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예로부터 이사갈 때 집의 방위에 따라서 건강, 사업, 재물, 가정 등이 잘되고, 못된다고 믿어 왔다. 그래서 이사갈 방향에 따라 액운이 있거나 불길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면 이사를 하지 않았다.

특히 세살, 겁살, 재살 등 이른바 삼살방(三煞方)으로는 이사 가지 않았으며, 나이, 운수, 날짜, 일진, 방위 등이 맞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고, 이사 갈 때는 반드시 길한 날을 택하여 갔었다.

이와 같은 풍습을 현대 과학에 맞지 않는 미신으로 일축하기보다는 선조들이 이사에 대해 신중을 기했던 것으로 이사로 인해 변화되는 주거 환경에 조심을 했던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사 전후로 발생하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서 선조들은 이사시 신중을 기했는데 이러한 까닭은 풍수적인 입장과 함께 심리적인 영향도 크게 고려했던 것이다.
이사는 삶의 환경의 변화를 의미한다.

내 고향 산천과 멀리 떨어질수록 그 동안 살던 습관과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가옥의 구조, 지리적 영향에 따른 변화 등 부동산적 환경이 현격히 변한다. 지역에 따라서 단독주택, 아파트, 연립, 다세대 등의 분포가 천차만별이고, 어떤 주거 형태냐에 따라서도 생활행태가 달라진다.
특히 집안에 노인이나 어린이, 병약자가 있을 경우 이사로 인해 변해진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또한 지역에 따라서 주거 형태는 각양각색이기 마련이다. 현재 단독주택에서 마음껏 뛰놀든 아이가 아파트에서는 말이 없어지고, 노인들은 폐쇄된 집안에만 갇혀 지내니 신체 리듬이 깨어지면서 우환이 발생하고, 오순도순 함께 살던 지역 주민들과 멀리 동떨어져 삭막한 주거 환경에 심리적 위축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현재의 주택이 남향으로 충분한 햇빛을 받고 살다가 북향의 주택으로 삶을 옮긴다면 그간의 환경과 전혀 다른 조건으로 변하여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치기도 하며, 한옥인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나 연립 등 건축물의 자재가 전혀 새로운 환경으로 변하는 것 등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대도시 가구의 60%이상이 남의 집에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고, 거주 기간도 평균 1년4개월이라고 한다. 내집 마련하는 기간이 통계적으로 적어도 8~9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적어도 6번 이상을 이사해야 하는 것이 보통이며, 이전의 주거 개념이 단독주택 위주에서 이제는 아파트 비율이 60%를 넘어서 아파트가 새로운 주거 형태의 기본으로 정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주거 형태가 아파트로 인식되면서 신축되는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 방향이나 위치를 자기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고 그저 추첨에 의해서 정해지는 동호수대로 사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서 일반인들이 이사에 대한 개념을 중시하지 않는 경향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어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새롭게 삶의 터전을 찾아서 새로운 곳으로 가는 이사는 방위, 이사거리, 계절, 집안사정 등 여러모로 고려된 복합적인 행위다.

요즘처럼 쉽게 이사 가고 오는 풍조에서 뒤돌아보아 선조의 과학적인 경험적 지혜를 다시금 되새김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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