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르포]

서울특별시 구로구(区)에 남구로라는 지하철, 버스역이 있다.

“ㅓ”형으로된 도로의 남북과 동쪽은 내리막으로 이어진다.남구로 버스역은 아마도 먼 옛날에 산등허린인 것 같다. 도로의 량옆에는 2~4층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데 반경1000메터 주위에는 인력사무소가 무려16개나 있으며 려행사, 상점, 식당, 직업사무소, 시장, 노래방 등 없는것이 없다.

현지시간 새볔4시부터 지하철역 부근의 인력사무소는 일거리를 찾으려고 온 아저씨들로 붐빈다.

걸어오는 아저씨들、자전거를 타고 오는 아저씨들、택시로 오는 아저씨들 그야말로 인파로 흥성거리는 곳이다. 인력사무소는 단순한 노로동력을 조직하여 수요되는 회사에 파견하고는 수료를 챙기는 업체다. 인력사무소의 특징은 급여(보수)를 당일에 지급한다. 인력사무소를 용역업체라고도 한다. 용역일은 대부분 건설현장이다. 즉 흔히 말하는 노가다 일이다.

회사에서 급여를 제때에 받지 못하는 아저씨들、나이가 50이상 나이 많은 아저씨들은 대부분 인력사무소를 선택한다.

용역은 서울시는 물론 수도권、경기도、심지어 충청남도 당진이라는 곳까지 갈 때도 있다. 용역아저씨들은 주로 봉고차(面包车)、 전용뻐스、 전철을 리용한다.

초담배 아저씨

“아저씨”란 한국에서 남성들을 부르는 호칭이다. 나이가 많던 작던 모두들 서로간 “아저씨”라고 부른다. 혹시 앞에 성을 부쳐 부르거나 이름 모두를 부쳐서 “ㅂ아저씨”、 “ㅈ××아저씨”라 부른다. <<초담배를 피우는 아저씨>>(이후부터 초아저씨라고 부름)는 제일 차한 국어시험 추전에서 재수가 좋아 출국한 사람이다.키는1、5메터에 번대머리다. 허리는 길고 다리는 짧으며 몸은 쇠약하고 나이는 49세다. 읽은 글이 고중 정도라 그래도 우쭐할 때가 많다. 왜냐면 한국에 간 중국동포들의 대부분은 농촌서 왔기에 문화정도가 높지 않다.

초아저씨는 중국 흑룡강성 ㅈ시 시골에서 태여나48살까지 땅과 씨름을 하다가 가난을 면하자고 ㅈ시에 들어가 세집을 맡고 창업을 하였다고 한다.초아저씨는 시장조사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삼륜인력거업을 선택하였다.

인력거는 사람의 힘으로 운행하는거라 비용이 거의 없어 초아저씨에게는 알맞춤하였다. 복이 따랐을가, 아무튼 많은 일감들이 마냥 그를 기다렸다고 한다.

초아저씨는 동네서 인기가 대단하였단다. 특히 아줌마들은 장가를 못간 초아저씨를 인물체격이 좋다거니 자기 녀동생과 약혼하면 좋을 련만,,, 등 기분이 좋은 말만 골라서 수다를 떨었단다.

하루 일을 맞히고 돈을 계산하면 그래도 일당30원 은 기본이였다. 게다가 시장에 들려 할머니、아줌마들의 채소、 고기、 화장지 등을 실어 주면 수입은 더 말이 없고 기분 또한 좋았단다.

초아저씨는2006년말에 한국에 왔다. 김포(시)에서 외국인들을 대상한 “교육”을 받고 “외국인등록증”을 따가지고 일자리를 찾아 다녔다.

처음엔 면목있는 아줌마의 소개로 전라남도의 이름 모를 섬에 가서 어느 어부의 집에서 일하였다.쪽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데 배가 기우적 거릴 때 마다 당금 바다에 빠지는 느낌이여서 도무지 참기 어려웠다. 특히 파도가 기승을 부릴 때면 일어설 념도 못 하겠다는것과 무서움에 일은커녕 멀미로 토하는 것이 일이였다고 한다.초아저씨는 겨우 하루를 마치고 사장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떠났단다.

수소문하여 새로 찾은 일이 작은 부두에서 배짐을 부리우는 일이였다.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상자들을 부리우는 것이 그것도 힘에 부쳐 못할 일이였다. 초아저씨에게는 들기도 메기도 무리였다. 다른 일을 찿아 이곳을 떠나야 했다. 3일의 급여는 생각할 필요는 없고 떠나는것 만으로도 다행이였다.

회사대문을 나서니 어쩐지 외롭기만 했다. 그 누구도 아저씨를 알아봐 주지 않는다. 길을 오가는 그 많은 사람들은 아저씨에게는 큰 부담으로만 생각된다. 마치 중국에서 온 초아자씨는 이 세상서 불필요한 존재인듯 싶었다. 머리가 갈색이고 눈이 새파란 키가 큰 외국인이 초아저씨 앞에서 걸어간다. 마주 걸어오던 젊은 두 남녀가 키다리 외국인을 보며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약간 손을 흔들며 지나간다.

어깨에 배낭을 메고 허리까지 오는 트렁크를 질질 끌며 걸음을 다그치는 초아저씨는 당금이라도 땅속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다.

외국에 가면 언제나 화창한 날씨에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하는 일마다 기쁨이 차넘칠것이라던 아름다운 꿈은 아마도 초아저씨와는 인연이 없는가 싶었다.한국에선 같은 종족일터인데 그 많은 괴롭기만 하다.

목포에 도착하니 저녁6시다. 어디서 밤을 지새워야 할지도 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에 올 때 한화80만원을 가지고 왔는데 지금은 얼마 남지 않았다.

김포에서 “교육”받고 직업소개를 받고 교통비용 등을 쓰다 나니 돈이 거달 나기 시작했다.한국에 온 중국인들은 무조건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주로 사회제도、문화、안전교육이다. “교육”비용은 15만정도다.

한국에는 “직업소개소”가 많은바 소개비는 월 급여의 10℅p 다.낯 선 목포시, 각종 각색 조명으로 단장한 아름다운 밤거리, 오가는 차량들의 눈부신 불빛, 멍하니 서서 앞을 바라보는 초아저씨는 말 그대로 초초하기만 하다.밤이라 인행도에 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다.

행여나 마주치는 사람과 문의하자니 웬일인지 좀처럼 말이 나가지 않는다.

걷고 또 걸으니 위치 파악은 모르겠지만 눈앞에 높이 달아 맨 간판이 보인다.

사우나다.

사우나! 초아저씨는 눈이 확 뜨인다. 여지것 실눈이라고 친구들한테 놀려대던것이 오늘은 밝기만하다. 값을 물어 보니 일인당5000원이란다. 짐을 보관하고 욕탕에 들어가 샤워하니 날것 같은 기분이다.

저녁을 먹어야 했다. 음식진렬대에는 먹고 싶은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군침은 돌기로 확실한데 앞길이 무서워 부득불 닭알 두개에 빵 한 개를 샀다. 물은 셀프인 만큼 마음대로 먹을수 있으니 다행이다.

이불이 없는 잠자리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하기가 그지없다. 세상을 살아 처음 샤워에서 하루 밤을 지새우는것이 어쩐지 내 일이 아닌것 같다. 저 옆에 누운 아저씨는 곧바로 코를 골며 꿈속에 들어간다.

초아저씨는 생각에 잠긴다. 다른 사람들은 잠을 청하자고 뒤적거리지만 초아저씨는 아니다. 편히 잠을 잘 때가 아니다. 두곳에서 일을 하였다 치고 받은 돈이 한푼 없으니 사회봉사를 한셈치자. 래일을 그려 보아야 했다.

초아저씨는 문뜩 희망찬 생각이 떠오른다. 버덕을 나가야 한다. 쓰레기를 줏더라도 서울에, 하물며 한국사람도 서울에 가본적 없는 이가 많다고 하는데야.

서울은 취업정보가 많고 빠르며 일할 기회가 작은 도시에 비하여 많을것이 당연했다.

희망에 도취된 초아저씨는 하루의 피곤을 못 이겨 잠에 빠진다.

이튿날, 잠에서 깨여난 초아저씨는 대한민국지도를 펼쳐 놓고 서울을 올라갈 방안을 결정한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리용하는것이다.

