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누구나 운전의 초보시절은 있다. 흔히 ‘국가고시’라고 일컫는 ‘운전면허증’을 손에 쥐고 설레이던 그 병아리 시절. 밤에 침대에 누우면 천정에 길이 열리고 양손에 동그란 운전대를 쥐고 달리는 모습을 연상하던 초보시절의 그리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아침에 눈만 뜨면 자동차 키를 쥐고서 도로로 나가 운전대를 잡고 천천히 악셀레이터를 밟으면 자동차는 신기하게도 도로를 따라 굴러간다. 비록 이마와 등에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도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긍지감만은 하늘을 찌른다.

“신기기하단 말이야. 이 육중한 쇠덩어리가 이 발판만 사알짝 밟아주면 나가니 말이야. 허허허---”

특히 카 뮤직 스테레오를 틀고 담배 한 개피 질끈 물고는 왼쪽 팔을 차창언저리에 걸치고 휘파람을 불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멋이란 지상최고의 낙원에 사는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정열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이탈리아 세계적 성악가 ‘파바로티’의 명곡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크게 틀고, 이태리 소렌토 바닷가 해안도로를 달리는 명품 ‘알파로메오(Alfaromeo)’를 타고 질주하는 기분이랄까…!

<헐크 (2003)>와 <배트맨 비긴즈 (2005)>, <인크레더블 헐크 (1978, 2008)> 등이 우리에게 친숙한 ‘헐크’ 주제의 영화이다. ‘헐크’라는 수퍼히어로를 소재로한 영화들은 초능력을 가진 우람한 헐크가 무서운 인상을 쓰고 소리를 지르며 종횡무진하는 내용이다.

수퍼히어로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보유하게 된 초능력으로 인해 범죄자 취급을 받고, 발버둥치는 캐릭터가 바로 헐크 주제의 영화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납게 인상을 찡그리며 화를 내는 사람을 보통 ‘헐크’같다며 한다. 그런데 도로를 나가면 이런 ‘헐크’를 자주 만날 수 있다. 평소에는 점잖던 사람들도 자동차 운전대만 잡으면 일약 헐크가 되어 가는 것일까? 비교적 간단히 양보하고 이해를 해도 될 차량접촉사고, 시야방해, 차선변경, 진로방해 등의 차를 발견하면 씨끄러운 경적과 함께 험악한 큰소리로 핏대를 올리기 시작한다. 이른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잘못된 사회통념의 법칙인가?

“야, 이 사람아 운전을 그 따위로 밖에 못해?” “여보 아줌마 집에서 설겆이나 하지 뭐하러 차를 끌고나와 남의 차도 못가게 만들어요” “야, 저런 미친(?)같으니라구. 왜 내 차 선에 끼어들어!”

이런 헐크는 먼 곳이 아닌 가까운 곳에도 있다.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도로를 가다보면 ‘여자 헐크’를 옆에서 볼 수 있다.

“어머나, 저 아저씨 왜 내 차 앞에 버티고 있어?”

“에이잇 저 차 깜박이도 안켜고 갑자기 끼어드는 것 좀 봐. 저런 얌체 같으니라구!”

“여보 평소 점잖던 당신이 그런 거친 말을…?”

“어머나, 내가 그랬어요. 이 놈(?)에 운전대만 잡으면 이상하게 헐크가 되네요. 미안해요.”

“누구에게나 초보시절은 있어요. 그러니 그 때를 생각하여 양보하고 따스한 말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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