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목사 생사 불투명… 정부, 중국에 재수사 요청


지난 12월 13일, 2000년에 탈북자를 돕다 실종된 김동식 목사 강제 납북에 관여했던 30대 조선족 남성 류영화씨가 한국에 입국했다가 검찰에 구속되었다. 검찰은 류씨가 북한의 공작원 교육을 받은 후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에 있으며 이에 따라 베일에 가려졌던 김 목사 사건의 해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의 전말을 보면, 북한 당국은 김목사가 당시 탈북자를 지원하고 이들에게 성경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요주 인물로 감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목사가 지원한 탈북자들이 북한 당국에 계속되는 감시와 추적을 받아왔으나, 그 당시 김 목사는 탈북자들의 난민지위 인정을 위한 유엔청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몽골에 탈복자 난민촌 건설을 계획하는 등 탈북자 지원활동을 강화했다.

 2000년 1월16일, 김 목사는 중국 지린성의 한 불고기집에서 탈북자 부부와 남자 1명과 점심식사를 한 후부터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가족들은 이튿 날 중국 공안에 실종 신고를 했고 한국 외교통상부에도 이 사실을 알렸으나, 그 이후 김목사를 둘러싼 루머만이 무성할 뿐 어느 것도 확인된 것은 없었다.

 통일부는 2000년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김 목사의 납북사실을 시인했다. 그 후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김 목사 구명운동이 전개된 이후 구명운동본부가 조직되고 송환 촉구 집회와 기도회가 이어졌으며 국제인권단체들도 구명운동에 동참하여 한국정부가 김 목사 송환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현재까지 김목사의 사망설과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세간의 가장 중요한 관심은 김 목사의 생존 여부이며 검찰은 "확인된 바가 없다"는 답변만을 일관했으나, 아직 생존하고 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김목사 피랍 사건이 중국의 묵인이 없었으면 실행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어 중국과의 외교 분쟁의 우려까지 낳고 있는 실정이다.

 류씨의 조사과정에서 류씨를 포함, 김 목사 피랍 당시 북한 공작원들은 중국공안에 전혀 제재를 받지 않고 활동하며 15명의 탈북자를 납치했으며, 탈법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던 남한 인권운동가들은 중국 당국에 적발되면 억류되어 재판을 받는 등 중국 내 남한과 북한이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월 12일, 김동식 목사 납북 사건 및 탈북자 문제 조사를 위해 중국을 방문중이었던 한나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중국이 강제로 저지하면서 외교적 분쟁 문제에 더욱 불을 지펴 김목사 사건의 해결 향방은 이제 중국의 태도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중국 측에 김동식 목사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이며, 북한 공작원들이 김 목사와 탈북자 15명을 납치해 북한측에 넘겼다는 사실을 중국 측에 전달하고 이번 사건을 다시 수사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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