곧바로 짐을 챙긴다. 서빙(복무원)에게 고속터미넬을 물어 보고 출발했다. 서울까지 대략4시간 정도란다.서울남부고속터미넬, 고객들로 붐비는 플래폼, 초아저씨는 허탈한 몸을 움직이며 뻐스에서 내린다.

지하철로선도를 손에 쥔 초아저씨는 글을 안답시고 염소가 우물을 내려다 보듯 로선도를 뚫어지게 내려다 본다. 이때 한 아저씨가 다가와서 신도림을 가자면 어떻게 가야하는가고 묻는다. 초아저씨는 어깨를 으쓱대며 로선도에 손가락도장을 찍으며 이리 저리 설명한다.

초아저씨는 자호감에 웃음을 금치 못한다. 3호선을 타고7호선을 환승해 대림에 갈 생각이다. 대림에는 직업소개소가 많다고 들은바 있었다.

오후2시, 아침은 물론 점심까지 못 먹은 초아저씨는 대림역에 내리자마자 출구에 있는 음식매대에서1000원을 내고 찰떡과 사이다를 사서 먹으며 벽에 붙힌 직업소개소 광고를 본다.

대림의 한 직업사무소, 초아저씨가 문에 들어서자마자 안내원아가씨가 반가이 맞으며 자리를 권한다, 커피를 마이겠는냐며 친절을 보인다. 마치도 제집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이다. 물론 홀아비 신세인 아저씨지만 잠시만은 기분이 홀가분하다. 여덟명 정도 중국인 들이 상담하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노라니 두 세 사람이 직업소개장을 들고 웃으면서 나간다. 직업소개소에서는 많은 회사들과 취업관계를 확보하고 있는지라 사람이 모자랄 정도다. 다만 회사 선택에서 자신과 맞지 않거나 회사요구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가 있을 뿐이다.

소개하는 회사를 보면 대부분 두 셋이서 운영하는 회사로서 어떤 회사는 시골에서 소 5~6마리를 키우는 회사도 있다. 돼지를 사양하는 회사、채소를 가꾸는 회사、김치공장、배 한척을 가지고 고기잡이를 하는 회사,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 회사가 아주 많았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이 모든 회사가 정부 부문에 등록이 되였다는것이다.

이때 한 아줌마가 소개소에 들어온다. 아줌마는 곧바로 ××과장이라고 표시된 책상앞에 가 앉는다.

“과장님, 저는 그 공장에서 일을 못 하겠어요. 제 손을 보세요, 지금 막 헐고 있어요”

아줌마는 두 손을 책상에 올려 놓으며 말한다. 과장은 아줌마의 두 손을 자세히 내려다 본다. 손등은 퍼렇게 부어있으며 피부가 갈라진 사이엔 누르스럼한 고름이 나왔다. 아줌마는 저녁마다 아픔이 어깨까지 미친다며 울상이다. 아무리 보아도 상황은 심각하다.

과장은 전화를 걸어 회사에 문의한다. 회사측에서는 아줌마가 생산품을 조작할 때 부주의로 하여 생긴 일이라고 한다.

아줌마는 어이 없다는 듯이 과장의 얼굴만 쳐다본다.

아줌마는 과장의 소개로 경상북도 ××군의 한 화공공장에 취직하였다고 한다. 장갑을 끼고 이름 모를 가루를 섞는 일인데 어떤 때는 장갑이 뚫어져 물이 묻은 가루가 손에 대일 때가 있었다. 시간이 가고 달이 지나가면서 두 손등이 감각이 없어 지더니 지금은 이런 상황이 되였단다.

말이 없는 과장을 묵묵히 바라보는 아줌마는 어쩔바를 모른다. 침묵을 지키던 과장은 “다른 회사를 소개해드릴게요, 아줌마는 어떤 일을 할수 있어요?”라고 묻는다. 뾰족한수가 없는 아줌마는 방법이 없는지라 머리만 끄떡일 뿐이다.

“아줌마, 수선병원에 가서 치료하세요, 나은 다음 오시면 꼭 좋은 일자리를 소개해드릴게요”

해결책이 없는 아줌마는 두 손을 바라보며 과장님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어디론가 떠난다.

초아저씨 차례다.

소장이란 분이 여러 회사와 하는 일、급여 “월급”、생활조건、회사위치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소장이 “아저씨는 중국에서 무슨 일을 하셨어요?” 라고 묻는다. 초아저씨는 머리를 떨구고 어덯게 말을 하여야 할지 망설인다. 인력거기사라고 말하자니 알아듣지 못할것이고 고중문화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하자니 좀 쑥스러운감이 있어“ 서울에 있는 회사면 좋고요, 하는 일도 수월하면 됩니다. 급여는 월150만 정도고 하루8시간 로동제면 좋겠습니다”

“서울시는 안되고요, 경기도에 가면 어떨가요, 서울부근이니깐 괜찮겠어요?”

두 사람은 서로 회사를 번갈아 고르며 추천하고 선택하며 입씨름을 한다. 마침내 초아저씨 마음에 드는 회사를 선댁했다.

경기도××군이다. 소장은 소개장과 령수증을 초아저시에게 건네며 “아저씨는 처음이니깐 수수료는 10만원만 내세요” 라고 한다.

소개장에는 급여가 120만이라고 밝혀있다. 수수료는 10%p인데2만원을 적게 받은 샘이다.

서울에 온날부터 운이 따른다. 소장은 회사를 찾는 주소와 로선 등에 대하여 자세히 알려주며 문제가 있으면 련락을 하라고 휴대폰번호까지 적어준다.

초아저씨는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소개소를 나왔다.

한국의 수도 서울특별시다. 그 많은 사람들이 오기 싶어도 오지 못하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던 대도시, 오늘은 이 초아저씨가 그 영광을 누릴수 있었다. 여기서 하루 밤을 지내야 했다.

거리에 나서니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20~30 층 고층건물、 줄쳐 다니는 차량들、길 량옆에 줄지은 상가들、 급히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 무슨 세상인지 알수 없다.

다행히 길옆에 “여인숙”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여인숙”은2층인데 층층계를 올라가니 복도 량옆으로 방들이 갈라져있다.

한 아저씨가 복무대에 서 있다. 보아하니 약50세 정도였다. 차림새를 훑어보아 한국인은 아닌것 같았다.

“하루에 얼맘니까?”

”만 오천이유”

“제절로유”

초아저씨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 아저씨를 준다. 아저씨는 벽에 걸린 열쇠를 벗겨 들고 6호라고 씌여 있는 방을 들어간다.

방안에는 침대가 두개 있고 털레비、화장실도 있었다.

“아저씨도 중국에서 왔습니까?”

“맞어유, 내몽골에서”

잠시 침대에 같이 앉아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는 한국에 온지 이미 여러 해였다. 부부가 같이 여인숙에서 일하는데 낮은 아줌마가 나오고 저녁이면 아저씨가 나온다고 한다.

사장은 매일 저녁에 한번 와서 돈을 가져간단다. 부부의 급여는 한 달에 240만이란다. 세집을 잡고 있는데 월소비가 40만 정도란다.

이야기를 나눈 초아저씨는 여인숙을 나와 거리도 구경을 할겸 저녁도 먹을겸해서 발걸음을 옮긴다. 한참 걸어가니 길 건너에 “연변랭면”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마침 배고픈 참이라 랭면집에 들어 간다.

“어서 오세요!”

서빙이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반긴다. 구들에 올라가 니 찬물과 물고뿌가 대기하고 있다. 담뱃재떨이도 등장한다. 초아저가씨는 담배주머니를 꺼내 종이에 만다.

초담배!

중국에서도 지금은 초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드물다. 하물며 소비가 높은 한국에 서 초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을리 없다.

한국인들도 담배를 즐겨 피우는데 담배 한 갑에1500~2500원 정도였다.초아저씨가 초담배를 피우는 데는 남다른 속셈이 있다. 한국에서 최소한 소비를 하는데 초담배를 피우는 것도 한가지 종목이였다. 때문에 한국에 올 때 2년 정도 피울 담배를 가지고 왔다.

서빙이 와서 랭면 한 사발에6000원이라고 한다.초아저씨는 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지라 랭면 한 그릇만 청했다.

