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의 중국탐방기>

 

사진: 아름다운 양줘용춰호는 티베트의 "신이내린 3대 호수" 중의 하나다. 이 젊은 여인은 호수가 마을에 사는 광광업 봉사 여인이다.

<인터뷰,연재3> 아름다운 양줘용춰호 가의 여인

 

“단돈 5원이예요, 한번 찍어보세요.”
티베트 옷을 곱게 차려입은 한 여인이 따라오며 조른다.
그의 손에는 사슬밧줄이 쥐여졌는데 그 줄 끝에는 송아지만큼 큰 검정개가 매여 순순히 끌려오고 있었다.
이 여인이 나를 “목표물”로 잡은 것 같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티베트의 2번째 도시 일가저로 가는 길목에는 티베트 서북부에서 가장 큰 호수인 양줘용춰호가 있어 이곳 또한 인기 관광코스의 하나라 한다. 버스가 호수가 언덕 산마루에 멈춰 서자 버스에서 쏟아져 나온 여행객들이 다른 버스의 승객과 무리로 합쳐 아름다운 양춰용춰호가 굽어보이는 큰 돌비석 관망대로 몰렸다. 잔잔한 호수 물에는 짙푸른 하늘과 솜구름이 그대로 내려 앉아 진풍경이다. 사람들은 호수가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들을 찍으려고 서로가 좋은 자리를 찾아 달렸다.

자연풍경 보다도 대륙서부 이방인들의 삶에 관심이 많은 나는 그들과 떨어져 현지인들이 몰켜 있는, 기념사진 안내, 골동품장수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 여인은 나를 스스로 찾아 걸려든 “포획물”로 삼고 낚시를 던지는 듯했다.
“아저씨, 저 아름다운 호수 배경에 이 개를 데리고 사진 찍어 봐요. 천생 그림속의 기념이 될 거예요” 그녀는 다섯 손가락을 펴들고 5원을 내라고 조른다.
머리를 치켜 든 커다란 검둥이 목에는 화환대신 태양 빛발처럼 펴져나간 “붉은 솔다발”로 치장하여 한결 의젓한 신사처럼 보이는 것 같았다.
이 티베트여인은 한술 더 떠서 개를 한 메타나 되는 좁은 돌 바위 위에 올려 세우고 잡기를 하듯 나를 그 옆에서 포즈를 취하란다.
“티베트사람들이 개를 좋아 합니까?” 나는 자꾸 말을 걸었다.
그녀는 시끄러워하면서도 “물론이죠. 티베트 인들은 개를 무척 귀여워한답니다. 한 가족처럼 친근하게 지내지요. 허지만 고양이는 미워요. 쥐를 잡아먹기 때문이죠. 귀한 생명을 마구 물어 뜯어 죽이고…….” 그녀는 말 대신 낮을 찡그려 가면서 스스럼없이 나를 개 옆으로 잡아끄는 것이었다.
나는 사진 찍기엔 흥취가 없었다. 대신 그 여인보고 이것저것 되물었다.
“금년에 몇 살 나는가요?”
“네, 20살이에요”퉁명스럽게 한마디 던진다.“어느 마을에 사는데?”
그녀는 대답대신 머리를 돌려 손가락으로 산 아래 호수가 우편 언덕받지의 작은 부락을 가리켰다.

그는 소학교를 졸업하고 이 “관광업”에 뛰어 들었다 한다.
돈을 벌 일념에 빠진 그녀는 더는 나와의 대회엔 더는 관심이 없었다. 나는 부득이 단돈 5원을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는 오히려 그 여인을 개와 함께 사진을 찍게 한 후 시름 놓고 물어 댔다.
“이런 일로 하루 얼마를 버는가요?”하는 물음에 그는 선선히 대답했다. “적게 벌 땐 하루 60원이고요, 많이 벌면 100원은 벌어요.” 괜찮은 벌이었다. 한 달에 2,000원은 수입한다는 이야기다.

“우리친구 또래들이 식당에서들 많이 일하고 있는데 겨우 800원을 벌어요. 그것도 일요일 쉬는 날이 없고요.” 그여는 자기의 “관광 봉사업”에 긍지를 가지는 듯 했다.
티베트 관광코스 길옆마다 크고 작은 음식점들이 늘어섰다. 나도 티베트에 들어서자 음식점마다에 바삐 돌아치는 티베트 처녀애들을  많아 보아 온 터다. 그녀는 이곳에서 음식점 애들보다도 곱절 벌고도 남는다. 대신 수월치는 않아 보였다. 해발 4,480메타 이 호수 언덕 고봉에서 찬바람을 맞아가며 ……. 어린 여인으로 낮엔 마스크를 꼈지만 얼굴은 햇볕에 검붉게 타고 양볼에는 티베트인에게만 볼 수 있는 검불은 반점들을 짙은 화장으로 지우려 했지만 어딘가 자연스럽지만은 않았다.

아직도 가난하고 말끔한 티베트, 그러나 여기에 관광업이 설한풍을 떠이고 일어선 히말라야 산처럼 기둥산업으로 솟아 오른다.
하늘 문이 열리고 청장철도가 뚫려 하루에도 5천 여명이 드나드는 티베트, 세월의 흐름을 타고 대륙 전국은 물론 세계지구촌 인구들이 찾아와 언젠가는 세계의 지붕을 돌아보고 갈 것이다. 섬약한 이 여인은 그 수천만의 “잘 살아보자!”는 몸부림속의 트베티인 중의 한 작은 선구자일 것이리라.

마침, 떠날 시간이 되었다고 버스가 경적을 울린다.
나는 떠나면서 “짜이 잰!(안녕히)” 손을 들고 인사하니 그는 “좋은 하루 되세요”라며 숙련된 중국어로 답해주었다.
버스는 부릉부릉 힘찬 소리를 내면서 티베트의 제2의 도시 시가체로 달려갔다.

                                                  (후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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