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ruu 수필

누구 못지않게 돈 많은 초심이라는 젊은 부자가 있었다.

근데 그는 단지 돈 많다는 것만으로는 그렇게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

그의 유일한 낙은 사냥하는 것이었다. 사냥할 때면 온 세상을 다 얻는 기분이었다.

어느 날 초심은 큰 결단을 내렸다. 모든 걸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 사냥꾼들과 어울리면서 사냥꾼으로 살기로 작심했다.

그는 부자로서의 모든 걸 철저히 버렸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사냥이 주는 자극과 즐거움을 맛 떨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냥꾼들을 보면 그날 사냥한 후 사냥한 수렵물이 적으면 아주 기분 나빠하였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이 잡은 수렵물이 자기 것보다 많으면 안절부절 못하였다. 이렇게 사냥물에 연연하는 사냥꾼들을 보면서 초심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사냥하는 것이 좋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는 출중한 사냥꾼이었다. 매번 사냥을 시작하면 빈손으로 돌아올 때가 없었다. 그는 사냥한 것에서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다 그날 운이 나빠 헛물켠 다른 사냥꾼한테 가져 다주었다. 그는 그 사냥꾼의 어둡던 얼굴이 환한 얼굴로 바뀌는 것이 좋았다. 초심은 사냥물을 절대 저장하지 않았다.

그것은 다음 번 사냥의 긴박감을 사라지게 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수림전체를 자신의 창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부자였던 초심은 사냥꾼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의 거칠어진 얼굴에는 행복의 미소가 드리워져 있었다.

지금 이 글 보고 계시는 당신은, 당신이 현재하고 있는 그 일 자체와 또 그 일과 어차피 관련되어 있는 이런저런 것들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요?

이 '초심'이라는 사냥꾼을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잃어버리지 않게…기실 초심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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