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섭 영등포 텃밭포럼 대표
[서울=동북아신문] ‘그 밥에 그 나물이다’ 겉은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속은 보잘 것 없는 사람들끼리 어울린다는 말이다.

새누리당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도 6.4지방선거 정당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다. 여야가 참 잘 어울린다. 기막히게 어울리는 말이다. 그러니 한 솥밥을 먹는구나 싶다. 마치 거짓말하기 대회를 보는 듯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거짓말을 한다. 하기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또 속았다. 늘 이런 식이다. 거짓 약속은 식은 죽 먹기다. 약속을 거짓으로 했으니, 약속을 이행 할리가 만무요, 약속을 안 지킨다고 양심에 가책인들 받겠는가?

새누리당은 독박은 면했다. 다 새민주연합 덕분이다.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 대선공약 파기로 자기 부정과 부도덕을 상대적으로 다소나마 해소하게 됐다.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거짓말도 같이하면 수취심이 적어지는 걸까? 새정치연합은 정적의 족쇄를 풀어주고 자기 발에 족쇄를 채우는 악수(惡手)를 둔 것이다. 창당 시 약속을 저버리고 정당공천을 결정한 순간 새정치연합은 더 이상 없다.  ‘새 정치는 대한민국과의 약속이라고 했다’ ‘새 정치는 국민을 두려워하고 약속을 반드시 실천한다는 명칭이다’라고 했다.

새 정치가 없어졌다. 정치의 생명 같은 정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도덕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새정치연합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지금 다소의 손해가 있을지라도 창당의 명분을 지켜야 했다. 작은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쟁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이다. 작은 것에 연연해 국민의 마음(民心)을 잃은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정치는 민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작은 이익을 보고 의리를 저버리고(見利忘義), 작은 이익을 탐하여 큰 것을 잃었다(小貪大失). 다윗이 골리앗에게 물매를 바치고 투항한 꼴이 됐다. 국민과 약속만으로는 지방선거에서이길 수 없다고 새 정치를 버리고 구 정치로 회귀했다. 국민의 희망을 저버린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상처만 남긴 채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앞으로 무슨 명분을 가지고 정치를 할지 참으로 한심하다. 중언부언(重言復言)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여야는 국민에게 한 약속을 스스로 파기했다.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이 되고 말았다.

우리 정치는 결코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로지 조직과 권력만을 두려워 할 따름이다. 정치인 자신의 이해만을 챙길 뿐이다. 또다시 이해를 좆아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한줄기 희망의 빛마저 봄 꽃잎 바람에 지듯 그렇게 떨어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커다란 손실은 국민의 정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정녕 우리는 바른 정치를 할 수 없는 것일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한다. 정치인이 먼저 자성해야 한다. 지난 일을 되돌릴 수 없다면 이제부터라도 바른 정치를 해야 한다.

이제 6.4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출마자는 주민의 투표에 의해 선택을 받는다. 주민에게 표를 받기 위해 포퓰리즘과 선심성 공약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주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한다. 따라서 지킬 수 있는 실천 가능한 공약만을 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유권자의 올바른 투표가 요구된다. 주민과의 약속을 지킬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공약마저 이행치 못한다면 무엇을 더 기대 하겠는가?

지방선거는 당과 진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지역 일꾼이 아닌 중앙 일꾼을 뽑는다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영화만을 위해 날아가는 불나방을 뽑을 수도 있다. 지방선에서 정당공천을 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이유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