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통역안내사, 전문무역업종사자 동포도 F-4취득 기회 주어야- 이주동포정책연구소 소장 곽재석

[서울=동북아신문]최근에 중국동포들이 연관된 강력사건이 발생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조선족에 대하여 매우 혐오적인 비방과 멸시의 글들이 인터넷에 오르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조선족척살단’이라는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용어들이 버젓이 올라온 것을 보고 조선족 중국동포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인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 이주동포정책연구소 곽재석 소장

이미 세계적인 문화 및 시민의식과 규범 수준에 도달한 한국사회에서 정상적으로 나올 수 없는 저질스러운 용어가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얘기될 수 있는지 참으로 한심하고 염려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다양한 문화와 가치가 공존하는 다문화사회를 위해 정부가 매년 수천억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가슴 아련하게 포용해야 할 역사적 상처를 지닌 자기 민족이며 동포인 중국 조선족들에게는 아직도 그렇게 가슴에서 지워지지 못할 모진 말들을 내뱉고 있다. 편중된 다문화 정책을 주도하는 정부의 탓인지, 편벽과 오류에 치우친 시민의 탓인지, 아니면 정말 조선족 중국동포들이 잘못된 것인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국인들의 조선족 중국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이들이 한국사회의 노동시장에서 하는 일들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중국동포들은 지난 20여 년간 한국인들이 기피하고 꺼리는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저숙련 육체노동시장의 인력부족을 상당부분 메워왔다. 이 때문에 한국사회와 동포사회가 상호간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오랜 세월 중국동포들이 이 한국사회의 하층 노동자 계층을 형성하면서 한국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중국동포들이 담당한 노동의 질과 이들을 동등하게 보게 되었다. 더럽고, 무식하고, 저질스러운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 다문화 결혼이민자보다 조선족 동포에 대한 한국인들의 편견은 더 역사가 길고 또 골도 깊다. 반드시 하루 빨리 치유하고 씻어내야 할 과제이다. 하루 빨리 조선족 동포들이 한국사회에서 저숙련 노동시장의 멍에를 벗어 던지고 자유롭게 이들의 인적자원을 육성하여 직업과 계층의 상향이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한국사회에서 조선족 중국동포들에게는 자유로운 직업이동의 자유가 주어져 있지 않다. 고용허가제의 틀 속에서 묶여서 한정된 직종의 단순노무 노동시장에서만 일하도록 되어 있으며 전문직 사무직으로의 이동은 근본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중국에서 이미 성공한 일부 기업가들이나 교사 등의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4년제 대학졸업생 등 매우 일부의 상위계층에게만 한국사회에서의 상위계층 취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을 뿐이다. 

최근에 법무부는 한국사회에서 국가기술자격증(기능사 이상)을 취득한 중국 조선족들에게 한국사회에서의 전문 사무직 취업이 가능한 재외동포(F-4) 체류자격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매우 반가운 정책이다. 조선족 중국동포들이 저급 육체노동자의 지위를 벗어나서 한국사회에서 당당히 성공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준 매우 현명한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시행 한 달 남짓 시간이 흐르면서 정책이 가진 오류도 드러나게 되었다. 금번에 법무부가 허용한 분야가 국가기술자격 가운데서도 산업현장과 관련된 일부의 국가기술자격에만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책 시행 초기에 매우 반색하던 동포사회도 정책의 실상을 알고서는 다시 침체된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법무부는 한국사회에서 향후 수년 이내에 중국동포들이 H-2 방문취업 체류자격으로 계속 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언젠가는 이들에게 모두 재외동포(F-4)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따라서 자격이 되고 능력이 되는 중국동포는 과감하게 재외동포(F-4) 자격으로 전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직 법무부의 정책은 “빼도 박도 못하는‘ 매우 어정쩡한 상태로 계속 흘러하고 있다. 중국관광객이 몰려온다고 난리이다. 조선족 동포를 활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관광가이드 자격 등의 국가전문자격은 아직도 재외동포 체류자격 부여 대상으로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한국과 중국간의 FTA 자유무역이 눈앞에 다가왔다. 조선족들을 한중무역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무역 종사자들이 재외동포 자격을 취득하려면 2년의 기간 동안 10회 이상을 한국에 왕래하면서 30일 이상을 한국에 체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막고 있다. 도대체 정책의 방향을 어디로 잡고 있는지 매우 갑갑한 마음에 역정이 날 정도이다. 법무부 정책 당국이 날로 변하는 조선족 사회의 분위기를 다시 잘 읽어 내고 한국사회와 동포사회가 정상적인 관계로 발전 해 나갈 수 있도록 다시금 정책을 가다듬어 동포사회에 선물로 내어 놓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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