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작가. 한국문인협회>

 
[서울=동북아신문]인간이란 자칫 이기주의에 싸여 서로 충돌이 생기고 갈등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이반현상에 휘말릴 수도 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대중사회(大衆社會. Mass Society)는 서로 살아가는 환경과 방식, 추구하는 가치관이 다르다. 이런 사회에 어울려 살아가자면 나름대로의 질서와 규범을 지켜야 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사회적 규범을 만들어 이를 지키며 살아가도록 하였다. 보통 규범을 도시학(都市學)에서는 일반적으로 선(線)이라고 한다. 선은 종(縱)이든 횡(橫)이든 순서에 따라 질서를 지켜야 한다.

 버스를 탈 때도 정류장에 줄을 서고, 극장표를 구입하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구내식당을 이용 할 때도 줄을 서서 질서를 지켜야 대중사회가 원만히 유지된다.

 도시에서의 생명선은 자동차 선(線)이다. 지하철이나 전철이 정차하는 위치는 승강장에 정확하게 맞추어야 한다. 버스나 택시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횡단보도의 자동차 정차위치, 버스전용차로와 1차선, 2차선, 3차선 등의 차선 지키기, 갓길운행 안하기 등을 규범으로 한다.

 특히 공영주차장에서 횡·종으로 주차하면 규격이 엇갈리게 된다. 이런 경우 다른 차량이 주차를 못하는 일이 발생해 규범이 필요하다.

 

 언제인가 대전 보문산 공원주차장에 대형트럭 한 대가 주차면을 횡으로 깔고 불법으로 주차해 다른 소형 자동차 몇 대가 주차를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경우를 보았다.

 무심한 트럭운전수 한 사람으로 인하여 선량한 여러 사람이 주차를 못하는구나 생각하니 누군지 모를 운전수이지만 차를 운전할 자격이 없다고 느껴졌다.

 일본을 가면서 늘 느끼는 것은 ‘이래서 선진국은 다르구나!’ 하는 감탄이다. ‘줄서기가 취미’라는 일본인들은 경적소리 없이 자동차 운행하기, 횡단보도 줄 맞추어 정차 등 어느 것 하나 흉 볼데 없는 선진국 자동차문화를 준수하고 있었다.  

 요코하마 호텔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뒷산 약수터에 올라간 적이 있다. 약수터 언저리에 탁상시계가 놓여있는데 시민들이 교대로 돌아가면서 시계의 태엽을 감아주고 있었다. 이유를 물었다.

 “어느 시민이 놓고간 시계인데 태엽이 풀려 시간이 정지될까봐 저렇게 수시로 태엽을 감아준다오. 언제인가 주인이 찾아갈 때에도 시간은 돌아가겠지요!”

 ‘아, 이래서 일본이로구나. 아무나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구나!’ 

 일본에서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화장실을 갔다. 바닥에는 온통 휴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공항 승강장에서 가방을 들고 택시를 타는데 운전수는 유리창에 팔을 걸치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턱짓으로 차에 타란다.

 “타시오. 오데로 가십니꺼” 

 일본에서 택시 운전수는 손님을 발견하면 재빨리 밖으로 나와 90각도로 인사를 하며 승객이 들고 있는 가방을 받아 트렁크에 싣는다.  

 “곤니찌와, 하지메마시테 / こんにちは, はじめまして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모름지기 근대 도시의 미학(美學)은 선(線)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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