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방적 이어도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한국 관할권에 대한 도전한

▲ 정경영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부설 동아시아국제전략연구소 소장
[서울=동북아신문] 중국은 국가안전위원회를 발족한 후 첫 강경조치로, 지난 주 11월 23일 제주 서남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과 일부 중첩되고 이어도 일대를 일방적으로 중국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하였다.

방공식별구역이란 국제법적으로는 공해이므로 관할권을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진입허가 없이 외국군 군용기가 접근하면, 경고를 하고, 침범할 경우 전투기가 출격하여 제지하는 구역이다. 자국의 영공 수호를 위해 영공 침범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어저지구역으로 볼 수 있다.
 
이어도는 우리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EEZ, Economic Exclusive Zone)으로서 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하고 있고, 해군작전구역을 펼치는 등 실효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이어도가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에 빠진 것은 6․25전쟁 기간 중 북한, 중국공산군의 전투기 침투를 차단하기 위해 미 태평양사 공군사령부에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였을 때 이어도 지역 상공이 빠져 있었다. 일본이 1969년 선점하고 나서 정부는 그 동안 이어도 상공을 한국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키기 위해 십여차례 일본에 협상을 요구했으나, 일본은 협상 자체를 거부하면서 “KADIZ에 이어도를 포함시키면 JADIZ에 독도를 포함시키겠다고” 주장하여 한국정부가 이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독도 KADIZ에 더 신경을 씀에 따라 소홀히 한 면이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이 최근 발표한 방공식별구역에 이어도가 포함된 이유는 한중 양국이 해양관할권 분쟁을 촉발시키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양국은 1996년부터 2008년까지 해양경계를 확정하기 위해 14차례의 회담을 했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제주도 서남쪽 상공 일부가 우리와 겹치고 이어도 상공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한 것은 이어도에 대한 중국의 해양관할권을 주장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어도 주변을 비행하게 되면, 그 동안 30분전에 일본에 사전 통보해왔다. 우리 정부에서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것이어서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으며,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더라도 사전 통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댜오위다오/센카쿠 영토분쟁 심화시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에서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이 심화되면 한반도에 직간접인 영향을 줄 것이다. 중일 간 영토분쟁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여 국지전으로 비화될 경우 첫째, 동중국해의 해상교통로가 차단되어 우리의 해상 경제활동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것이다. 둘째, 중일 간 무력충돌시 주한미군의 전력이 미일 간 안보조약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느 한쪽이 승리하게 될 때 일본의 독도 무력 점령이나 중국의 이어도 점령을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지속적인 고도 경제성장에 따른 급속한 군사력 증강으로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동아시아재균형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는 확대된 역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워권을 인정하고 군사력 증강을 지지하는 이유이다. 일본 역시 2010년 경제력이 중국에 추월당한 상황에서 군사 안보적으로 밀리게 되면 국력이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기 때문에 미일 양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형국이라고 판단된다.
한편 러시아는 일본과 쿠릴열도 분쟁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중일 간 영토분쟁을 주의깊게 보고 있을 것이다. 예상을 뒤엎고 러시아가 일본편에 서 있는 것은 시베리아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경제 지원이 절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일 간 영토분쟁을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동북아지역에서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기회로 이용하는 측면도 있다.

한국의 대응책
오는 28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백승주 국방차관과 왕관중 중국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 간에 제3차 한중 국방전략대화가 예정되어 있다. 11월 25일 중국 외교부에서도 방공식별구역의 중첩문제를 포함하여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여 금번 회담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어도를 포함 제주 서남방 우리의 방공식별구역과 중첩되는 지역에서 무력 충동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 우리는 강력 항의하면서 한국까지 중국의 반대편 대열에 편입시킬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어도는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이자 해양과학기지가 있는 등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은 우리의 관할구역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중 양국간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국방부 또는 합참 간에 핫라인을 설치하는 문제도 협의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이어도 관할권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제주 해군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인식하여 조기 건설을 완료해야 한다. 이어도는 한국 최남단 마라도에서 149km, 중국지역과는 247km 떨어진 곳이기 때문에 한중 간 충돌할 경우 출항하는 함정의 운항시간을 고려할 때 더욱 전략적 가치는 크다. 또한 최근 선정한 스텔스 성능을 갖춘 F35기 등 공군 전력을 조기에 확보함으로써 국익을 수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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