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수산품가공수출입회사 최해금 사장과의 인터뷰

[서울=동북아신문]“북한을 오가며 식품가공 수출입사업을 하고 있어요. 사람은 먹고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남북을 오가며 우리 민족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힘쓰고 있어요.”

현재 북한에 사무실을 두고, 남북한을 상대로 농산물가공 수출입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최해금(57)사장이 서울 대림동지역에서 기자의 가벼운 취재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얼마 전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남북정전협정을 폐기하는 등 남북한 관계가 최고조 위험수위에 오르고 있는 현실을 의식한 듯 했다.

▲ 왼쪽 최해금 사장, 오른쪽 본지 이동렬 대표

기자 : 언제부터 농산물수출입사업을 했나
= 90년대부터 농산물채집 수출업무를 해왔다. 2002년5월 중, 고사리 채집 때문에 한국에 왔다가 청진으로 갔다. 북한의 고사리를 한국에 수출하겠다는 사업 욕심 때문이다.

솔직히 한국에 와보니 강원도 고사리 가격이 너무 비쌌다. 북한은 강원도와 인접해 있는데다가 무공해 고사리가 많았다. 그래서 북한 고사리를 한국에 수출하면 비교적 싼 양질의 고사리를 한국에 수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북한에 들어가 사람들을 데리고 고사리채집에 나섰다. 고사리채집자가 많을 때는 3~4백 명이 되기도 했다.

2003년부터는 농산품 산지인 원산으로 자주 나가, 두릅나물도 가공하고 채집을 해서 일본으로 수출했다. 당시 북한사람들은 두릅을 먹을 줄 몰랐다.

기자 : 자금이 많이 들겠는데…북한에서 장사하기 힘들지 않나
= 정부에 일정 정액의 관리비를 내면  되기에 기업하기가 소문처럼 그렇게 어렵지 않다. 또, 북한 시민들은 선량하다. 지역 지도자들도 수출을 늘리려고 열심히 일하고 도와주고 있다. 북한사람들도 이제는 시장경제를 알아서 열심히 돈을 벌려 하고 있다.

기자 : 핵실험에 대한 북한 백성들의 관심은?
= 핵에 대해서는 북한 백성들은 솔직히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다들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기자 : 한국에 대한 인식은?
= 한국이 많이 발전했다고 인정을 하고 있다. 한국의 제품들도 더러 쓰고 있으나, 95%가 중국제품들이다.

기자 : 남북한 수출이 쉽지 않을 텐데
= 남북한 수출입 사업이 몹시 어렵다. 2002년 당시는 수출통로가 뚫리지 않아 북한 라진으로부터 중국 용정 삼합이나 러시아 자르비노항을 거쳐 한국으로 수출 길을 뚫었다.
솔직히, 남북문제 때문에 너무 곡절이 많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우리는 북한에 된장공장을 앉히고 100톤가량의 된장을 생산키로 계획을 세웠다. 한국의 서일농원에 가서 기술을 배워 북한에 들어간 것이다. 첫해 10톤, 이듬해에 70톤을 생산해서 1~2키로 씩 캔에 담아 포장을 해서 컨테이너에 실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경색 되며 수출 길이 끊어졌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그 포장을 뜯어 비닐에다 다시 포장을 해서 중국을 거쳐 중국산으로 둔갑을 시켜 한국으로 수출했다. 그로부터 몇 해 간은 정말 힘든 나날들을 보냈다. 한해에 100만 위안씩 밑지기도 했다.

기자 : 북한 백성들을 위해 하시는 일은?
= 평소 북한 백성들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번은 우리 회사에서 천주교사람들 초청을 했었는데, 그들이 감사하다고 주고 간 돈으로 22톤의 밀가루를 사서 고아원과 병원에 보내주었다. 그리고 북한에 민둥산이 많은데, 출자를 해서 북한 사람들을 데리고 1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주기도 했으며, 중국의 농산품 우량 씨앗을 갖고 들어가서 농산품을 심어서 지역경제 발전에 보탬을 주기도 했다. 요즘 북한에서 잔디심기,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북한에 가면 힘을 보태고 싶다.

기자 : 앞으로 계획은?
= 현재 우리 회사는 북한에 식품가공공장을 앉혔는데, 계속 운영을 해나갈 계획이다. 진공포장 기술 설비도 한국보다 월등하게 갖추었다. 사람은 밥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다. 북한이든 한국이든 중국이든 마찬가지이다. 앞으로도 북한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기자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한국에서는 기술지원을 하며, 남북이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북한에는 정말 산나물 청정자원이 많다. 남북이 같이 농수산품을 개발하면 우리 민족이 함께 발전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제 개인의 소원이라면 한민족이 오가는데 필요한 실 한 오리라도 만들어 이어주고 싶다. 이런 것들이 우리 조선족들이 남북을 오가며 화해무드를 만들고, 또 한민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연락번호 : 010-7735-8899

[북한 농수산품 생산 갤러리]

 

 나무를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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