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인력을 향해 가열되는 글로벌 유치경쟁-월드[연재]:해외 이주 연구동향

최근 해외 각국은 고급 인적자원의 유치에 앞다퉈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독일 등 세계강국 뿐만이 아니라 아일랜드, 네덜란드, 싱가포르, 대만 등 경제선진국들도 고급두뇌유치를 위한 비자발급 완화 등 적극적인 개방화를 통하여 인적자원의 확충과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한 중국조차 IT 분야의 고급인력이나 해외유학 두뇌들이 외국 영주권을 취득하고 해당국가 여권으로 귀국하는 경우 중국 영구거류증을 별도 발급하는 등 사실상의 이중국적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회도 2008년 11월 20일 제3국의 고급인력을 EU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하여 EU 집행위원회가 2007년 10월 27일에 제안한 '유럽 블루카드 지침(안)'을 수정·채택하였다(568명 참석, 388명 찬성) 블루카드는 발급시 3년간 유효하며, 향후 최소 2년은 연장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의 범위는 6개월 이내에 가족과 재결합할 수 있고, 배우자도 EU에서 구직활동을 할 수 있으며, 건강보험 등 사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실직 시 6개월 동안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고급인적자원은 'Highly skilled personnel', 'Highly qualified workers', 'Human Resources in Science and Technology (HRST)' 등 다양한 용어로 지칭되는데 OECD 등의 국제기구나 선진국에서는 특히 과학기술분야 인적자원의 가치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이번 미드리 제3호에서는 세계의 글로벌 인적자원 유치경쟁 동향을 살펴보고 개선방향을 짚어보기로 한다.

 

고급인력의 국제이주를 통한 지식의 창출과 이전의 가치가 날로 높아져

최근에 국제적으로 과학기술인적자원(HRST)의 국제이주 규모가 커지고 그 내용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FDI(외국인 직접투자)의 꾸준한 증가 및 R&D의 국제화와 함께 과학기술인적자원(HRST)의 국제이주로 현재 OECD 국가 전 지역에 걸쳐 고급인력 세력이 새롭게 형성되면서 지식의 창출과 이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급인력의 국제이주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경제적 인센티브 즉 더 나은 연봉이나 대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연구자의 경력개발 기회, 유리한 연구기금 조성의 가능성, 더 높은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위해 소위 국제적인 "스타" 과학자와 함께 일할 수는 있는 기회의 제공, 자유롭고 폭넓은 토론의 기회 등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가족 혹은 개인적 인간관계로 인해 특정지역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이러한 다양한 요인으로 일단 이주를 하게 되면 이들은 현지에서 지식의 창조와 확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급두뇌의 국제이주는 노동시장의 국제적 확산을 이끌어

인재유입이 이루어지면 지식의 이주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나게 된다. 무엇보다도 고숙련 인적자원이 보유한 우수한 R&D 능력과 이로 인한 경제적 성과를 포함하여, 관련분야 지식의 흐름이 역동적으로 개선되게 된다. 또한 인력 송출국과의 새로운 협력 사업이 창출되고, 지식을 전수받기 위해 국내의 대학원에 등록하는 학생이 증가하거나, 관련분야 이민인구의 유입으로 회사와 일자리 창출 등이 일어나게 된다. 이처럼 고급두뇌의 국제이주는 국내기업과 외국지식과의 연계를 가능하게 하고, 국외 R&D와 지역 R&D 단체를 아울러 자극함으로써 고숙련 노동시장의 국제화를 확산시키며 해당국가의 특허출원과 기술기업의 창조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표1, 2 참조)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 십여년간 OECD의 많은 국가들은 고급두뇌의 국제이주를 활용하여 광범위한 연구개발과 혁신활동의 혁신과 개선을 이루어 내었다.

 

<표1. 국제이주 연구경력이 있는 연구자의 논문을 인용한 비율, 국가별>

 

*출처: Evidence (2005), p. 25.

 

 

<표2. 외국 공동발명가와 특허, 2001-2003>

 

Note: 특허 수는 날짜, 발명가의 거주국을 우선순위로 하여 단순 계산을 사용.

1. 국내에서 발명한 전체 특허가운데 최소한 1명 이상 외국 공동발명가의 유럽특허청(EPO)에 특허를 신청한 점유율. 이 그래프는 오직 2001-2003 동안 200개 이상의 특허 지원을 나타냄.

2. EU는 한 국가로 취급; EU 내부간 공동작업은 예외.

3. OECD 거주자의 특허는 국제적 공동작업을 포함.

4. 모든 유럽특허청의 특허는 국제적 공동작업을 포함.

 

*출처: OECD Science, Technology and Industry Scoreboard 2007, p 167.