랭면맛은 그래도 정품이다. 랭면물까지 다 마신 초아저씨는 고향의 맛을 되새기며 밖으로 나간다.

이튿날, 초아저씨는 소개장을 지니고 회사로 출발했다. 한 시간후 ××군에 도착했다. 전화연결을 한데서 회사의 사장님이 승용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왔다.

화사에 도착하니 산골짜기인데다가 건물도 그리 크지 아니하고 직원 역시 많아 보이지 않는다.사무실에 들어간 사장님이 커피 두 고뿌를 탁장에 올려 놓으며 상황을 자세히 알려준다.

회사는 페물을 처리하는 전문업체다. 주식을 제공하며 급여는 처음 반 달은 현찰을, 그 후부턴 매달25일에 회사원의 겨좌에 입금한단다. 월급여는120만으로서 성과에 따라서 높일수도 있단다. 페물이란 경기도내 병원에서 버린 쓰레기들이다.

숙소는2층인데1층이 아저씨들이 투숙하는 곳이다. 중국아저씨 두 분과 아줌마 세 사람이 있다. 집안에는 자는 방 두칸、 주방、 화장실, 식당도 있고 샤워실도 있다. 사장님이 친절해 괜찮은 느낌이다.

저녁이 되자 아줌마가 밥상을 차려온다. 돼지고기볶음、배추김치、무우김치、감자탕, 밥은 마음대로 먹을수 있었다.식사가 끝나자 아저씨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부부간으로서 길림시 영길현에서 왔고 한 아저씨는 심양교구에서 왔다고 한다. 이 회사로 온지 각각3년、1년반이란다. 나이는 모두 55세다. 시계이9시를 가르킨다. 초아저씨와 심양아저씨는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7시부터 일을 한다고 하니 일찍 자야했다.

이틑날 첫 출근이다.

사장님의 지시대로 멀리서 실려온 페기물차의 크고 작은 박스“상자”를 부리웠다. 페기물은 박스에서 꺼내 보이라 속에 넣어 태워버린다. 박스안에는 병원에서 내버린 각종비닐의기、 피묻은 붕대、 수술때 떼낸 검붉은 살점 등등으로 냄새가 지독하여 속이 울렁거려 도저히 참기 어려웠다.

특히 장갑을 낀 손과 옷에 피물이 묻을 때마다 초아저씨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이마를 찌프렸다.일은 힘들지 않지만 보고 생각되는 것이 여간만 힘들지 않다.더욱이 식사할 때와 잠을 잘 때 하던 일을 생각하면 먹기도 잠자기도 정말 괴롭다.

그래도 사장님은 초아저씨가 일을 잘한다고 아저씨들 앞에서 말한다.

사흘동안 이렇게 참고 견디고 나니 초아저씨는 머리가 흐리멍청하고 사지가 누른했다. 하루에 4~5차씩 들오는 페기물차를 볼 때마다 두려움과 역겨움에 당금 토할것만 같았다. 함께 일하는 아저씨에게 고충을 말하였더니 그저 참고 견딜수 밖에 없단다.

열흘이 지나자 더는 견딜수 없는 초아저씨는 사무소로 향했다.

“사장님, 죄송합니다만 저는 여기를 떠나야겠습니다”

“왜요? 힘든가요? 아저씨는 일을 잘 하시는데, 처음엔 참기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얘요”

“사장님, 저는 래일 떠나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떠나겠다고 결심한 초아저씨를 쳐다보는 사장님은 그저 머리만 흔들 뿐이다.

다음 날, 초아저씨는 사장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길을 떠났다.

아쉬움이 가득한 사장님은 급여는25일 좌우에 아저씨겨좌에 입금하겠다며 갈데가 없으면 또 오라고 권한다.가는 곳마다 돈 한푼 받지 못하고 떠돌이를 하는 초아저씨는 저절로도 답답하기만 하다.

서울로 돌아 온 초아저씨는 값이 싼 사우나를 찾았다.

어느 골목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24시 사우나”라고 씌여 있는 큰 간판이 보인다.

8000원을 내고 짐을 보관했다. 샤워하고 바닥에 누워 있을라니 기분이 불괘했다. 래일이 근심된다. 말할 사람도, 위로해 줄 사람도, 보이는것은 천정뿐이다.

 

문뜩 머리에 김포에서 “교육”을 같이 받던 ㄱ아저씨가 떠오른다.초아저씨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번호를 찾는다. 다행히도 지워지지 않았다.전화를 하니 무슨 영문인지 도무지 받지 않는다. 시계를 보니 6시50분이다.

초아저씨는 3000원을 내고 라면을 청했다.

전화별이 울린다. 급히 전화를 받으니 ㄱ아저씨다. ㄱ아저씨는 방금 퇴근하는 길이라며 지금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었다. 초아저씨는 이런저런 일로 지금은 서울에 왔다고 했다. ㄱ아저씨도 서울에 있는데 래일 아침4시에 남구로라에서 만나자고 한다. 초아저씨는 살길을 찾은 기분이다。

한국에서 면목있는 사람을 만난다는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하물며 만나본지5개월 후에.홀로 헤매면서 떠돌던 나날이 얼마나 외로웠던지 그 누구도 알수없다. 초아저씨는 괴로움을 달래며 털레비죤을 본다.아침 일찍 남구로에 도착하니3시50분이다. ㄱ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구로는 그야말로 오가는 차량과 인파들로 흥성거렸다。

ㄱ아저씨가 나타났다. 모자를 꾹 눌러쓰고 어깨에 큼직한 배낭을 짊어진 ㄱ아저씨, 보기만도 름름하다. ㄱ아저씨는 이곳에서 용역을 한단다. 하루 일을 하면 그 즉시로 현찰로 결산 받으며 휴식 일은 따로 없이 자기로 지배한다며 감사하게도 일할 생각이 있으면 자기가 인력사무소에 소개하겠다고 한다.

초아저씨는 세상에 어찌 이런 좋은 일도 있느냐며 기꺼히 대답 했다.

ㄱ아저씨는 초아저씨를 데리고 ××인력사무소에 갔다. 사무소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가득하다. ㄱ아저씨는 사장에게 초아저씨를 소개 했다. 사장은 초아저씨를 쳐다보더니 래일부터 오란다.

초아저씨는 ㄱ아저씨와 작별하고 사우나에 와서 짐을 가지고 ㄱ아저씨가 알려준 곳을 찾아갔다.

ㄱ아저씨가 알려준 곳은 남구로서 멀지 않는 가리봉시장부근 ”중국동포타운”이다. 한 달 집세가 10만원이다. 식사는 본인이 해결한다.

여기에 있는 아저씨들은 모두 중국동포로 대부분은 동북 3성에서 왔다.

모두 36명인데 잠간 머무르는 아저씨도 있고 장기간 머무르는 아저씨도 있었다. 장기적으로 머무르고 있는 아저씨들은 대부분 나이가50세 이상으로 남구로 부근에서 로가다 일당을 한다..

초아저씨는 오늘부터 서울시 사람이 되였다

속이 편하니 한가한 생각이 들었다. 옥상에 올라가 니 쏘파며 담배재털이, 옷을 거는 바줄도 있다.

옥상 아래는 남서방향으로 큰길이 있고 남쪽으로는 가리봉시장으로 가는 길이다.

초아저씨는 아침을 먹으려 떠났다.

집을 나서니 앞은 큰길이다. 길 량편은 상가들로 “김밥천국”、“차이나직업소개소”、만두집、상점, 노래방 등 아무튼 있을 것은 다 있었다.

만두 한 사발에 4000원, 국밥은 3500원이다보니

초아저씨는 식당에서 먹을 정도가 아닌가 싶어 걸음을 옮긴다. 한마트(超市)에 들어가보니 辛라면 하나에1000원, 한봉지에 다섯개로4500원에 살수 있었다. 그리고 1000원을 주고 마늘을 두 대가리를 샀다.

ㄱ아저씨가 일을 하자면 장갑과 안전화가 꼭 있어야 한다기에 새 안전화는 한 컬레에 5만원 ,장갑은 하나에 600원이라고 하니1만원을 내라는 중고 안전화를 흥정하여 8000원에 사고 장갑은 중고가 없으므로 방법 없이 새것을 샀다.

