인들은 부지런히 경전을 읽고 오체투지로 열심히 절을 올리고 잘못한 일에 대해선 그날로 참회하는 삶을 산다고 한다.

그러므로 티베트인들은 재산이 생기면 사원에 시주하거나 라싸 같은 성지로 순례여행을 떠나는 것을 가장 성스러운 일로 여긴다. 지방에서 온 가족이 라싸까지 가족 여행을 오기도하고 또한 오체투지로 대조사 등 사원주변을 돌기도 한다. 그중 경건한 라마 불교인들은 먼 고향에서 몇 년을 걸쳐서 오체투지를 하며 라싸까지 오기도 하는데 이들 옷이 다 해지고 절을 많이 해서 무릎에 피멍이 들어도 마음은 기쁘기만 하단다.

나는 라싸에서 버스를 타고 티베트 제2의 도시 일가체로 가는 도중에 잠시 휴식 터에서 오체투지로 라싸까지 가는 순례자를 보았다. 차마 사진을 찍자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경건한 그 자세, 근엄함이 옴 몸에 흐르고 있었다. 그런 근엄함을 나는 이미 대소사주변에서 오체투지 하는 여인한테서도 받은 지라 아예 사진 찍기를 포기했다. 

대소사와 소소사 주변에는 오체투지로 사원 밖을 도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감히 그들의 앞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

                           (후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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