 

송출국의 인적자원 축적에도 도움

연구자와 과학자 등 고급인력의 국제이민은 그들 모국의 지식 창조와 확산에도 유익을 줄 수 있다. 더욱이 고급인력이 개인적으로 더 넓고, 더 치열한 경제체제를 가진 국가로 이주했을 때 그들은 모국에서 보다 더욱 앞선 지식을 생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송출국에게도 유익을 줄 수 있다. 이들이 빠르게 자신의 인적자원을 새롭게 축적하고 생산성을 개선한 후 다시 모국으로 되돌아 갈 때, 모국의 잠재적인 지식의 흐름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급두뇌의 송출국은 반드시 두뇌유출에 따른 손실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선진국에서 지식을 축적하고 모국에 돌아와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원활한 국제이주 순환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귀환이주와 순환이주는 가족유대 및 고용기회에 의해 크게 좌우돼

국제이주의 순환에 대한 데이터는 국외에 장기 거주한 많은 국제 고급인력들이 모국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모국 귀환율은 모국과 거주국의 문화적․경제적 차이가 클수록, 모국과 지리적 거리가 멀수록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고급인력의 이주가 관계 분야 노동시장의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국제순환 현상은 한마디로 고급두뇌의 국제이주가 반드시 제로섬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두뇌순환 (Brain Circulation)" 현상은 국제적으로 지식의 흐름을 자극하고 지역간의 연계를 가능하게 하며, 지속적인 지식 교환을 촉진 확산시킨다. 원활한 두뇌순환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모국이 충분한 수용 용량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귀환한 인재들의 기술과 지식에 적합한 수준의 지역 노동시장으로 재수용 될 수 있어야 한다.

고급두뇌의 국제이주 패턴은 국가마다 크게 달라

과학기술인적자원(HRST)의 국제이주 데이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OECD국가들은 고급두뇌 인재 유입이 유출을 초과하고 이로 인해 순 수혜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프랑스는 인재 유치로 인하여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뉴질랜드와 아일랜드는 상당한 두뇌유출을 겪고 있음이 밝혀졌다. 절대적 수치로 봐서 영국과 독일이 가장 많은 외국적 전문기술인력을 유치하고 있으며,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슬로바키아가 가장 적은 수를 받아들였다. 기타 OECD국가들의 경우, 非OECD 고급두뇌들이 좀 더 중요한 역할을 맡는데,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가 주요인적자원 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OECD국가에서 공부하는 외국유학생의 2/3가 비OECD 국가에서 온 나라이며, 중국, 인도, 모로코, 말레이시아, 홍콩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학생의 이주가 과학기술 분야 고급두뇌의 국제 이주에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OECD국가들은 우수한 학생과 학자의 유입으로 경제적 효과를 얻으며, 지금도 많은 국가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힘쓰고 있다. 반대로 송출국 입장에서 국내학생들이 해외유학으로 얻은 지식과 현지 경험으로 인해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표3은 최근 외국유학생의 등록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표3. OECD국가 내 非OECD 출신 유학생 등록자 수 1975-2005>

*출처: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07

유학생의 경우 현지 고급인력 노동시장에서 이미 매우 중요한 인력으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유학생이 머무를 확률은 출신국가, 전공분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중국의 경우 모국 귀환율이 1995년부터 1998년까지 계속 상승하다가 그 후 2001년까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듬해 2002년까지 주춤하다가 그 후 2005년 현재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표4 참조).

<표4. 중국유학생 귀환율>

*출처: OECD, Review of Innovation Policy, China, based on NBS, China Statistical Yearbook

OECD 국가들의 고급두뇌 유치 전략은 아직도 제한적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자국의 고급두뇌 유치정책과 관련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그 "정도"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공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인재 유치의 맥락에서 고급두뇌의 이주를 장려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공개범위는 경제적 인센티브에서 부터 유치 장려, 이민지원, 외국 자격증 인정을 위한 절차, 사회․문화적 지원혜택, 해외연구의 지원에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다. 다만 어떤 국가는 "모두를 위한 어떤 것"을 제안하는 반면에, 어떤 국가는 몇 가지 정책메커니즘에만 초점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국제이주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고숙련 외국인력 유치 정책이나 전략은 거의 없다. 오직 소수의 국가만이 정책적 관리차원에서 명시적으로 이주(유치/유출) 전략 방침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어떤 정책들은 불분명한 전략을 내세우기 때문에 디아스포라의 유입과 유출에 대한 정부 부처간 정책이 오히려 분산될 위험이 크다. 고급두뇌의 국제이주 정책은 국가의 경제 및 사회적 목표에 기여하고 국가의 개입 근거를 설정하는 광범위한 이주정책에 기초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그런데 고급두뇌의 국제 순환으로 인한 긍정적 이익이 많이 거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이 이미 자국의 고급두뇌 국외이주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거나 또는 국외 이주를 장려하기 꺼려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연구자 및 과학기술인적자원(HRST)의 유출(순환)보다는 유치정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OECD 국가들의 고급두뇌 유치 정책은 일반적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과 이익이라는 제한된 목표 하에 특정한 인구집단만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고급두뇌라고 할지라도 이들의 영주이민까지 장려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제수준의 고급두뇌들은 여러 나라에서 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고급두뇌 유치 관련 소수의 국가정책만 평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어떤 이주정책이 가장 좋은 정책인지 단정할 상황은 아니다.