이쯤이면 생활과 일을 할 준비가 다 된듯싶어 집에 돌아와 라면을 먹고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이튿날, 초아저씨는 모닝콜(휴대전화를 리용하여 시간을 정하면 지정한 시간에 소리가 울린다.)소리에 일어나 치솔질을 하고 일하려 떠났다.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때는 4시30분, 길 건너편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모두들 어깨에 배낭을 메였다. 용역일을 하는 아저씨들인 모양이다. ㄱ아저씨가 소개한 인력사무소에 가니 이미 10여명 아저씨들이 와 있었다.

아저씨들은 모두들 담배를 피우며 가끔씩 서로 말을 건네고 있었다. ㄱ아저씨도 왔다. ㄱ아저씨는 초아저씨를 보자 준비는 다 되였는가고 묻는다. 초아저씨는 머리를 끄떡이며 담배쌈지를 건넸다.

5시가 되자 아저씨들은 “주민등록증”、 “외국인등록증”을 사장에게 제출한다. 인력사무소에서는 매일 등록증을 체크하는바 등록증이 없으면 일을 안배하지 않는다. 한국인 아저씨도 몇 분이 있었다. 오늘은 30명 정도다. “ㄱ××씨、 ㄴ××씨、 ㄷ××씨、…” 사장이 이름을 부르며 하루 일을 안배한다. 무슨 영문인지 초아저씨 이름은 없다. 오늘은 데마(일이 없거나 안배를 하지 않음)인가?

사무소의 습관은 이미 다녀온 아저씨들을 모두 안배한 후에야 처음 오는 아저씨들을 안배한다. 하물며 초아저씨는 오늘 처음이니깐.

“초××씨, ㄹ아저씨를 따라가세요”

이제야 사장이 초아저씨 이름을 부른다. 지점은 인천시 ××동이란다.

 

초아저씨는 싸인지(용역사무소에서는 “일 안배 확인서”를 현장에 보내여 싸인을 받게 한다)를 가진 ㄹ아저씨를 따라 출발한다. 모두6명이다. 싸인지를 가진 ㄹ아저씨가 앞에서고 그 뒤를 아저씨들이 따른다.

 싸인지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용역에서 인력사무소 혹은 현장에서 직무를 준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팀장”이라고 부른다. 왜냐면 이 사람은 같은 곳에서 일을 오랫동안 하였기에 일에 능숙할뿐더러 현장에서 사람들을 조직할 권한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무소에 돌아와서 “××아저씨는 보내주지 마세요” “일하기 싫어해요” 하고 고발한다면 그 아저씨는 짤리운다.

“팀장”은 싸인지에 적힌 아저씨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데리고 다녀야 한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떨어뜨리면 인력사무소에선 “팀장”을 해제시킨다. 때문에 “팀장”은 떠날 때면 싸인지에 적혀있는 이름을 소리쳐 불러 확인하고 떠난다.

 ㄹ아저씨는 길 건너편으로 걸어가는데 걸음이 어찌도 빠른지 잠간 사이에 사람들 속에서 사라진다. 초아저씨는 안간힘을 써서 사람들 속을 비집고 ㄹ아저씨를 따라 간다. 뻐스역에 도착하니 다들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ㄹ아저씨는 말 한마디가 없이 뻐스를 기다린다. 뻐스역에도 인력사무소가 있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차를 기다리는 아저씨들、 아줌마, 하루의 시작은 긴장감에 빠져 있다.

 뻐스가 련이여 달려온다. 이른 아침이라 내리는 사람은 없고 오르는 사람밖에 없다. 세번째 뻐스가 다가 와서야 아저씨들이 차에 올랐다.

 구로역에도착하니 ㄹ아저씨가 제일 먼저 차에서 내렸다. 처음인 초아저씨가 교통카드를 잘못찍어 소리가 안 난다. 다급한 초아저씨는 카드를 검사대에 아래 우로 마구 비벼대며 다행히 내렸다.

 아저씨들은 구로역에서1호선 인천행급행전철을 기다린다. 첫 차 시간은 5시20분이라 아저씨들은 플래폼에서 기다린다. 팀장이 어느 바군에 오르면 아저씨들도 같이 따라 행동하여야 한다. 팀장은 일부러 알려주지 않을뿐더러 아저씨들도 묻지 않는다. 팀장의 위력이 바로 이것이다.

 부평역에서 인천1호선을 환승했다.십여분 걸어서 현장에 도착했다. 아저씨들은 함바(현장 식당을 이르는 말)에 들어간다. 어깨에 멘 배낭을 한 줄로 바닥에 내려 놓고 식사를 한다. 용역일을 하는 아저씨들은 돈을 내지 않고 아침、 점심을 먹는다. 물론 돈은 누가 지불하는지 알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초아저씨는 밥을 많이 먹는 편이다. 그는 밥을 2인분 만큼 뜨고 채를 담는다. 식당아줌마가 탕을 떠준다.

식사후 아저씨들은 건물1층 콩크리트바닥에 합판(多层板)을 놓고 앉아서 배낭에서 옷을 꺼내 바꿔 입는다. 팀장이 안전모、안전띠를 가지고 와서 아저씨들에게 하나씩 나누어준다.

“우리 현장은 안전제일입니다”. “안전띠 안전모 착용은 우리의 자랑” “아빠 오늘도 안전작업 하세요” “가정의 행복은 우리의 안전”

 현장에는 이런 안전현수막이 많이도 걸려있다.

6시50분, 옷을 갈아입은 아저씨들은 담배를 피운다. 현장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적다.

7시가 되자 아침조회가 시작된다. 우선 음악에 맞춰 “국민체조”를 한다. 조회장은 200~300명 정도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장소다. 조회가 끝나면 업체별로 하루의 일을 통보한다.

 현장안전요원이 “안전모 착용 좋아”하고 웨치면 전체 아저씨들이 “좋아! 좋아! 좋아!” 삼창을 하며 박수를 친다.

조회가 끝나면 각 팀에서 회의를 하는데 일 안배와 안전을 강조한다.

 팀장이 초아저씨 등3명을 26층에서 일을 하라고 한다. 아저씨들은 장기(공구)를 가지고 반장을 따라 작업용 엘레베이트를 타고 올라간다.

 현장에서 용역일을 하는 아저씨들은 대부분 자재정리를 한다. 26층에는 천정과 벽체에서 뜯어 낸 자재들로 꽉차있다. 반장은 여차여차 하라고 지시한다. 아저씨들의 최고 지도자는 반장이다. 현장사장(소장)과 과장、차장 등 관리인원들과는 접촉이 없다.

 현장에서 제일 꼴찌가 바로 용역일군이다. 그 어떤 팀 아저씨들도 용역아저씨를 이래라 저래할수 있다. 초아저씨는 반장이 시키는 대로 폼(模板)을 자재가 겹친데서 빼낸다. 폼의 길이는 1、2메터고 넓이는 200~600센지메터다 .빼낸 폼은너비 1、2메터 길이 1、8메터로 30층으로 쌓아야 한다. 폼의 무게는 약20kg다.

 아저씨들은 자재를 분리하여 다이(자재를 쌓는 틀)에 채곡채곡 쌓는다. 반장이 서서 보는 터라 그 누구도 주춤하지 않는다. 행동이 어찌도 빠른지 그 누구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초아저씨는 그야말로 목구멍에 불이 날 지경이다. 얼굴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잔등은 이미 젖은지 오래다. 팬티가 땀에 엉켜서 다리를 움직이기가 정말 힘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반장이 참(간식)을 가지고 온다. 현장에선 오전 오후 한번씩 참을 제공한다. 참은 빵과 음료수다. 땀투성인 아저씨들은 앉아서 참을 먹는다. 참을 먹는 시간은 약 5~6분 정도다.

 또 다시 일을 시작한다. 초아저씨는 일솜씨가 서툴다. 반장은 가끔 이리저리 하라고 알려준다. 폼을1、5메터 높이로 쌓으니 초아저씨의 키작은 높이로선 폼을 더 높이 올릴수가 없다. 할 수 없이 폼을 아래에다 받쳐놓고 올린다. 폼을 들어 올릴 때마다 어깨가 아프다. 옆에서 일하는 아저씨들을 바라 보니 얼굴에 먼지와 땀이 엉켜서 얼룩고양인가 싶어 웃움을 참기 힘들었다.

