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신장을 이식 받긴 했지만...

한국에 온 지 이제 한달 남짓, 차옥희씨(48)는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너무나 암담한 현실 앞에 하루하루는 버티는 것이 고통스럽다.

차씨의 아들 이진우씨(25)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활기찬 대학생이였으며, 가정에서도 부모님에게 착한 아들이었다.

그러던 이씨에게 갑자기 혈뇨 등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나타났고, 검사 결과 신장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몸이 약해진 이씨는 신장염을 이겨내지 못했고 결국 병은 신부전증으로 진행되고 말았다.

사흘 걸러 한번씩 혈액 투석을 받는 이씨의 병원비로 차씨의 가정 형편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려워져만 갔다. 차씨의 남편 이국철씨(53)가 받는 월급 500위안이 수입의 대부분이었다. 한 달에 3,000원이나 드는 투석비, 주사비, 약값으로 벌써 살림살이는 다 팔아버린지 오래였고, 전세방까지 빼 결국은 차씨의 친정에 얹혀 살 수 밖에 없는 지경이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생활이었지만 차씨의 가족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난 2003년 7월, 북경의 해방군309병원에서 아들 이씨는 드디어 아버지 신장을 이식 받는 수술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차씨 가족의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병원 측의 실수로 수술시간이 너무 지연 돼 아들 이씨는 생명을 다한 신장을 이식 받아 부작용이 생겼고, 차씨의 남편도 그 때의 수술로 신장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앉아있을 때는 복숭아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체가 붓는 등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 남편의 월급이 250위안으로 줄었고, 투석비용조차 낼 수 없게 되자 더 이상 중국에서 버틸 힘이 없어진 차씨는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국에 온 차씨는 한 달여 동안 일자리는 커녕 숙소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지만, 당장에 투석할 돈조차 떨어졌다는 남편의 말에 마음은 점점 조급해져만 갔다. 외국인 등록증을 받은 후 고용안정센터에 15만원을 내고 교육을 받아야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마저도 중국에 보내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추스르고 있다.

차씨는 “지금 아들이 돈 때문에 투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전화라도 자주 못하고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또, “여기까지 잘 버텨준 아들이 대견하다”며, “취업이 빨리 돼서 얼른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멈출 줄 몰랐다.

차씨는 작년 12월, 병원을 상대로 의료사고 소송을 냈으나, 패소 판결을 받았으며 아직까지 변호사 비용도 지불하지 못해 항소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안타까운 차씨의 사연을 들은 서울조선족교회는 이런 차씨의 어려운 사정을 돕고, 아들을 한국에 입국시켜 치료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차씨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차옥희님 후원문의

서울조선족교회  02-857-2291

후원계좌번호

농협 100108-56-042867  차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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