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영어교육과 박문수

[서울=동북아신문]세계화라는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많은 시간 동안 단일민족, 즉 ‘우리’끼리 살아왔던 우리들의 생활상에도 조금씩 변화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 주위에서는 등하굣길 초등학생 중에 섞여있는 다문화가정 자녀, 다른 민족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새롭게 느껴질 수 있는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조선족 종업원, 대학 강의실에서 같이 수업을 듣는, 혹은 우리에게 강의를 하는 새터민을 종종 보는 것이 낯설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어떻게 대하여야 할까?

 사실 수 천년 간 단일 민족으로 살아왔던 우리들에게 기껏해야 불과 최근에 대두되기 시작한 이들, 그리고 남과 북으로 갈라진 현실에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 새터민, 우리 국경 밖에서 살아오다가 취업, 결혼, 혹은 일자리를 구하러 온 조선족 교포들은 인터넷과 TV등 매체들과 말로만 들어왔었던 낯선 존재라 할 수 있다. 미국 등과 같이 제각기 서로 다른 혈통을 지닌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온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곳 안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국경의 의미가 쇠퇴해지고 물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인적인 요소까지도 글로벌 월드라는 현실 속에서 확대되어가는 이러한 시점에서 언제까지나 낯설다는 느낌과 시선만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 동안 단일 민족 국가 안에서 살아왔던 우리들에게 이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농촌에서는 더 이상 동남아시아 출신 부인들을 만나는 것이 낯선 일이 아니다. 우리 현실에 적응하고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이들, 그리고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서 이 땅에 들어온 새터민, 조선족 동포들은 어쩌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더 이상 대한민국은 우리 한민족(韓民族)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세태를 지켜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이들을 우리의 한 구성원으로서 포용해야 한다는 것. 우리에게도 다양한 인종, 혈통으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사회적 문화를 이룰 수 있는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 한 예로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이 2010년 11월에 발간한 ‘경기도 국제결혼 이민자가족 변화 추이(2007~2010)’ 를 살펴보자. 본 동향분석은 행정안전부에서 매년도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 외국계주민 현황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 국제결혼 이민자가족의 구성 및 변화, ▶ 경기도 지역별 국제결혼 이민자가족 변화, ▶ 경기도 시,군 별 국제결혼 이민자가족의 국적 현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 분석에 따르면 경기도 국제결혼 이민자가족은 2007년 38,604명으로 전국 이민자가족의 22.6%에서 2010년 26.3%(79,808명)로 증가하였고, 경기도 이민자가족 중 자녀의 수는 2007년 6,617명에서 2010년 29,953명으로 35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중 중국 조선족과 한족 이민자가족이 각각 32.7%와 32.2%를 차지하였으며, 베트남 국적 이민자가족이 18.6%, 필리핀 국적 이민자가족이 5.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그 동안 이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에서 왔다는 이유로, 우리들의 일자리를 이들이 낚아채간다는 이유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또한 미국, 혹은 유럽의 어느 국가를 가게 되면 그와 비슷한 처지가 될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상대적으로 우리가 기피하는 업종, 즉 3D(Dangerous, Difficult, Dirty) 업종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이들은 잠재적으로 우리 경제권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제 인구 임도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제 자라고 있을 그들의 자녀들은 시간이 흘러 그들이 부모가 되고 대를 이어 갈수록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인식이 확실해질 것이다. 더 이상은 이들이 대한민국 외의 다른 곳에서 잠시 온 ‘손님’이 아닌, 우리들과 함께 생활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 중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와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한 구성원임을 명백히 인식하고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추천인: 김범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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