 반장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웃층에서 팀장님이 “초아저씨” 하고 몇번 부른다. 초아저씨가 베란다에 나가 올려다 보니30층에서 팀장님이 내려다 보며 점심 먹으려 가란다. 초아저씨는 아저씨들에게 팀장님의 말을 전했다.

점심메뉴(菜谱)는 물고기튀김、닭알볶음、 고사리메움、 묵、 깍두기、 배추김치다. 현장 식사기준은3500~4000원 정도로서 어떤 함바에서는 영양사가 메뉴를 지정한다.

 점심식사가 끝나자 아저씨들은 잠자리를 찾아 휴식을취 한다.

점심시간은 11;30~13:00이다. 아저씨들은 합판 혹은 박스를 펴서 깔고 누워 쉰다. 초아저씨는 장갑 낀 손이 저려나고 어깨가 시큼했다. 팀장은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오후 일은29층에서 한다. 인천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높고 낮은 층집들, 거리에서 질주하는 차량들, 가까이에 있는 시장도 보였다.

 멀리 섬과 바다도 보인다. 바다에는 여러 척의 배들이 대기하고 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이 맞대고 있는 저 멀리를 바라보는 초아저씨의 마음은 한없이 설레였다.팀장은 다 쌓은 자재를 반새(鉄丝)로 묶는다. 정리된 현장은 그야말로 까준하다. 초아저씨는 핀(폼을 련결하는 못)을 주어 마대에 넣는다.

 퇴근시간이다. 아저씨들은 엘레벨트를 타고 내려와서 옷을 갈아 입는다. 얼굴은 먼지투성이고 속옷은 푹젖었다. 팀장이 싸인지를 가지고 온다. 하루 일은 마무리가 된 셈이다. 아저씨들은 배낭을 메고 전철역으로 향한다 초아저씨는 맨뒤에서 따라간다.

 전철역이다. 퇴근시간이라 사람들로 들끓었다. 전철이 소리내며 서서히 멈춘다. 차안은 승객들로 붐빈다. 전철은 모두48개 좌석인데 그중6개는 장애인, 로약자 좌석이다. 이 좌석은 승객으로 붐비지만 비여있을 때가 많다. 빼꼭히 선 사람들 속에서 아저씨들은 배낭을 메고 힘들게 서있다. 초아저씨의 배낭이 사람들 사이에 끼워 움직이기도 힘든데 목적지까지 서서 가야만 하는 것이 용역일을 하는 아저씨들의 신세다.

 아홉역을 경과하여 마침내 환승역에 도착했다. 플래폼은 사람천지다. 초아저씨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에게 밀린다

초아저씨는 가까스로 팀장 뒤를 따른다. 25분 정도 걸려 온수역에 도착했다. 팀장은 아저씨들을 세여 보고 틀림없음을 환인하고 7호선에 환승한다. 다섯번째역이 바로 아저씨들의 최종 목적역 남구로역이다.

 인력사무소에 당도하니6시50분이다. 팀장이 싸인지를 사장에게 건넨다. 아저씨들은 자기 이름 옆에 싸인을 하고 돈을 받아가지고 사무실을 나간다.

 사장이“초××아저씨 수고 했어요, 래일 또 오세요” 하며 돈을 건넸다. 7만2천원이다. 단가 8만원에서 수수료10%를 감한 다음이다. 중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350원 정도다.

 초아저씨는 한국에 와서 처음 손에 돈을 쥐여 본다. 그것도 하루에 이 많은 돈은 인생에서 처음이다. 당금이라도 부자가 되는 듯싶었다. 이대로 나간다면 한달 수입은 200만 정도는 문제없을 것 같았다. 모든 피로와 고달픔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들뜨기만하다.

 다음 날 초아저씨는 서울시 양천구에 가서 일을 한다. 현장에서 쓰레기를 온 하루 줏고 왔다.

 초아저씨는 매일 저녁 라면으로 끼를 해결한다. 같이 있는 동료들은 때때로 식당에 가 푸짐이 먹으라고 권고한다. 건강이 최고라고 신심 당부한다. 초아저씨는 현장에서 두 끼를 잘 먹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라면을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함께 있는 동료들 중 어떤 아저씨들은 저녁이면 풀고추 다섯개에 고추장、두부 한모、 막걸레 한병、라면으로 요기하고 다른 한 아저씨는 양파 두개、김 두줄、맥주 한 병으로 대충 땐다.

 더욱 한심한 아저씨는 일당 돈을 가지고 곧 바로 “호프커피” 집에 가서 아가씨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같이 있는 동료들 중 돈 씀슴이 가 헤퍼서 여러 달 집세까지 미룰 때도 가끔 있는 아저씨도 있다.

관리원 아저씨가 ××원인으로 “중국동포타운”을 페한다고 알렸다. 초아저씨는 우연한 기회에 같이 일하는 아저씨 소개로“고시원”으로 옮겼다.

 “고시원”은 방 하나에 한 사람씩, 방안에는 침대 하나 털레비 등이 있다. 식사는 하루 세끼를 제공하는데 김치와 밥이다. 주방에는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어 채소나 고기를 사서 자기 절로 마음대로 볶아 먹을수 있다. 한 달 요금은 15~22만 정도다.

 초아저씨는 일당 일을 견지하면서 경제상、생활상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난에 쪼들려 입을것도 먹을것도 변변치 못하던 초아저씨, 오늘은6만원짜리 웃 옷을 사 입었다고 자랑한다. 생활도 대폭 피였는바 가끔 시장에서 순두부며 꿀사과며 뀰도 사먹는다고 한다. 담배도 두달에 한번씩 말보로를 한갑씩 사 피운단다. 특히 휴식할 때면 먹어 보지도 못했던 커피도 한잔씩 마시며 방에서 텔레비를 시청한다며 에깨를 으쓱했다.

 초아저씨에게는 감개무량한 기억이 하나있다. 한번은 일당일을 하는데 사극(历史剧)드라마에서 태감(太监)역을 출연했다는것이다.

 단가는5만원인데 받은 돈보다 연기를 하였다는 것이 의미가 하다는것이다.

용역일은 가지각색이지만 아저씨들은 모든 일을 가리지 않았다.

3년 동안 초아저씨는 무려3천만이라는 거액을 모았다.

초아저씨는 찬란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5년후 고향에 돌아가 도시층집도 사고 장가도 들고 모터가 달린 삼륜차를 사서 두 번째 창업을 시작하겠단다.

 류학생아저씨

오늘 인력사무소에 젊은 청년이 나왔다. 왜소한 몸집에 얼굴은 둥글다. 손에 비늘박막을 쥐고 안전화를 신었다. 쏘파에 앉아 있는 아저씨들은 의아한 눈으로 그를 쳐다본다. 이처럼 젊은 사람은 인력에서 처음 이다.

 

젊은이는 등록증을 사장에게 건넨다.

 

“배낭은 가지고 안 왔어요?” “준비를 다하였습니다”

 

서로 말을 건네며 사장은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한다.

 

4시50분, 사장은 아저씨들 이름을 부르며 싸인지를 각 팀의 팀장에게 준다. 아저씨들은 두 셋씩 무리지어 사무소를 떠난다. “유××아저씨, ㄷ아저씨를 따라가세요”

 

사장이 젊은 청년에게 말한다.

 

젊은 청년(유아저씨로 간칭함)은 중국에서 온 류학생이다. 나이는 26살, 한국에 온지2년.그는 생활소비를 보태기 위하여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용역에 다닌다고 한다.

 

ㄷ아저씨는 사람 수자를 점검하고 선두에서 출발한다. 어깨에 배낭을 멘 아저씨들이 뒤를 따른다. 아직도 뭇 인력사무소 앞에는 안배를 기다리는 아저씨들로 북쩍인다. 용역일을 하는 아저씨들은 매일 일 안배를 받는다는 장담을 못한다. 각 인력사무소마다 일감이 늘 많다고는 할수없기 때문이다.

 

용역사무소 사장 역시 까다롭다. 말이 많거나 나이 많거(60이상은 불가능)나 자주 나오지 않고 현장에서 일을 잘 하지 못한다고 전화가 오거나 안배에 복종하지 않는 이들은 후보 인력으로 전락된다.

 

인원이 모자라거나 부득이한 경우일 때만 기회가 차려진다. 때문에 일 안배를 받은 아저씨들은 자부심과 자호감에 우쭐할 때도 가끔있다.

