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그렇게 버는 것이 아닌데?…”

<중국조선족 기업가 허영섭의 사색의 세계> 

요즈음 연해지역 큰 도시에 나와 있는 조선족청년들은 임시 먹기 곶감이 달다고 유령회사에 매달리거나 임시 벌이로 부평초처럼 떠돌고 있다.

이를 테면 정상적인 회사에 취직할 생각을 안 하고 컴퓨터로 홍보나 하면서 돈 챙기느라 정신이 없이 돌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 오는 관광객, 또는 무역 인들을 상대해서 통역해주고 가이드도 해 주고 제조업체를 소개해 주는 일들을 하느라 앞뒤를 뛰어다니고 있다.

정규화한 기업보다는 중국에 몸 하나만 달랑 갖고 와서 집 하나 세내고 컴피터 2대, 전화기와 팩스기 한 대씩 놓고 통역을 한 명을 모집하는 그런 보따리 상인을 찾아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 조선족청년들이 너무 많다. 그래도 고향에 돌아가면 자기는 한국인과 합작한다고 말하데 대개가 이런 처지에 있다.

이런 상인은 실지 중국에서 사업할 수 있는 법적인 보장이 없다. 엄격하게 따지면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사람은 상업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우리 조선족청년들은 왜 이런 상인들을 찾는 것일까? 더욱이 이런 이상심리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이제는 아예 혼자 한국인과 1대1로 맞서 자기가 다 해 줄 수 있다는 식이 되어가고 있다.

만약 우리 청년들이 이런 식으로 청춘을 허비 한다면 장래는 어떻게 될까? 간단한 추론을 해보자.

1, 처음 중국에 들어 오는 한국 보따리상인들은 언어문제로 답답하기 그지 없기에 당연히 통역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 혹시 믿지 못하더라도 잠시 며칠간은 통역을 채용해야 할 것이다. 매일 가이드 비용은 300-500원 좌우(정상적인 한국 여행사에서 받는 가이드 비용600원), 한 달에 이런 일거리 몇 개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면 한번 걸리는 일거리는 어떡하든 과하게 벌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 제조업체 소개 해 준다하고는 중국어로 공장측과 짜고 들어 뒤돈 받아 먹고 일 보는데 드는 비용 늘여서 한국인 한테서 보상 받고 심지어 한국인 돈들고 도망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중국말 모르는 한국인들을 속여먹는 일로 조선족들은 이미 나쁜 소문이 날대로 나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다. 이제 이런 소문은 더 파다히 퍼질 것이다.

2, 자신의 도박심리만 키우게 된다. 언제는 한방에 얼마를 해 먹었는데?…이런 심리를 갖고 뛰다 보니 앞으로 애타는 노력을 안 하려 한다.

4, 정상적인 무역을 배울 수가 없다. 보따리 상인들이 하는 장사 90%는 법을 어기는 일이다. 돈이 밀수로 들어 와야 하고 물건이 밀수로 나가야 하며 딸라를 암거래해야 하고 가짜 영수증을 사야 하고, 모든 것이 법에 저촉되는 일들이다. 통역하는 사람도 법적인 보장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다. 자기가 하는 일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러면 정상 기업체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사업을 한다고 해도 밀수거래나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의 분석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감이 있긴 하지만, 대도시에서 우리 조선족청년들이 지금 겪고 있는 현실이란 것 잊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 조선족청년들이 이런 맹점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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