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일보 최미란기자 칼럼

[서울=동북아신문]연변은 조선족이 민족자치를 시행하고 있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약칭이다. 소수민족 자치정책의 우월성으로 소학교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조선어로 교육을 받으며 신문, TV라디오, 도서도 조선어로 출판발행, 방송 방영되고 있다.

연변에서 조선어로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막힘이 없던 것이 63%를 차지하던 조선족인구가 언제부터인가 점차 가파른 하향선을 긋기 시작하여 이젠 36.5%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 실태이다. 실감도는 서비스업이 당연 높다. 한복을 차려입은 식당서빙아가씨들을 보고 조선족인줄 알고 주문했다가는 “댄 썬뭐?"(뭘 주문하겠습니까?)로 받아쳐 들려오고 택시업에는 거의 청일색의 한족들로 아예 조선말을 포기한 채 한어로 구사해야 한다.

게다가 관방용어로 사용되던 조선어가 "소수민족문자"로 씌어지고 타민족 장사꾼들의 경제이익증대 "브랜드"가 되였다니 정말 씁쓸하다.

식당, 상점 지어 신수리 가게도 "조선족"이라는 간판을 건 집들이 많다. 이런 간판을 버젓이 걸어놓으면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어나 수입도 상승선을 긋기 때문이다. 육류판매시장에서도 "소고기 사쇼! 많이 좋습다!"라고 조금은 어색한 발음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크게 불러대는 매장주인의 싸구려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10년간 줄곧 소고기만 팔아왔다는 장씨 여성은 "조선족이 사는 동네에서 조선말을 모르면 장사하기 힘들죠. 조선족들은 외국에 가 돈을 많이 벌어와서인지 아니면 씀씀이가 좋아서인지 고객의 절반이상이 조선족이지요. 하여 작심하고 10여 년 전부터 조선말을 배워 지금은 장사할 때 일반적인 조선말로 소통하는 데는 막힘이 없어 조선족 단골들도 많이 생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육류매장뿐만이 아니다. 남새매장, 과일매장의 한족들도 뒤질세라 조선어로 싸구려를 부르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조선어를 하나의 "브랜드"로 사용해 수입증대에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어는 한 민족의 위대한 자산이지 "브랜드"라고 하기에는 왠지 서글픈 감이 없지 않다.

가뭄에 단비라고 할까? 다행히 몇 해 전부터 연길시에서는 정무중심의 공무원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또 주기적으로 조선어를 배워가고 있다. 연길백화에서도 시장경제의 원리도 있겠지만 회사의 형상제고 차원에서 조선어를 배우는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연변에 온 외국인, 외지인들은 공항, 기차역에서 내리는 순간 조선문자와 한자가 함께 씌여져 있는 규범화 된 간판을 보고 조선족자치주임을 실감한다고 한다. 조선문자와 한자가 함께 씌여져 있는 간판은 지구촌에 연변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한국인들은 이런 간판에서 친근감을 느끼고 사업, 투자를 결정하여 정착에까지 이르게 되였다고 한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많은 국내인들이 연변을 찾고 있다. 연변에 머물러있는 동안 곳곳에서 한두 마디씩이라도 조선어를 들었을 때 또한 이들에게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 정도의 몇 마디를 배워주어도 그들의 연변에 대한 호감도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지구촌이 하나로 이어지고 있는 이때 조선말 사용은 연변을 알리고 연변의 형상제고에도 매우 중요한바 전사회적분위기 조성이 급선무라 하겠다.

조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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