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20주년을 맞아 조선족의 신 이주현상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뿐만 아니라 세계로 나아가는 조선족의 발전을 위한 컨텐츠를 기획”(재외한인학회 회장 임영상)하고자, 지난 7월9일(월) 오전 재외한인학회 등의 주최 하에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회관 강연실에서 “2012 조선족의 신 이주와 콘텐츠 기획과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 발제자 와사카대 권향숙 교수
▲ 발제자 재외한인학회 임상영 회장(외대 교수)

이날 박우 한성대 교수는 “조선족의 한국이주와 정착 20년”란 제목으로 발제를 하면서, 조선족이 이주노동자의 신분으로부터 동포로 인정을 받기 위한 여정을 돌이키며 “조선족은 외국인의 범주, 다문화의 범주보다 동포범주에 포섭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권향숙 와사다대 교수는 “조선족의 일본이주와 에스닉 커뮤니티; 초국가화와 경계의 심화사이의 실천”란 발제에서 “통계 속에 ‘안 보이는 소수자’와 그 실태, 배경과 동기, 그리고 제3의 이동, 재/탈에스니시티화와 에스닉 커뮤니티의 위상”등 소제목으로, “조선족의 일본 정착을 통해 다양화, 계층화 된 에스닉 커뮤니티는 초국가화와 경계의 심화사이의 어느 지점에 규정되어 있다”며, “즉 ‘보이지 않은 소수자’들의 커뮤니티는 현대적인 이동의 성격을 띤 3세대 다양한 조선족들의 중계적인 거점으로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갑 감사도 김미란 연변대 교수의 논문 “뉴욕의 조선족 이민자들 : 경제적응 및 문화생활”을 대리 발제하며 “뉴욕 플러성 지역의 조선족”들의 경제문화생활에 대해 상세히 진술하였다.

특히 임영상 한국외대 교수는 “동북 조선족문화관과 콘텐츠 기획”란 제목으로, 그동안 조선족산재지구의 문화관, 이를테면 요녕성 철령시 문화예술관, 흑룡강성 목단강시조선민족예술관, 길림성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 등을 방문하고 축척 연구한 상세한 자료로 “동북 조선족문화관과 콘텐츠 개발 : 지역민의 생활문화자료관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하였으며, 한중간 소통과 교류를 통해 “동북지역 조선족 문화관광산업을 발전시켜 밝은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에는 예동근 부경대 교수, 김윤태 동덕여대 교수,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 소장(대리)등이 나섰다.

▲ 발제자와 토론자들

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학자들은 이번 세미나가 “학문적으로 조선족 컨텐츠를 기획하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평을 했다.

제2부에서는 서울특별시 김형주 정무부시장 등의 참석 하에 “우리가 만난 한국-재한조선족의 구술생애사”(박우. 김용선 외 편저) 출판기념식을 가졌다.

사회를 맡은 임영상 교수는 이 책은 "기획에서 출판까지 1년6개월이 걸렸고, 여러 대학에서 석ㆍ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20-30대의 젊은 조선족 출신 연구자 6명이 기록에 참여”했으며, “22명의 구술생애사에는 현재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조선족들이 생산해 낸 대부분의 담론이 포함돼 있다"고 박우 교수의 말을 빌어 밝혔다.

▲ 출판기념식에 참가한 김형주 서울시 부시장
이 책은 1990년대 한국의 이주노동자정책과 재외동포정책 시행 이후 각 단계별로 한국에 이주한 재한조선족 22명의 생애를 기록하고 있는데, 친척 초청, 산업연수와 기술연수, 위명여권, 방문취업, 단기상무, 결혼 등 입국방식에 따라 6개 부분으로 돼 있다.
▲ 중국동포타운신문 김용선 편집국장
▲ 중국동포타운신문 김수현 사장

이 속에는 유학생으로 왔다가 흑룡강신문 한국지사장이 된 박진엽씨와 이주노동자로 입국한 지 3일만에 오른팔이 절단당한 이림빈씨, 약장사로 시작해 무역회사 사장이 된 Y씨, 아직도 불법체류자로 살고 있는 C씨 등 재한조선족들의 다양한 인생살이가 기록되어 있다.

책 편집은 조선족 출신 학자들인 박우 한성대 교양교직학부 전임강사와 김용선 중국동포타운신문사 편집국장이 맡았고, 임영상 재외한인학회 회장의 자문을 받았다.

김병민 연변대학교 총장은 머리말에서 "1990년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코리안드림’은 웃음과 눈물로 얼룩진 이주와 정착의 역사"라며 "중국 조선족의 한국행은 분명 우리 역사의 일부분이고 우리 사회의 일부분인 만큼 이들의 희로애락을 기록에 남기는 것은 민족사적으로나 문화사적으로 자못 가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책의 기획에 많은 도움을 준 중국동포타운신문사의 김수현 사장도 후기에서 "한 사람의 이주는 역사(歷事)에 불과하지만 한 집단의 이주는 역사(歷史)가 될 수 있다"며 "중국동포들이 열심히 살고 힘을 합친다면 굵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특별시 김형주 정무부시장과 외교통상부 안영집 재외동포영사국장,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김영미 본부장 등도 축사를 통해 이들을 격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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