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NGO대회 국내에서 처음 개최, 재외동포들의 현실과 과제 등 논의

재외동포들의 권익증진과 민족교육 등을 위해 노력하는 NGO(국제비정부기구) 활동가들이 모여 재외동포들의 권익증진 방안 등을 논의하는 ‘제1회 재외동포 NGO대회’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지구촌동포청년연대(KIN), 동북아평화연대 등 17개의 민간단위로 구성된 ‘제1회 재외동포NGO활동가대회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재단, 한민족평화네트워크(국회) 등이 후원한 이번 대회는 재외동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비판하여 국내외 재외동포 민간 연대의 굳건한 가능성을 펼쳐나가자는 취지로 마련되었으며, 각국 재외동포 NGO활동가 50여 명이 참석, ▷해외각국 동포들의 현실과 과제, ▷한국 내 체류동포의 현실과 과제, ▷한국 재외동포정책의 현황 및 과제, ▷민족교육 활성화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회는 4·19혁명기념도서관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에는, 재외동포 운동사 다큐 영상물을 상영한 뒤 재외동포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전망에 대한 강연과 재외동포사회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로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대회 둘째날과 셋째날에는 현대훼미리 청평가족호텔로 장소를 이동한 뒤, 재외동포 민족교육 활성화 문제, 재외국민 참정권 회복 문제 등을 논의하고, 한국 NGO활동가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대회 둘째 날에, 허명철 연변대미래연구소장이 ‘재중동포사회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로 조선족들의 정체성문제, 인구이동문제, 교육문제, 한국과의 교류문제 등에 대한 강연이 이어져 재중 중국동포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그 해결을 모색하는데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조선족들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허 연구소장은 “조선족은 짜장면과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중국요리로, 중국에서는 한국요리로 취급받는 짜장면처럼 자기의 정체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며,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면을 고려해 구성원들에게 정체성교육을 진행하고 공동체의식을 심어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해결해야 할 하나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 조선족들의 교육 문제에 대해 “조선족학교의 학생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조선족들을 위한 학교도 감소 추세에 있고, 질적으로도 한족학교에 그 수준이 미치지 못한다” 고 말하며, 뿐 만 아니라 조선족들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새로운 문제는, 조선족 구성원들이 자꾸 한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고,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인해 “결손가정의 자녀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연구소장은 “연길시의 어떤 학교는 결손가정의 자녀가 40%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 중 부모의 출국이 24.6%로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 뒤, “학교에서 가정교육까지 책임져야 할 판인데 전문 인력도 너무나 모자르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한국기업의 중국대거진출로 부각되고 있는 조선족사회와 한국간의 교류 문제에 대해서, “조선족사회의 우수한 인재들은 중국진출 한국기업들에게 일차적인 인력 자원인 동시에 한국산품의 시장개척자이며, 한국 또한 중국에서의 조선족 위상을 높이고 경제부흥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한 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제적인 격차, 의식형태, 사회제도, 생활태도 등 의 차이로 여러 가지 모순과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허 연구소장은“이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한민족네트워크 형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며 “우리 민족의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상응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보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마석 모란공원을 방문해 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고 폐막식을 끝으로 대회는 길고도 짧은 나흘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추진위원회의 송동주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를 바탕으로 매년 민간의 주관으로 재외동포 관련 비정부기구 인사들이 교류하는 대회를 마련하겠다”며 이에 따라 “중국동포문제 등을 비롯하여 재외동포정책의 핵심과제를 선별, 제안하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재외동포정책의 수립, 시행, 평가에 기여할 것"이라며 그 포부를 밝혔다.

또, "이번 대회처럼 재외동포 문제에 대한 국내외 여론 및 일반 시민의 관심을 촉발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재외동포들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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