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화 저

제12장 조선이주민의 민속

만주조선이주민의 풍속은 전적으로 옛것을 전통적으로 계승하여 왔고 완미하게 보존되다시피 되었다. 재만조선이주민의 의, 식, 주는 앞부분에서 이미 말한 바가 있고 9․18사변 후에 와서 좀 별다른 점이라면 옷천의 색깔, 품질의 차이와 주식물의 약간의 변화, 즉 입쌀을 위주로 하거나 좁쌀을 주식으로 한다는 등등이다. 본 장에서는 주요하게 가정의 연중행사, 출생, 결혼, 장례, 사회생활풍습을 적는다.

3.1. 제1절 가정년중행사

3.1.1. 1. 용신숭배

음력 12월 23일 밤중에는 부엌귀신이 승천한다는 폭죽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와 땅을 뒤흔든다. 이 신은 집안의 길흉화복을 주관하는 부신(夫神)으로서 그날 밤에 승천하여 옥황상제를 만나 집안 한 해 동안의 일을 고해바치면 상제는 그것을 참작해가지고 그 이듬해에 그 집안의 길흉복화를 점지한다는 신앙에서 집집이 이날 밤엔 갖은 제물을 마련해 놓고 용신을 전송한다. 제물 가운데는 엿이 꼭 있어야 한다. 그 까닭은 엿이 귀신의 입에 붙어서 마음대로 언짢은 보고를 못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레 만인 그믐날 밤에 길흉화복을 받아가지고 돌아온다고 한다. 이때 돌아오는 신을 맞아 폭죽소리 또한 요란하다.

3.1.2. 2. 대회일

음력 그믐날은 정월 초닷새까지 먹을 음식준비도 하고 안팎을 청소하며 붉은 종이에다 형형색색의 길한 문자를 써서 방안기둥 문설주에 붙이고 또는 문신(门神)이라 하여 공자, 문제, 관세음보살 혹은 용신 등의 그림을 그려서 대문 쪽에다가 붙인다.
가장되는 이는 낮에는 묘지역에 향을 태우고 밤에는 접신하기 위해 집안 총출동으로 요란스럽게 폭죽을 울린다. 조선에서 묵은세배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웃어른께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타며 밤을 거의 새운다.

3.1.3. 3. 원 단

일 년 중 제일 큰 행사는 원단이다. 초하룻날 아침에는 새벽과 함께 문을 열고 새해를 맞아들이며 온 가족은 기쁜 마음으로 세수를 한 뒤 어린애들은 어른들이 선물한 설날옷을 입으며 차렷하고 조상님께 절을 올린다. 그 순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등이다. 그 다음 가족은 자리를 정하고 앉아 준비해 두었던 음식과 술과 음악, 오락으로 새날을 즐긴다. 아이들은 웃어른에게 절하며 새해 인사를 하는데 이것을 세배라고 하며 웃어른들이 아이들께 조금씩 돈을 주는데 이것을 세뱃돈이라고 한다.
이외에 상원(음력 정월 대보름), 청명, 단오, 칠석(음력 7월 7일), 추석(음력 8월 보름), 동지 등 주요한 연중행사가 있다.

[저작권자(c) 동북아신문(www.dba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단, 공익 목적 출처 명시시 복제 허용.]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