 

571번 뻐스가 온다. ㄷ아저씨는 손을 들어 신호를 한다. 새벽에 뻐스로 가는 로선은 전철에 비하여 빠를 뿐만 아니라 교통비도200원 싸다.

 

뻐스는 한강을 건너 계속 달린다.

이른 아침이라 길에는 차량들이 많지 않아 속도가 꽤 빠르다. 아저씨들은 자리에서 두 눈을 감고있다. 피곤한 모양이다. 그럴수도 있다. 인력사무소에 중국시간4시 전까지 도착하여야 하니 거리가 먼 아저씨들은 몇 시에 떠났겠는가를 생각만 하면 불 보듯하다. 심지어 어떤 아저씨들은 택시를 타고 온다. 50분 정도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현장 함바에 들어가니 식사하는 아저씨들이 눈에 띄운다. 벽에 걸린 시계가6시를 가르쳤다. 아저씨들은 어깨에 멘 배낭을 내려놓고 식사를 한다. 반찬은 배추김치、깍두기、콩나물、참치、김、순두부、된장국이다

 

식사후 아저씨들은 건물안으로 들어가 작업복을 바꿔입는다. 유아저씨는 입고 온 바지를 뒤덮어 입는다. 바지안주머니가 허망에서 춤을 춘다.

 

옷을 갈아입은 아저씨들은 담배를 피운다.

로가다에선 흡연이 필수다. 현장에서는 일터마다 이동용 재떨이를 제공한다. 재떨이 아래에는 “불조심” 이라고 씌워져 있다. 관리자들도 담배를 피운다. 휴식시간이 없는 건설현장은 오직 담배를 피우는 기회만이 쉼이다. 담배 한 갑에2000~2500원 정도다. 아저씨들은 하루에 담배를 한갑 이상을 피운다

 

7시에 조회사 시작된다. 안전모를 벗어 땅바닥 한쪽에 줄지어 놓고 몸 돌림 운동을 한다.

파트회의를 마치고 건물3층으로 간다. 언제 해체 하였는지 바닥에는 자재로 꽉 차있다. 엉켜져 있는 자재를 뜯는 사람、자재를 나르는 사람、자재를 쌓는 사람、다이(일종 자재를 놓는 틀)를 짜는 사람, 아저씨들의 손발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아저씨는 팀장이 시키는 대로 “사뽀도”(천정받침대)와 “폼”(模板)을 나른다. “사뽀도”와 “폼”은 자재정리에서는 제일 무겁(15~20kg)고 기름이 붙어 있기 때문에 누구도 하기 싫어한다. 유아저씨는 “사뽀도”와 “폼”을 분주히 나른다. 현장에는 “천천이”라는 두 글자는 절때 안된다.

 

“빨리, 빨리”는 건설현장의 핵심이다.

한국인들은 “빨리,빨리”가 있었기 때문에 나라가 발전하였다고 한다. 반장이나 팀장이 모두 “빨리,빨리”를 웨치고 있다. 신바닦이 닿도록 일하는 용역아저씨들은 “빨리, 빨리” 속에서 몸부림친다. “사뽀도”와 “폼”을30여 개를 나르니 유아저씨얼굴에는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어깨가 땀에 젖어있다. 사지가 나른하고 신발이 질질 끝긴다. 처음용역에 나온 아저씨들에게는 이 일이 첫 발자국이다.

 

9시30분, 반장이 참(간식)을 가지고 왔다. 모두8명(일인당 빵 하나 음료 한 병)인데12명 몫을 가져왔다.

유아저씨는 땀을 닦고 마지막으로 사이다를 손에 들고 자리를 찾아 앉는다.

참은 빵、과자、김、우유、콜라、커피、귤물 등 이다. 추운 겨울에는 뜨겁게 공급한다.

“아저씨, 하나 더 드세요”

 

팀장이 빵과 커피를 건네며 말한다. 유아저씨는 “감사합니다”며 두 손으로 받는다. 참을 다 먹은 ㄹ아저씨가 유아저씨 옆에 와서 “일을 할만해요?”하고 묻는다. 유아저씨는 그저 머리를 끄떡일 뿐이다.

“빨리, 빨리”하는 일이 어느 일이 쉽겠는가.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유아저씨, 힘든 일이란 어떤것인지 모르던 유아저씨, 오늘에야 “뼈빠지게 일한다”를 뼈저리게 느낀다.

 

다시 일을 시작한다. ㄷ아저씨가 앞에서 자재를 뽐아낸다. 문뜩 우층에서 “아저씨!”라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유아저씨가 위로 올려다 보니 안전요원이 아래로 손가락질한다. 머리를 돌려 보니 유아저씨와 말을 건네던 아저씨가 안전모자를 벗고 일하고 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안전요원이 손을 흔들며 “아저씨, 이리 오세요”하고 부른다. 아마도 웃층의 안전요원이 아래에 전화를 친 모양이다. “이름이 뭐죠?”하며 안전요원이 필기장에 적을 준비를 한다. 아저씨는 안전모를 주어 쓰며 멍하니 안전요원을 쳐다본다.

 

“빨리 말해요, 이름이 뭐죠?”

 

큰 일이 났다. 현장의 규정에 따르면 작업시간에 안전모를 쓰지하지 않으면 현장을 떠나야 한다. 하루의 돈은 물론 다시는 이 현장에 오지 못하게 된다. 이때 반장이 달려온다.

 

“왜 안전모를 쓰지 않아? 빨리 가서 일을 해!”

 

큰 소리로 아저씨를 꾸짖는다. 반장은 안전요원을 한편으로 데리고 가서 소곤소곤 말을 한다. 안전요원도 아저씨들을 처리 할 자격이 있지만 반장 역시 같은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특히 반장은 아저씨들을 쥐락펴락 하기 때문에 안전요원도 한발자국 물러 날 때도 있다. 두 사람 역시 회사사람이다. 반장은 담배를 꺼내 안전요원을 준다. 두 권력자는 한가로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자재를 정리하는 아저씨들은 그야말로 뻔질나게 일하고 있다. 자재를 나르고, 쌓고, 묶고 아저씨들의 얼굴에는 땀이 줄줄 흐르고 발에서는 먼지가 일고 있다. 유아저씨는 허리를 굽혀 “사뽀도”를 들 때마다 어깨가 처지는것만 같고 허리는 시큼시큼하다. 옆구리와 어깨는 기름과 먼지가 묻어 말이 아니다. 그 많게 쌓였던 자재는 어느새 정리가 되였는지 아저씨들도 믿기 어려울 정도다. 깔끔하게 정연히 샇여져 있는 자재를 보면 그 누구도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

 

“담배를 피우세요”

반장은 큰소리로 아저씨들에게 말한다. 유아저씨는 먼지 바닥에 풀썩 주저 않는다.

담배를 피우는 시간은 약3분 정도다. 아저씨들은 또 다시 일을 시작한다. 유아저씨는 “폼”을 나른다. 욕을 보았던 아저씨가 “폼”을 쌓는다. “폼”을 쌓는 것 역시“기술”이자 힘든 일이다. 무겁고 기름이 붙어 있기 때문에 만만치 않다. 누구나 다 할수 있다고 장담은 하지만 곧바로 시키면 딴판이다.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을 지적하여 시킨다.

“폼”은 30층으로 쌓는데 높이는1、8메터다. “폼”을 들어 올릴 때마다 아저씨들은 어깨가 저려나는 감을 심각히 느낀다.

 

“폼”을 쌓을 땐 빨리하면 안된다. 옆으로 떨어지거나 손이 끼울수 있고 사람을 다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재를 빨리 나르는 아저씨들에 비하여 천천히 숨을 돌리며 할수있어 “쉬운 일”이라고도 할수 있다. 때문에 아저씨들은 너도나도 “폼”을 쌓았으면 한다. 유아저씨도 “폼” 하나를 올려본다. 올려 놓은 “폼”은 이리저리 비틀어져 좀처럼 바로잡지 못한다. 욕봤던 아저씨는 유아저씨를 보고 빙그레 웃으며 손을 써서 “폼”을 바로 잡아 놓는다. 보기보다 쉽지 않았다.

“식사하려가요!”

