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 이승률 회장 저

요즘 한중간의 인적 물적 교역량은 고무풍선에 바람 들어가듯 팽창하며 성장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사람이 하루 1만 명이 넘고 매주 400편 이상의 비행기가 한국과 중국을 왕래한다. 중국인의 한국방문객수가 최근 5년간 연평균 20%이상 증가해서 2005년의 경우 59만명에 이르며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의 수도 최근 5년간 연평균 50%이상 증가해서 2005년의 경우 295만명에 이르렀다. 화물량도 급증해서 대(對)중국수출액은 최근 7년간 연평균 20%의 증가율을 보이며 2007년의 경우 820억불(3,322만톤)규모로 성장했으며, 대(對)중국수입규모 역시 최근 7년간 연평균 30%의 증가율을 보이며 작년 말 기준으로 629억불(6,146만톤)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2007년 총수출대비 22.1%로 1992년보다 무려 7배가 증가했고 같은 기간 내에 대(對)중국수입은 4배나 늘었다.

한중일 삼국간의 교역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각 국간의 교역비중이 1992년 12.7%에서 2007년 21.6%로 껑충 뛰어올랐다. 앞으로는 더 빠른 증가율을 보이며 상호교역량이 팽창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통합운송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동북아 지역의 통합운송망은 주로 한일해저터널 건설과 함께 북한, 중국(TCR)과 러시아(TSR)를 연결하는 대륙 철도운송망 중심으로 논의를 해왔다. 실제로 내륙간의 고속철도망구축은 상당부분 이미 가동중이다. 일본의 경우 홋카이도-도쿄-큐슈를 연결하는 신간센을 운영하고 있고 한국도 서울-부산간을 3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KTX가 운행중이다. 중국도 북경과 상해를 오갈 연장 1,318㎞의 고속철도가 2013년에 완공예정이다.

지난해 5월 경기개발연구원이 주최한 한중터널 구상에 관한 세미나에서 ‘한·중해저터널 건설의 타당성’ 발제를 한 바 있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리홍 교수는 2030년엔 한·중 연간 방문객수가 4천 만 명에 이르고 연간 화물 운송량은 3.4억 톤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급증하는 물류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한·중간 해저터널과 철도를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강조했다.

때문에 한중일의 학계, 기업계 그리고 많은 정부관계자들은 한일해저터널을 추진하는 동시에 북한지역내의 철도운송망만 연결되면 한중일이 오래도록 기다리던 ‘꿈의 동북아 통합운송망 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내부 상황이 불투명한 상태인데다 그들의 의지를 확인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중간에는 한국과 중국의 연결지점 역시 인구 및 산업밀집지역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여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서, 북한을 경유하는 대륙철도망보다는 황해바다를 가로질러 한국과 중국을 직접 연결하는 한중해저터널에 관한 쪽으로 논의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 활동의 하나로 지난해 초 경기도가 한중해저터널 건설사업을 위한 여론 몰이를 시작했다. 김문수 도지사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이 사흘간 배를 타고 서해와 산동성을 오가며 서해권역 발전을 위한 방안중 하나로 한중해저터널의 본격적 검토에 착수한 일이 그것이다. 경기도가 구상하고 있는 한중해저터널은 평택(미정)과 산둥성 위해를 잇는 374km 구간의 해저터널이다. 하지만 교량으로 바다 중심을 가르는 덴 한계가 있다. 수심이 70여m이고, 선박 이동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양국의 해안에 8km짜리 인공섬을 만들어 현수교로 연결시키고 350km 길이의 해저구간은 TBM 터널굴착공법으로 대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안전을 고려해 해저터널 구간엔 25km마다 환기구를 해면 위로 뽑는 인공섬을 만들고 이 중 몇 개는 공해상의 관광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까지 거론됐다. 한중해저터널은 세계최대 길이로 공사기간 20년, 소요예산 70∼80조원에 이를 것이므로 국가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대형사업인 만큼 경기도는 끊임없는 검토를 통해 계획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해안에서 위해를 가려면 배로 14시간이 걸린다. 평택에서 산동반도까지는 길게 잡아 약 400km정도의 거리인데, 이 거리는 서울-부산보다 가까운 거리로 KTX로 가면 불과 3시간 이내다. 이는 한국과 중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변하게 할 것이다.

참고로, 황해도 용연에 있는 장산곶에서 경기도 백령도를 거쳐 산동성 위해에 이르는 구간은 불과 194km이다. 만일 남북통일이 되거나 또는 현재 상황에서도 남북한 합의에 의하여 이 구간을 한중해저터널 구간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건설 공사비와 소요기간을 대폭 줄일뿐만 아니라 장차 남북한경제공동체 및 한반도 전체 국토균형개발을 위해 획기적인 대안이 형성 될 것이다.

이 과제는 나중에 다시 검토해보더라도, 현재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한중해저터널계획(안)은 환황해 지역경제권을 새로운 판도로 탈바꿈시키기에 충분한 21세기형 Key-Plan중의 하나가 될 만하다.

이런 측면에서, 경기도에서 1,600킬로미터 떨어진 베이징까지 해저터널과 육로를 통해 4시간 안에 갈 수 있는 시대를 기대한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말은 결코 허황된 주장이 아니라고 본다. 그는 또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국 사이에서 한발 빨리 움직이면 호랑이 등에 올라타지만 자칫 시기를 놓치면 코끼리 발에 밝히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비유하면서, 한중해저터널은 물론 일본열도와 연결되는 한일해저터널도 완성시켜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한 추진의사를 밝혀 한·중·일해저터널 시대를 기대하는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에 계속/

pys048@hanmail.net

[저작권자(c) 동북아신문(www.dba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단, 공익 목적 출처 명시시 복제 허용.]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