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리포트]연합뉴스 북한영문팀 팀장 곽승지 저

연변 조선족사회는 지금 한국발 열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한국에 가고 싶은데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국을 그리워하는 만큼 쉽게 갈 수 없는데 대한 원망이 크기 때문이다. 역으로 한국에 간 것이 원망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한국방문이 가져온 부작용에서 비롯됐다. 조선족동포들에게 한국은 약이기도 하고 병이기도 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을 동경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또 한국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경우에도 막연히 한국과 한국사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간의 관계맺기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사회가 조선족동포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불가에서는 현생에서 한번 옷깃을 스치기 위해서는 전생에서 3천 번 이상의 인연을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찮은 인연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연변 및 조선족과의 인연은 세세년년(歲歲年年) 이어져야 한다. 그 인연의 소중함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문제가 있더라도 어떻게든 끌어안고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조선족동포들이 한국사회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는 것이 부당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을 탓하기에 앞서 그 이유를 헤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관계맺기에서 비익조가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면 연리지는 인연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