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김광호 감독의 단편영화 '서서자는나무', 여의도에서 상영

 
[서울=동북아신문] 이동렬기자= 연변TV방송국 김광호감독(53세)이 제작한 ‘서서자는나무(溪水向东流)’작품이 여의도 ‘2013년 단막극 페스티벌(단편영화축제)’에 진출해 상영됐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주관하는 2013 단막극 페스티벌'은 지난 11월 7일(목)부터 11월9일(토)까지 3일간 여의도CGV에서 개최된 가운데, 해외 동포로서는 이번에 처음 김광호 감독의 작품을 초청해 상영한 것이다. 

성격이 과묵해 보이는 김광호 감독은 “개인적으로 더없이 영광이다”며, 이번에 ‘서서자는나무’를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후원에 더없이 고마웠다”, “조선족의 영화나, 드라마제작 환경은 너무 열악하기에 앞으로도 후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편영화 ‘서서자는나무’는 현대 중국 조선족 일반 시민들의 일상을 다루면서 생명과 금전, 사랑을 주제로 도덕과 욕망사이, 사랑과 도덕의 갈림길에서 연변조선족들의 진실성과 깨끗한 양심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김광호 감독은 우연히 어느 신문에서, 한 암환자가 사고를 만들어 가족에게 돈을 남겨주었다는 짧은 기사를 읽고 창작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한다. 

실제, 이 단편영화에서는 암 진단을 받은 남편이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내 자살함으로써 주인공인 아내 인숙에게 합의금을 남겼다. 교통사고의 장본인인 룡수는 그 바람에 잘 다니던 직장을 잃고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도 팔고 아내마저 가출하는 위기를 맞이한다. 그런 우연곡절 끝에 주인공 인숙이는 교통사고의 진실을 알게 되고, 방황 끝에 룡수를 찾아 진실을 공개한다. 

김광호 감독이 말한 것처럼, “이 단편영화는 금전 으뜸의 요즘 세상에서 인심이 삭막해져가는 조선족 사회에서,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고 있어 감동적이었다.

 이날 시사회에 참가한 서울 숭실대 국어국문과(연변대 교환학생) 이휘학생은 "한국 영화계나 방송계에서 중국 조선족에 대해 현실을 많이 왜곡하여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이때, 이 작품은 연변조선족의 실생활을 진실하게 보여주면서, 중국 조선족의 도덕관과 깨끗한 양심을 잘 그려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 이호국(좌) 서울주재 연변TV 방송국 대표의 취재를 받다.

이번에 상영된 '서서자는나무'는 12일에 있을 KBS 2013세계한국어방송인대회에서 특별상을 시상하게 되며, 또 CCTV를 통해 올해 중국 전역에 방영될 예정이다. 

김광호 감독은 연변에서 우리말로 영화를 제작하는 몇 안 되는 영화인이다. 일찍 그의 작품 '궤도'는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고, 또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유일한 경쟁 부문인 뉴커런츠상(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단막극 페스티벌에서는 김광호 감독의 작품 외에도, 또 개막작인「마귀(馬鬼)」(감독: 박현석, KBS)를 시작으로,「햇빛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감독: 이성준, MBC),「불온」(감독: 정대윤, MBC),「위대한 계춘빈」(감독: 이응복, KBS) 등 한국인 감독들의 대표작들이 육속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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