 

반장이 느리게 소리친다. 아저씨들은 하던 일을 즉시 멈춘다. 용역일은 언제나 군사적이라는 감을 준다. 어느 일이나 끈고 맺는다. 할일 안할 일이 아주 뚜렸하다. 절대 두리뭉실하여서는 안된다. 식사하려 가자는 반장의 말에 욕 봤던 아저씨는 들었던 “폼”을 아예 내려 놓는다. 중국식으로 일한다면 “폼”을 꼭 올려 놓았을것이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곳은 아니다. 조금도 주춤한다면 욕을 보기 때문이다. 식당으로 가는 아저씨들의 걸음이 빠르다. 모든것이 “빨리, 빨리” 니깐.

함바에 들어서니 흥성한 기분이다. 200여명 식사하는 곳이라 먹고 나가는 사람, 먹으려 들어오는 사람, 앉아서 식사하는 사람 그야말로 붐빈다.

큰 현장이다 보니 점심메

 

뉴 또한 다양하다. 오늘은 립동이라고 일인당 닭 한마리(작음)씩 대접한다. 그 외에 송어튀김、참치、배추김치、깍뚜기、숭유 등등 먹기 싶은 대로 먹을수 있다.

 

유아저씨는 밥과 반찬을 가지고 자리를 찾는다. 빼곡히 앉아 식사하는 아저씨들 사이에는 빈자리라곤 보이지 않는다. 유아저씨는 할수없이2층으로 올라간다. 2층도 만원이다. 마침 한 아저씨가 식사를 끝내고 일어선다. 당번을 서던 식당아줌마가 재빨리 밥상을 닦는다. 식당에선 아저씨들이 식사가 끝나면 식사를 보살피는 아줌마가 밥상을 즉시 깨끗이 닦는다. 밥과 반찬은 요구대로 먹을수 있다. 하물며 된장국을 떠주는 아줌마는 매번마다 “맛있게 드셔요, 많이 드셔요” 하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는데야.

 

유아저씨 맞은 편에 앉아 밥을 먹는 아저씨는 좀 이상하다. 말을 하는것을 보면 한국아저씨인데 밥은 세 사람분 김치는 두 사람분을 먹고 있다. 두 가지를 놓고 먹는것이 어쩐지 궁금하다. 사람이 많으니 별일이다 싶다.

 

식사후 아저씨들은 해빛쪽 건물벽에 기대여 앉는다. 겨울이라 건물 안은 춥기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로가다조건이다. 유아저씨가 “말보루” 담배를 여러 아저씨들에게 나줘 준다. 주위는 대뜸 활기에 차 넘친다. 아저씨들은 이구동성으로 일이 힘들지 않냐, 집에는 누가 있냐, 류학이 끝나면 한국에 남냐 등등 관심이 대단하다.

 

용역아저씨들은 서로 다른 사람을 경계하는 습관이 있다. 원인은 새로 온 아저씨가 저들보다 일을 잘하면 어리무던한 다른 아저씨가 래일 잘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잔꾀가 많은 아저씨들은 가끔 인력사무소사장에게 고발 할 때도 있다. 자신을 표현하면 사장이 일을 잘 안배하여 준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유아저씨는 나이 어리고 신체도 좋은지라 일 안배는 문제가 없다. 다만 일주일에 두 번 일하려 오기에 뭇 아저씨에겐 위험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할 땐 절대로 유아저씨에게 뒤져서는 안된다. 사무소에 반영되면 안되기때문이다.

유아저씨가 오늘 배려를 베푸니 그저 체면을 차릴 뿐이다.

 

오후 일이 시작된다.

지하1층이다. 자재를 지상1층에 올리는것이다. 유아저씨가 자재를 들어 “개구부”(자재를 오르내리기 위해 낸 구멍)위로 올리면 두 사람이 받아서 나르고 쌓는다.

 

다른 아저씨들은 자재를 나른다. 자재는 4~6메터 “사뽀도”와 “투바이(각목)”이다. 하나 둘씩 들어 올리는 유아저씨는 참기 어렵다. 어깨가 아파나고 허리가 처진다. 무거운 “사뽀도”와 “투바이”이는 유아저씨를 몸부림치게 한다. 땀도 이젠 나지 않는다. 입술이 말라든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참시간이다. 유아저씨는 음료수를 한 모금에 다 마신다. ㄷ아저씨가 깡통커피를 두 개 준다.

유아저씨는 코등이 찡해난다.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들은 유아저씨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유아저씨는 “고통과 시련”을 다시 한번 심심히 느낀다.

 

일을 다시 시작한다.

ㄷ아저씨가 유아저씨를 대신한다. 건설현장에선 한 개팀을 “가족、형제”라고 강요한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면 안된다.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동작이나 징조가 나타나면 반장은 혹독한 훈계를 할 뿐만아니라 심지어 현장에서 퇴장을 준다. 물론 아저씨들은 래일 어디로 안배되여 갈지는 모르지만 함께 일하는 동안만은 “의리”를 지킨다.

퇴근시간이다.

 

아저씨들은 옷을 갈아 입는다. 얼굴에는 땀과 먼지에 얼룩이 졌고 속옷은 푹 젖어있다. 유아저씨는 바지를 또 다시 뒤집어 입는다. 아저씨들은 일에 지치고 힘들지만 하루를 마무리한 자부심과 퇴근하면 받을 돈을 생각하면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하다.

 

아저씨들이 현장을 떠난다. 현장대문에 당도하자 경비원아저씨가 차렷자세로 거수경려를 하며 “수고하셨어요, 안녕히가세요” 하며 아저씨들을 바랜다.

퇴근길, 인력사무소로 가는 길은 아저씨들을 또 한차례 고달프게 한다. 70번 뻐스에 오른다.

다섯 정거장을 지나 연신내 환승역에 도착한다. 6호선 전철을 타야 한다.

 

퇴근길에서의 아저씨들은 일할 때와 같이 행동이 빠르다. 유아저씨는 간신히 아저씨들을 따라 간다. 가뿐 숨을 쉬는 유아저씨는 얼굴 땀을 닦는다.

 

여덟 정거장을 지나 합정역에 도착한다. 2호선 으로 환승한다. 유아저씨는 배낭은 없지만 그래도 아저씨들을 따라 가자면 후보선수다.

 

“이번역은대림、대림역입니다, 내리실분은미리준비하여주십시요”

안내방송은 한국어、중국어、일본어로 반복하고 있다. 차문이 열리자 유아저씨는 튕길듯이 밖으로 나온다. 또7호선 전철로 환승한다.

 

남구로역에 도착했다. 바로 앞이 인력사무소다. 6시30분이다.

“ㄷ××씨, 싸인하세요”

사장이 소리치며 싸인을 다 한 아저씨에게 돈을 건넨다.

“유××씨”

유아저씨는 손에 쥔 돈을 지갑에 넣는다. 7만2천원(단가는8만원임)이다.

유아저씨에게 “뼈빠지게”를 가르쳐 준 이 돈. 유아저씨에게는 대가가 너무나도 엄청했다.

 

소주병아저씨

남구로지하철2번 출구 맞은편이다. 길옆에는 용역을 나온 아저씨들로 들끓고 있다.

사랑의 밥차(무료제공)옆에서 어르신(65세 좌우) 몇 분이 국밥을 먹고 있다. 배낭을 멘 아저씨들, 담배를 피는이, 커피를 마이는 이, 서로 말을 주고받고 있는 이, 중고(旧)차에서 장갑、바를 고르는 이들로 새볔4(중국시간으로3시)시 라고 믿을 수가 없을 정도다.

 

사람들 속에 눈에 띄우게 머리를 길게 드리운 아저씨가 보인다. 이 아저씨가 바로 부근의 용역떠돌이 ㅎ씨다.

입은 옷은 여지껏 바꿔 본적 없는 중국산이고, 머리는 깍지 않아 뒤 모습이100%아줌마다.

 

ㅎ아저씨는 금년에51세다. 얼굴은 벌겋코 입에서는 늘 역한 술냄새를 풍긴다.

ㅎ아저씨는 매일 소주병에 매달려 있다보니 한 달에 몇 번 출근하지 못한다.

일에서도 잔꾀를 부리고 남과 다툼질을 하다보니 현장에선 늘 전화가 오고 파렴치 못한 아저씨들 또한 인력사무소에 그를 고발을 한데서 인력사무소에서는 그를 문밖 대접을 한다.

