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 회장의 퓨전로드맵

물론 북한 측의 요구에 의해 이 사업이 시작됐지만, 평양과기대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북한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돕기 위한 수혜사업만이 아니다. 평양과기대사업의 첫 번째 목표는 남북한 모두의 장래와 번영을 위해 시작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대학이 문을 열면 남북한 교수와 학자들 뿐 아니라 재외동포 학자, 기업인들까지 함께 만나서 미래의 주역이 될 북한의 청년들을 육성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 통일의 가장 결정적인 장애물인 남북한 간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장이 될 것이다. 오래 동안 갈라져 있던 두 체제가 서로 만나서 함께 공부하며 소통할 수 있는 한반도내 완충지대의 역할을 함으로써 장차 통일로 가는 지름길을 열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남북의 긴장 완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평양과기대가 세워짐으로 남북한의 교수, 학자 뿐 아니라 재미 동포과학자 및 세계 각국에서 교수진들이 들어가서 가르칠 경우, 평양과기대는 북한 심장부 내의 평화구역으로서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전쟁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통한 동아시아의 평화 및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로 이어지는 지름길을 열어 갈 것이다.

세 번째, 북한사회가 자연스럽게 국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은 국제협력을 통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나 인적 인프라가 열악해 국제사회와 원만한 관계를 맺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변과기대 출신의 젊은이들이 중국의 국제분야에서 활발하게 제 몫을 감당하듯 평양과기대를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장차 외국의 기업이 북한에 진출하고자 할 때 혹은 북한의 해외진출과 관계형성에 중요한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네 번째, 북한이 군사적 모험을 피하고 북한 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별히 우리가 북한 청년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분야는 군사적 목적이나 첨단과학분야의 민감한 분야를 다루지 않고 남북한의 경제 협력이 가능한 일부 실용적인 컴퓨터 프로그램밍 분야와 전자산업분야 그리고 북한 사회가 국제무역과 개방사회로 나아올 수 있도록 돕기 위한 MBA 분야,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식품분야, 의료보건분야 및 북한의 노후한 산업을 일으키고 재건할 에너지 및 건설 분야 등 북측 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일과 두 체제가 함께 만나 협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초를 쌓을 것이다.

다섯 번째, 동북아시아 연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평양과기대를 창구로 동북아지역에 평화공존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장차 우리 민족이 21세기 세계를 향해 뻗어갈 수 있는 통로를 열게 될 것이다.

여섯 번째, 동북아시아 연합을 위한 학술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평양과기대는 각종 연구세미나 및 학술 대회를 개최하는 등 대학이 지닌 여러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남북한 학자들이 함께 만나 토론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평양을 향한 한·중·일 학자들의 발걸음이 모아지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북한 체제는 안전하게 국제무대로 진출하며 동북아 국가의 연합을 위한 기초를 놓게 될 것이다. 현재 이 같은 시대 상황 속에서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이미 중국 내에 세워진 중외합작 국제대학이 바로 연변과학기술대학이다. 이 대학은 세계 13개국 이상에서 몰려든 유수의 석·박사 교수진들에 의해 국제화·개방화의 선봉에서 가르치고 있는 대학이며, 창의성과 봉사정신으로 무장된 인재들을 배출하여 중국이 세계화의 중심으로 나아가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같이 평양과기대는 연변과기대가 쌓은 16년간의 노하우와 모델 위에 세워지는 대학이다. 따라서 평양과기대의 건립과 운영은 북한사회를 국제 사회로의 진입을 용이하게 도울 것이며 궁극적으로 동북아시아의 연합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평양과기대는 남북한의 청년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과 책임감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북한에 있는 청년들을 함께 일할 동역자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왜곡되었던 우리의 근대사를 바로 펴고 장차 후손들에게 떳떳한 통일국가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일에 평양과기대가 선봉에 설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남북한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부흥의 산실인 평양과기대 설립의 정신을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평양과기대는 민족 화해운동이다.
평양과기대는 민족 회복운동이다.
평양과기대는 민족 통일운동이다.
평양과기대는 민족 번영운동이다.

많은 우려와 관심 속에서 이제 평양과기대가 곧 문을 열게 된다. 평양과기대는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었던 기적과도 같은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르렀다. 평양과기대가 문을 열게 되면 남북한 뿐 아니라 수많은 해외 동포 학자들과 기업인들까지 함께 동참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평양과기대는 북한을 살리고 북한 주민을 거듭나게 하는, 그래서 그들의 앞날에 밝은 빛을 가져다 줄 기적의 동산이 될 것이라 믿어마지 않는다.

그리고 평양과기대 건립은 단순히 대학 하나를 북한 땅에 세운다는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주지역과 유럽등지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주의깊게 지켜보는 시선들이 많다. 한편에선 타의에 의해 갈라진 한 민족이 반세기만에 스스로의 노력으로 평화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을 경이롭게 바라보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남북한이 가까워지고 하나가 될 것을 우려하여 경계심을 품고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기도 한다.

누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든, 우리는 이 일을 성공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만큼 서로 가까워져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 응집된 우리의 통일염원과 부흥의 의지를 심어야 한다. 한민족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평화와 나눔과 화합의 정신으로 하나가 되어 다시 세계 앞에 떳떳하게 하나된 코리아로 나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동북아 연합의 기초를 닦고 한반도가 동북아시대의 중추지역으로서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세계역사의 흐름을 주도하는 일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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