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에 그런 뜻이?

당신은 중국국적의 동포를 떠올리거나 만났을 때, 어떤 호칭이 떠오르며 어떤 호칭을 사용하십니까? 조선족? 중국동포? 그것도 아니면 중국교포?!!

누구나 한 번 즘 접해본 김춘수의 <꽃>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에서는 호칭과 존재감의 밀접한 연관성을 노래한다. 이 시를 근거로 주장한다면 다소 감성적이다 할지 모르나, 최소한 '호칭'이 한 존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국립국어원이 최근 발간한 ‘이런 말에 그런 뜻이?’라는 제목의 홍보 책자는 지난 4년간 국립국어원이 진행해 온 ‘사회적 의사소통 연구’사업의 결과를 쉽게 풀어쓴 것으로,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현 ‘한국어문기자협회’)와 함께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중국에 사는 우리 겨레를 지칭하는 말인 '조선족'이라는 말 대신에 '중국동포 '또는 '재중동포'라는 표현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기도 한다.

          여러 가지 호칭에 관하여

조선족이란 (중간생략) 중화인민공화국의 민족 분류에 의해서 중국내 56개 민족 중의 '조선족'이라고 통칭되어 있다.

교포란 교포의 교는 더부살이, 임시 거처(居處), 우거하다(寓居: 남의 집이나 타향에서 임시로 몸을 붙여 살다), 타관살이하다, 잠시 머물다를 의미하고 포는 친형제(親兄弟), 동기(同氣: 형제와 자매)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타향살이 하는 형제와 자매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동포란 같은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형제(兄弟), 자매(姉妹) 혹은 한 나라 또는 한 민족(民族)에 속(屬)하는 백성(百姓) 혹은 같은 겨레를 의미한다.

 

*다음(Daum)의 사전과 위키백과 참조

 
먼저 교포라는 호칭을 살펴보자.

"우리는 고국을 등지고 떠돌아다니는 나그네가 아니다. 우리가 택한 새 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값진 인권과 자유를 누리며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 미주 한인들이다. 우리는 떠나온 조국을 돕고 평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교포가 아니다. 우리는 미주 한인이다." 한 미주 한인(그가 원하는 대로 호칭해서)이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내세운 글의 일부이다. 의외로 이들은 교포라는 호칭을 싫어한다.

다음으로 조선족라는 호칭을 살펴보자.

중앙민족대학교 황유복 교수는 "조선족은 조선민족에 대한 약칭이 아니다. 조선족이란 중국 국적을 가진 중국 55개 소수민족에 대한 전문 호칭, 즉 국적과 민족출신을 동시에 표시한 호칭"이라며 "중국의 조선족은 한국이나 북한, 혹은 중국의 한족과도 구분되는 스스로의 조선족 언어, 문화를 지키며 또한 이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면서 국가적으로는 중국정부에 충성을 하면서 자자손손 중국 땅에서 살아나가고자 결심한 민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오마이뉴스 기사 중에서). 황교수는 조선족이라는 호칭 사용을 적극적으로 강조한다.

위의 기사와 같은 주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는 일단 다른 나라는 제외하고 중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황교수가 주장한 대로 '조선족'을 조선족이라 부르는 것에 관하여서는 오히려 한국에 거주하는 많은 이들은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단어가 가진 뜻의 옳고 그름의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통상적으로 갖고 있는 이 단어가 주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인 것 같다. 혹자는 조선족이라는 용어는 전적으로 중국의 민족구분의 행정용어 표현이므로 같은 민족에게까지 민족구분의 개념에 근거한 호칭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호칭은 중국교포, 중국동포, 재중동포, 한국계중국인 등으로 다양한데, 이를 통일시키는 작업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 중국, 아일랜드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동포를 갖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구 소련지역에 거주하는 동포와 중국에 거주하는 동포 그리고 일본에 거주하는 동포의 경우는 특수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호칭문제부터 전반적 동포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소 복잡한 문제가 있다. 각각의 문제는 저마다의 특수성과 개별성을 인정하고 풀어가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민족이라는 개념아래 일관성과 연속성 그리고 차별과 없는 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 당면한 호칭문제의 경우는 해외에 나가있는 동포에 대한 통일된 개념과 중국으로 이주하게 된 동포들의 특수한 역사적 개념을 합리적으로 종합하여 한국과 중국의 의견통일을 이끌어 내어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주동포정책연구소 미드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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