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변사람들은 연변밖의 쪽을 “안쪽”이라고 부른다. 이는 우리 스스로 “바깥쪽”이라는 말이 되겠다. 이렇게 놓고볼 때 우리에게는 변두리의식 내지는 소외의식이 앙금처럼 서려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나는 우리 “연변”의 한자어새김을 음미해보며 이런 앙금을 녹여본다. 연변(延边)—변두리를 넓힌다, 어쩌면 우리는 확장주의. 사실 우리의 꿈은 저 푸른 하늘로 나래치거늘.

우리는 언녕부터 연변이 좁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는 개혁개방의 봄바람과 더불어 잘도 나갔다. 김치—짠지장사, 연길냉면—불고기→관내진출, 조선족도 잘 모르는 관내에서 우리는 연길랭면브랜드를 심어놓았고 우리 맛을 전파했다. 그리고 우리 연변 “코신아줌마”들, 중국어도 잘 안 통하는 중국 대륙끝 도시인 광주까지 허휘허휘 달려가서 천이요, 전자시계 같은 물품을 구입해와서는 동북에서 제일 큰 연길서시장을 형성하지 않았던가. 농경문화에서 상업문화에로의 화려한 변신! 사실 우리는 중국이 좁게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는 조선으로, 로씨야로 뻔질나게 다니지 않았던가. 조선명태는 연변의 맥주안주브랜드! 그러다가 세계랭전구도가 깨여지면서 우리는 한국으로, 일본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세계 곳곳으로 뻗어갔다. 이로부터 중국 심양의 서탑, 북경의 망경(望京), 상해의 룡백(龙伯)… 새로운 코리아타운의 주역을 이루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에는 연변거리까지 형성하고.

연변은 택시천지. 손만 들면 언제나 쉽게 택시를 탈수 있다. 개혁개방 교통첨병으로 나타난 택시—우리 “연변아가씨”들 손에서 먼저 쌩쌩 달렸다. “규방”이나 “안방”에 앉아있어야 할 우리 “연변아가씨”들의 당찬 택시기사모습들이 한동안 얼마나 인상적이였던가. 음유지미(阴柔之美)와 양강지미(阳刚之美)의 하모니.

연변은 노래방천지, 연변노래, 조선노래, 한국노래, 일본노래, 영어노래… 줄기차게 울려퍼진다. 국제적인 노래하모니, 여기서 피여난다. 연변은 술 한잔 들어가면 춤노래가 절로 나온다. 음유지미(阴柔之美)가 넘친다. 연변은 축구의 고향. 조선족으로 구성된 길림성축구팀, “연변오동팀”, 언젠가 전국을 석권하지 않았던가. 양강지미(阳刚之美)가 넘친다. 음유지미(阴柔之美)와 양강지미(阳刚之美)의 하모니.

연변은 지정학적으로 우리 중국과 조선반도, 로씨야 3국 접경의 바다를 낀 금삼각구에 위치해있다. 개혁개방 글로벌화시대에 그 어느곳보다도 돋보이는 존재. 연변은 조선사람, 한국사람, 로씨야사람, 일본사람…이 모여든다. 그리고 우리는 조선으로, 한국으로, 로씨야로, 일본…으로 나간다. 외국의 패션이 실시간대로 류행하는 곳이다. 여기에 정치든 무엇이든 우리는 시대와 함께 발전한다. 그래서 우리는 문맹도 가장 일찍 퇴치했고 교육보급률도 가장 높았으며 대학생비률도 가장 높았다, 연길역, 연길공항은 항상 만원, 바쁘다, 바빠! 연변은 글로벌, 적어도 동북아 물동량 및 금융 그리고 관광의 중심으로 부상하고있다. 현재 추진중인 연룡도, 선도구 내지 훈춘특구건설 등은 여기에 박차를 가할것이다. 연변은 말 그대로 다이내믹—력동적이 될수밖에 없다. 

연변은 술문화가 발달했다. 전국 각 곳의 술이 연변에서 란무한다. 아직도 새벽에 “뚜—푸”할 때까지 마시는 족속들이 있다. 손님이 오면 권커니작커니는 기본. 여기에 2차, 3차… 전근대적인 시대락후자—“촌놈”들이 사는 곳 같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들이 잃어버린 정이 있다. 일종 “정 하나로 맺어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정이 있다. 그래서 연변을 떠나간이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하지 않던가. 술문화는 일종 하나로 되는 디오니소스적인 감성의 세계. 쪼개고 나누는 아폴로적인 리성의 세계와는 정반대. 인간은 리성적인 존재. 우리는 이 점을 너무 많이 강조해온듯하다. 그래 오히려 많은 현대병이 생긴줄로 안다. 이로부터 결과적으로 인간은 리성만으로 못 산다는 결론이 자연적으로 도출되였다. 요새 IQ보다 EQ가 더 강조되는것은 그간의 사정을 잘 말해준다. 

현대화와 더불어 많이 잃어버린 우리 인간의 디오니소스적인 정과 감성, 바로 우리 연변사람에게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물론 그것은 과잉로출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이 디오니소스적인 정과 감성이 아폴로적인 리성과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인간은 전인(全人)이 되고 미래세계창조의 원동력이 된다. 우리 연변사람에게는 그 원동력의 기본바탕이 마련되여있다.

우상렬(禹尚烈) 1963년 3월 심양 출생.

.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고전국어전업 박사학위 취득.
.- 현재 연변대학교 조문학부 문예리론교연실 부교수.
.   한국 배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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