고급두뇌 유치를 위한 개선과제

OECD국가들은 이미 광범위한 정책 도구를 갖고 있으므로 HSRT 유치를 위해 더 강력하게 혹은 덜 강력하게 때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제이주와 지식 유통 및 이주/연구개발/혁신 패턴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것을 기반으로 향후 국제 고급두뇌의 이주정책을 위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하는 질문이 나온다.

향후 국제이동정책의 디자인에 있어서 첫 핵심적인 단계는 개입을 위한 근거를 확인하고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고급두뇌의 국제이주 필요성에 대한 주요 근거로는 지식 및 정보의 과잉 및 비대칭 문제를 이러한 고급두노의 국제이주를 통하여 긍정적으로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국제이주의 장애로 법적 행정적 장벽을 포함하여, 자금부족, 개인문제와 언어문제가 언급되고 있는데 이러한 장애 해결에 있어서 현재까지는 소수의 정책만이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어떤 정책이 모범적이라고 뽑기는 어렵다.

그러나 순환 이주를 위한 장애제거가 필요

국가 간의 차이를 감안할 때, 정부는 무엇을 더 해야 하고 덜 해야 하며, 또 현상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법"을 뽑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단기성 및 순환이주의 장애 제거에 한 가지 확실한 방안이 있다. 해외에서 단기(그리고 잠재적으로 반복하여)간은 현재의 이주를 저해하고 있는 일부 장애를 피할 수 있고 두뇌순환과 디아스포라와 관련하여 지식흐름을 지원할 수 있다.

국가들은 해외 과학 환경과 현실에 대한 소리를 확실히 수용해야 한다. 게다가 정책의 일관성은 국제이주 정책에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혁신을 위한 해외환경과 과학적 노력이 믿을 만하다는 확신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특히, 혁신으로 결과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과학기술인적자원(HRST)의 수를 늘리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이 사람들은 지식을 창조 및 확산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

디아스포라도 가교역할을 감당해야

또한 디아스포라의 존재는 지식이전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외에 거주하는 모국의 과학기술인적자원(HRST)은 지식의 흐름과 정보 전달을 위한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어떠한 이유로 개인적으로 귀국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더라도 지식흐름이 연계되어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일부 신흥경제권에서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는 과학기술능력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사례로서 증명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급두뇌의 국제이주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혜택을 송출국과 유입국이 모두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한다. 고급두뇌의 국제이주는 '반드시 유치국가에 이득, 보내는 나라 손실'이라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다.

인재 유치를 위한 국내 인프라 확보도 중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인재유치를 위한 글로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많은 OECD 국가들과 경제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는 비OECD 국가들은 한결같이 전문 연구자와 과학자를 유치하기 위한 국가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뛰고 있다. 그러나 현재 혹은 미래 간에 존재하는 두뇌 공급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광범위하게 국제흐름과 이주정책에만 의지하게 되면 오히려 위험을 수반할 수도 있다. 정책은 HRST 공급의 제한을 두는 국내정책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더욱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경제선진국에서는 고급인적자원 유입이,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고급인적자원 송출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송출국의 입장에서는 국가인재의 두뇌유출이라는 종전의 시각과는 달리 두뇌순환, 혹은 두뇌네트워크라는 개념이 세워지면서 쌍방 모두 유익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즉, 고급인적자원의 국제이주에 관하여 단순히 인재의 유출이나 유입의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두뇌네트워크라는 글로벌간 인재협력 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상호 win-win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확립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정부도 최근 들어 국가정책으로 글로벌인재 유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단순히 인력 유치와 송출에 대한 단순 수치 비교에서 벗어나 적재적소에 과감히 외국전문인력을 유치하는 전략과 해외에 나가있는 한국계 전문인력과 이들의 한국과의 우수한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안팎으로 키울 수 있는 자세와 대안이 시급하다 하겠다.

 

<참고자료>

▣OECD(2008), "The Global Competition for Talent Mobility of the Highly Skilled"

▣OECD(February 2009), "The Global Competition for Talent"

▣OECD/France International Conference(December 2008), "The Global Competition for Talent Innovation and mobility of the highly skilled"

미드리 3호 /이중동포정책연구소 소은선(이주동포정책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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