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2005년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규정된 후 중국인들의 반발이 거세었다. 중국의 단오절을 표절하였다는 것이다. 그때 중화서국(中華書局) 영도가 필자에게 원고 한 편을 주며 <문사지식(文史知識)> 잡지에 실리려는데 쓸 만한가 보아 달라고 하였다. 중국의 단오절을 ‘표절’한 한국의 졸렬한 행위를 비판하는 문장이었다.
필자는 쓸 가치가 없다는 태도표시를 하였다. 단오절의 기원에 대하여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비교적 정설로 모아지는 견해는 춘추시대 초나라 애국자 굴원(屈原)을 기념하기 위하여 생긴 명절이다. 굴원은 기원전 약340년~약278년의 사람이다. 그때 동아시아의 광활한 지역은 주(周)나라라는 큰 우산 밑에 수백 개의 제후국으로 돼 있었다.

이 지역의 중화(中華)-황하(黃河) 문화는 세계 4대 고대문명권 중의 하나이다. 이 중화문화는 동아시아 지역의 크게 중하(中夏), 동이(東夷), 서융(西戎), 북적(北狄), 남만(南蠻) 다섯 갈래로 나뉘는 수백 가지 민족이 더불어 창조한 문화이다. 우리 한민족은 동이민족의 후손이므로 당연 중화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킨 장본인 중의 하나이다.

2,000여 년간 동아시아 각 지역에서 모두 이 단오절을 쇠어 왔다. 물론 지역별로 그 내용과 형식이 다르기는 하였지만. 현대, 당대로 오며 중국 대륙에서는 이 단오절이 점점 유야무야 되어 그날에 종자(粽子: 대나무 잎이나 갈대 잎에 싸 먹는 찰밥)를 먹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지금까지 이 명절을 중시해왔고 전 민족적으로 쇠어 왔다. 특히 강릉단오제는 그야말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단오절문화를 창조한 장본인 중의 한 성원이고, 또한 지금까지 이 문화를 중국인을 포함한 세계인이 괄목할 만한 정도로 발전시켜 왔는데 표절이라고 할 수 있는가? 단위 영도는 필자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긍정하고 그 문장을 잡지에 실어주지 않았다.
문제는 필자가 이 일을 한국의 역사학 교수나 문화인에게 말하였다가 냉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 한국이 어떻게 중화문화권에 속한단 말인가? 우리는 중화문화권과 별개인 배달-단군문화이다.” 실은 많은 한국인들이 이런 견해를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아연실색하며 반문하였다: “전 세계가 다 4대고대문명권이라고 하는데 당신이 배달-단군문명권을 합쳐 5대문명권설을 주장하는 저서를 써서 세계인의 인정을 받을 만한가?”

한국과 중국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네 것, 내 것을 가르기 어렵다. 네 것, 내 것이 아닌 공동한 우리(한국과 중국을 포함하는 우리)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서로 충돌될 사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군은 13세기에 씌어진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비로소 나타나는 고고학적, 문헌적 고증을 할 수 없는 전설적, 신화적 인물에 불과하다. 중화문화권과 대등, 대립시키는 문화로 보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다.

한국문화를 중화문화권에서 분리시키면 민족자존심이 강해지는 것 같지만 황하문명의 창조권, 발전권을 포기하는 셈이니 오히려 민족의 역사공로를 부정하는 허무주의로 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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