 

ㅎ아저씨는 어느 인력사무소에나 이름이 있다. 오늘은 이 사무소 래일은 저사무소, 가는 곳마다 퇴자를 맞다 보니 소주병을 안고 있을 때가 일하는 시간보다 더 많다고 한다.

ㅎ아저씨는 한국에 온지 이미3년6개월이다.처음 한해는 그래도 부지런히 일하여 돈을 집에 부쳤다고 한다. 그러나 술과 인연이 깊은 사이라 가끔 결근하기에 회사 사장은 그를 다른데 가서 일라고 한다.회사를 번번히 바꿔도 그 상이 장상이라 그는 어느 술친구와 함께 서울에 왔단다.

 

 

하루에 한번씩 돈을 손에 쥐는 일당일(용역일)은 그에게 더 없는 편리를 주었다.

매일 번 돈은 그에게 술자리를 마련하게 하였고 술친구들은 하루가 멀다하게 그를 찾아왔다. 부모도 가정도 이쯤은 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ㅎ아저씨, 돈도 인젠 그와 멀리하고 있다.

소주에 혼이 나가 출근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돈을 손에 쥐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늘도 ㅎ아저씨는 “데마(일이 없거나 안배를 받지 못함)”를 맞는다.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ㅎ아저씨, 래일을 꿈꿔야만 한다.

며칠후, 종적을 감추었던 ㅎ아저씨가 나타났다. 얼굴은 홀쭉하고 머리가락은 흐트러졌다.

한국인아저씨가 ㅎ아저씨를 부른다. 한국인아저씨는 싸인지에 ㅎ아저씨의 이름을 적어 넣는다. 인력사무소는 한국인들을 돌본다. 일 안배도 우선이고 급여도 다르다.

어떤 인력사무소는 “한국인은 무조건10만원”이라고 문밖에 내 붙혔다. 중국인은 8만원이지만.

물론 같은 단가를 주는 인력사무소도 있다. 안배를 받은 아저씨들은 봉고차로, 뻐스로, 전철로 출발한다.

ㅎ아저씨네도 전철을 타고 떠났다. 일 안배를 받지 못한“데마”를 맞은 몇몇 아저씨들이 다른 인력사무소로 가는 것이 눈에 띄운다.

건설현장이다.

반장은 ㅎ아저씨와 다른 두 아저씨를 데리고 안전교육장에 들어간다. 처음 온 아저씨들은 안전교욕을 받아야 한다.

아저씨들은 “외국인등록증” 혹은 “주민등록증”과 “건설현장인정서”를 제출한다. 한국인은 “주민등록증”만 제출한다. “건설현장인정서”는 외국인들이6만원을 내고 시험쳐서 얻은것이다.

안전요원이 안전교육을 한다.

교육이 끝나면 혈압을 측정한다. ㅎ아저씨는 혈압이100hg/150hg다. 고혈압이다. 반장은 찬물을 먹고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혈압이 높으면 현장에서 일을 못한다.

많은 아저씨들이 혈압 때문에 건설현장에서 일을 못하고 있다.

혈압은 건설현장에서 가장 중시하는 안전점검 중점이다. ㅎ아저씨는 세 번째 만에야 혈압이 정상이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아저씨들은 자재를 정리한다. ㅎ아저씨는 가벼운 “오베끼”와 “투바이”(각목)를 골라서 나른다. 얼굴에선 땀이 줄줄 흐르고 다리는 질질 끌겨 다닌다. 늘 일할 때마다 “나는 돈을 가지려 왔지 일하려 오지 않았다”고 큰 소리를 치던 ㅎ아저씨, 오늘은 그래도 일을 잘 하는 편이다.

점심시간이다.

함바에서 뜻밖에20여년간 보지 못한 고향친구를 만났다. 저마다 인생의 길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두 친구, 머리에 하연 서리가 내렸고 얼굴은 주름살로 밭고랑을 이뤘다.

세상이 좁은가? 한국이 작은가? 돈이 귀중한가?

전례없던 만남으로 두 아저씨는 감개무량하다. 친구는 중국 ×시에서 “개장집”을 경영하다가 한국 돈이 더 두꺼운것 같아서 영업을 때려치우고 부부간이 함께 왔단다.

하루에1500~2000원(한국돈40만정도)수입을 올리던 “개장집” 사장님은 오늘날 6~7만원(중국돈300원좌우)을 위하여 이른 새볔4시부터 눈을 부비며 “개 고생”을 한다고 한다.

ㅎ아저씨는 친구의 손을 쥐고 놓을 줄 모른다. 하루의 일이 끝났다.

ㅎ아저씨는 “김밥천국”이란 작은 음식점에 들어간다. 1000원을 내고 김밥한줄기、된장국 한공기、무우김치 세쪼각을 먹는다. 저녁 한끼는 해결한 셈이다.

오늘의 상태는 무언가 침침하다. 휴대폰이 울린다. 소주병 친구가 걸어 온 전화다. ㅎ아저씨의 말을 듣고 친구는 “호프커피집”집 가자고 한다. “호프커피” 집은 지하1층인데 전등불은 희미하고 시설은 초라하다.

“오빠! 어서 오세요!”

키가 당나귀같이 작은 서빙(복무원)이 난데없는 친절을 보이며 자리를 안내한다.

아가씨 둘이 자리를 함께한다.

“저는 콜라(可乐)를 마실래요!” “저는 커피요!”

아가씨들은 마치 자기들이 초대를 받는 기분이다. 두 아저씨는 아가씨의 보살핌에 호프집 영업액을 올려준다.

한잔 두잔,,,.

술기운에 얼굴이 벌개진 아가씨들이 헛소리를 치기 시작한다.

저들은 중국에서 돈 벌려고 한국에 시집왔다느니, 한국말을 몰라서 “호프커피” 집에서 일한다느니, 세상은 왜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지,,,

한국에는 중국인 한족도 적지 않다. 베트남、필리핀、우주베키스탄 등등 각 나라 사람들. 그 중에 동포들은 언어가 통하기에, 한국입국이 편리하기에 유리한 조건들이 많았다.

동포들은 한국의 그 어느 곳에서나 취업할수 있다. 다른 나라사람들은 주로 회사연수로 한국에 왔기 때문에 활동범위는 제한 되였고 급여도 100~120만원 정도다. 그러나 그들은 온정하고 꾸준히 일하기 때문에 한국회사에서 신임을 받고있다. 허나 우리 동포들은 다르다. 돈이 적고 일이 힘들고 조건이 생각보다 다르면 회사를 그만두거나 자리를 옮기기가 일수다.

갈팡질팡하는 우리 동포들을 한국 어디서나 쉽게볼수 있다. ㅎ아저씨도 고물회사에서 일하다가 급여가120만원이 작다고 떠난 사람이다.

“파출부” 일을 하는 중국인아줌마도 있다. 하여간 무슨 일이나 경험하여 보는 것이 우리동포다.

실컷 호프를 마시고 난 두 아저씨는5만원을 지불하고2차로 “노래방”을 향한다.

남구로 부근에는 “노래방”이 많다. 주로 중국인이 꾸리는데 손님 역시 중국동포가 많다.

비틀거리며 “노래방”을 드나드는 동포들은 제 세상을 만난것 같다. 염소소리를 지르며 노래하는 ㅎ아저씨는 가쁜 숨을 내쉰다. 친구는 아가씨손에 팀 만원을 쥐워주며 개다리춤을 춰댄다. 아가씨 역시 같은 동포다.

역겨운 엉덩이춤을 춰대며 고래고래소리를 지른다. 아가씨들은 길림시에서 왔다며 허풍을 친다. 말만 들어도 빤한 연변말투다. 억지로 한국말씨를 흉내는 품이 어쩌면 저리도 안스러운지.

허무한 저녁을 마무리한 두 아저씨, 래일은 또 무슨 기대를 해보아야 할지 누구도 모른다.

한국에 온 아저씨들, 꾸준히 일하여 부자가 된 것이 기수부지다. 회사 일을 하든, 용역일을 하든 돈을 심각히 대한다면 그 누구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호”로 될수있다.

한국에는 일감이 많다. 물론 힘들고 고달프다고 하지만 한국인들도 하는데 무엇 때문에 우리 아저씨들은 해낼수가 없는지?

소주병아저씨의 래일이 걱정된다.

조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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