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전남대 한상연구단, 이동렬 재중동포 초청 강연

"디아스포라 삶과 문화 다룬 문학 발굴을"

이주한인 거주 지역 조상의 피·땀·눈물 베인곳

재외동포 귀화자에 대한 정부 지원·관심 시급

문학 소재 다변화 아시아중심도시 영역 확대를

[서울=동북아신문]"다양한 문학인을 배출한 광주·전남지역에서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한 소설 등 각종 문학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져 나가기를 바랍니다."

지난 10일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초청으로 '제4차 세계한인문화예술포럼'에 참석한 이동렬(54) 재외동포 소설가.

이날 포럼에 앞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작가는 "한국 문학은 내용의 구성측면에서 치밀하고 세밀하며, 다양한 표현력을 갖췄지만 잔향이 없다"며 "한국 문학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문학과 견주기 위해서는 문학 주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외한인 주제 문학 확대를

그는 또 "현재 한국 문학의 벽은 매우 높은 편이다"며 "작가 대부분이 작품 속에 고부간의 갈등을 다루는 등 대부분 가족 중심의 이야기나, 자기 위주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중국, 특히 조선족이 거주하는 연변은 소설 등 문학 분야에서 변두리 문학에 속하지만 디아스포라 등 다양한 문학 소재를 갖추고 있는 만큼 송기숙과 한승원 등 굵직한 작가를 배출한 광주·전남지역에서 연변 등 재외한인에 대한 관심을 갖고 문학의 폭을 확대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광주는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시민들의 의식이 대거 깨어 있어 서울 등 타도시에 비해 통일에 대한 열망 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며 "게다가 음식과 예법 등 전통이 살아 있는 도시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역이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광주가 타 도시에 비해 경제적인 발전이 뒤쳐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상대회를 유치하는 등 굵직한 세계대회를 잇따라 개최한다면 광주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변 변화 뚜렷…관심 가져야

그는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의 삶과 변화양상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근대 이후 한반도와 운명을 같이한 조선족들의 고독하고 불행했던 과거와 함께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조선족 사회 내 코리안 드림으로 인한 재이주현상과 변화상을 토로했다.

그는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따라 고향인 경북 예천에서 두만강을 건너 중국 동북지역으로 이주했다. 이주한 동북지역은 쉽게 개척된 땅이 아니라 조상의 피와 땀, 눈물이 스며 있는 가슴시린 곳이다"며 회상했다. 그는 그의 장편소설 '낙화유수'를 바탕으로 뿌리 없이 흔들리는 삶에 대한 조명과 함께 이주 조선족 사회의 명암을 전달했다.

그는 또 "조선족이 대거 거주하던 중국 연변지역은 최근 외래 한족이 대부분 차지, 조선족들이 설 자리를 잃는 등 위기에 처해 있다"며 "조선족에 대한 존재감은 여전히 있지만 사람들이 대거 사라져 연변 지역 조선족동포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변은 지난 1991년부터 동북아 자유무역지대로 부각되고 있는 상태다. 중국 정부도 장춘과 길림, 도문 등 지역에 선도부 개발 계획을 세우고 고속도로 확포장 공사를 하는 등 오는 2020년 동북아 무역 중심지로 키워 나가고 있다"며 "너무 늦기 전에 재외중국동포들이 연변으로 되돌아와 자리를 잡고, 그들의 문화를 키워 정착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외한인에 대한 지원 절실
이동렬 재외동포 소설가



그는 재외동포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요구했다.

그는 "현재 한국내 거주하고 있는 귀화자는 총 13만명이고, 장기체류자는 35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지원책은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외동포를 위한 노인경로당은 서울 지역에 단 1곳 뿐이다. 재외동포를 위한 단체 지원 등은 사실상 외면 당하고 있다"고 "이는 재외한인들의 동반성장의 길을 저해하는 길이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다문화시대를 맞아 한국내 거주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정부는 한국에 근간을 두고 있는 재외동포 귀화자들이 뿌리를 내리고 정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며 "재외동포 역시 한민족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지난 1990년 '날아간 화환'이 흑룡강신문 대상을 수상한 이후 본격적인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한국 방문취업에 대한 내용을 다룬 '백정 미스터 리', 조선족 사회 내 가족이산을 다룬 '너의 찍어진 치마폭', 시장경제속에 남편보다 돈이 먼저가 되어버린 아내를 다룬 '워리워리', 정치박해로 인한 낙향이후 하루아침에 권력을 잡고 부를 누리는 나의 삼촌을 다룬 '토양대'외, 중편 '눈꽃서정', '푸른 하늘 깊은 은하수' 등 50여편의 중단편소설과 장편 '고요한 도시', '낙화유수' 가  있다.

이들 작품들은 한·중 수교 이후 조선족의 현실과 함께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조선족의 변화 모습을 주로 담고 있다.

그는 "문학은 과거와 미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다. 특히 디아스포라 문학은 정체성의 확립과 함께 다문화 사회 공생공영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며 "광주전남지역이 디아스포라 문학의 이해를 통해 동북아 3국의 문화·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영역을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등일보 김옥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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