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개방이후 조선족교육의 새로운 도전- 정신철

이주시기부터 개혁개방이전까지 조선족교육은 농촌마을을 토대로 꾸준히 발전하여왔다. 조선족교육이 중국에서 앞선 것은 실제적으로 말하면 농촌의 민족교육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중국에서 앞선 교육수준을 자랑하던 조선족교육도 개혁개방과 시장경제의 풍랑속에서 현재는 흔들리고 있다. 특히 산재지역의 민족교육은 민족교육행정의 미비와 지역적 분산화로 인하여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와 같은 경우는 집거지로서 민족인구의 상대적 집중으로 민족교육과정에서 기타지역의 조선족교육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와 같은 것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큰 지장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산재지역의 민족교육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산재지역 민족교육의 특징을 말하면 첫째, 집결지역에는 교육행정기구가 전면적으로 민족교육을 다루고 있지만 산재지역에는 민족교육행정기구가 설립 되어있지 않거나 혹은 있어도 교육행정기구의 한 부문으로 추진력이 약하다. 둘째, 집결지역의 민족교육경비에 비하여 산재지역의 민족교육경비는 아주 약소하여 심지어 교원들의 필요한 출장과 없어서는 안 될 교수용품의 구입마저 어려운 정도로 경비가 결핍하였다. 셋째, 산재지역의 민족교육은 인구의 분산으로 범위는 넓고 규모가 작아 인력, 재력 등이 더 필요하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럼 조선족 민족교육의 현황은 어떠한가? 여러 현상을 보면 낙관적이 못 된다.

하나는 학교분포가 넓고 규모가 작다. 예컨대 료녕성의 경우 1996년 말 조선족소학교가 모두 165개 있는데 이중 학생이 100명 미만의 학교가 105개 있고 이 105개 가운데 학생이 50명 미만의 학교가 66개 달하였다. 50명 미만 학교의 학생수가 1936명으로 학교당 29.3명이고 학급당4.2명이다. 이 가운데 학생수가 20명 미만의 학교가 16개이고 학생수은 212명으로 학교당 13.3명이고 학급당 1.9명이었다.  분산적인 학교운영은 제한된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없어 교육수준 제고 등에 아주 불리하였다.

둘째는 학생내원이 날로 줄어들고 있으며 민족학교수가 날로 감소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여러 학교의 합병으로 줄어진 것은 괜찮으나 학생 내원이 없어서 부득불 학교문을 닫는 경우가 적지 않아 걱정이다. 흑룡강성 하르빈시의 상황을 보면 1997년에서 2003년까지 조선족소학교의 학생수는 9442명에서 2530명으로 감소되었고 학교수는 102개에서 32개로 감소되었다.  또 길림성 서란시 평안진의 경우 1990년 조선족소학교와 중학교의 재학생이 2800명이었는데 2004년에는 이 두 개학교의 학생수는 327명으로 줄어 들었다. 

세 번째는 교원들의 유실로 교육수준 제고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개혁개방이후 시장경제의 충격하에 많은 조선족 교원들이 교직을 떠나면서 민족교육발전에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한족들은 교원직을 얻어려고 많은 노비를 하는데 비해 우리 조선족교원들은 하던 교원직을 아주 쉽게 그만두는 현상이 부지기수이다. 다시 말하면 수많은 조선족중소학교 교원들이 시장조류에 합류하면서 교원직을 떠나 산해관이남 도시로 또는 국외로 진출하였는바 이 가운데 현성학교와 농촌학교의 교사유실이 더욱 심각하였다. 2002년 연변조선족자치주 농촌 소학교의 경우 교직을 떠난 사람이 172명으로 1995년의 59명에 비해 거의 세배에 달하였다.  요녕성 심양시의 경우 19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조선족 중소학교의 교사가운데 426명의 교직을 떠났다. 

그리고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유실한 교원가운데 대부분이 학교에서 중견역할을 담당한 교원들이라는 것이다. 교원대오의 불안정성은 조선족학교의 교육수준 제고에 심각한 영향을 주었고 조선족학교의 인기하락에 동조하면서 민족교육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네 번째는 민족교육의 내용과 특색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 민족교육이라 하면 민족주체성 교육이 아주 중요하나 과거 우리민족교육에서 이 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리고 교과과정에 민족적인 것이 결핍되고 민족교육의 특징부여가 부족한데서도 잘 표현된다. 예컨대 현재 대부분 조선족학교의 교과과정에 민족역사과목이 없고 조선어문 등도 한어문 교과서를 번역한 것이 주된 내용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섯 번째는 민족교육의 인기 하락이다. 민족성이 결핍한 교육, 생존기능 양성에 부족한 교육, 민족학교의 경쟁력 추락 등이 인기하락을 잘 말해 주고 있다. 민족교육의 인기하락은 많은 조선족학생들로 하여금 한족학교로 가게 한다. 집거지역인 연변의 경우만 보더라고 조선족학령아동가운데 1998년에 조선족소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2493명이고 한족소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1651명이었으며 2003년에는 조선족소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1271명이나 한족소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1900명이나 되었다.

위의 조선족교육에 관한 담론은 어디까지나 조선족이 집거한 동북지역에 관한 것이다. 현재 조선족교육에서 새로운 현상의 하나가 바로 과거에 없던 산해관이남지역의 민족교육문제가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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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글로포럼 forum.zoglo.net/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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