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봉의 돈 안들이고 쉽게 할 수 있는 건강법(10)

▲ 본지 강성봉 편집인
[서울=동북아신문]등산은 심폐기능의 강화로 중년 이후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다.

등산의 효과는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는 다이어트 효과다. 등산의 열량 소모는 어떤 운동보다 뛰어나다. 한 시간에 6백∼1천㎉가 소비돼 빨리 걷기 3백50∼4백20㎉, 수영 3백60∼5백㎉보다 앞선다. 이 정도면 1시간에 시속 10㎞를 달리는 것과 맞먹는다.

둘째는 심폐기능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폐의 용적이 커지고 혈액을 뿜어내는 심장 박출량도 늘어난다. 혈관은 탄력을 받아 혈압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고지혈증이나 뇌졸중·심장마비와 같은 순환기질환을 예방 또는 치료한다. 등산 초보자를 대상으로 1주일에 걸쳐 3~4회(한 번에 2시간 이내) 등산을 6~8 개월간 시킨 후 심박출량(심장이 한 번의 박동으로 피를 뿜어내는 양)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심박출량이 등산 시작 전에 비해 12%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는 근지구력이 꾸준히 향상된다. 몇 시간씩 산을 오르내리면 체력이 크게 향상되는데, 이는 우리 몸의 적근(赤筋)이 발달하기 때문. 이 적근의 단련은 평소 운동 부족이 심한 내근 직장인이나 수험생·노인의 만성피로를 줄이고, 체력을 강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는 산을 오를 때는 골반과 척추에 많은 힘이 들어간다. 그 결과 척추를 둘러싼 근육들이 긴장하고 자극을 받으면서 허리가 강화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척추뼈를 세우는 기립근이 튼튼해지기 때문에 가벼운 척추질환자에게 등산은 좋은 운동처방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우울증 치료에 좋다. 등산을 하면 체내 모르핀과 같은 역할을 하는 '베타 엔돌핀'이 나오는데 이는 만족감, 자신감 등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우울한 사람도 고된 등산 뒤엔 만족감이 크게 향상되는 치료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주말에 등산 한 번 한 것으로 건강을 위해 할 일을 다했다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심박수가 충분히 상승하는 운동을 해야 심폐기능 향상 효과를 최대로 얻을 수 있는데 주중에는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고 있다가 주말에만 등산을 한다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는 거의 없다.

운동은 일주일에 최소 3일 이상 해야 비로소 운동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말 등산족은 주중 평일에 최소 3회 이상 달리기나 수영, 조깅, 자전거타기 등을 해서 등산으로 키운 근력과 달리기로 키운 심폐기능이 균형을 갖도록 해야 한다.

등산을 할 때 주의를 요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혈관질환자에게는 무리한 등산이 오히려 심장에 부담을 줘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또한 혈압이 높은 사람과 골다공증이 심한 사람은 낙상 등으로 인한 가벼운 충격으로도 골절이 올 수 있으므로 평지와 달리 굴곡이 많은 등산은 조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운동의학 교과서에는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려서 하는 등산은 특히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크다고 명시돼 있다.

등산을 할 때 주의사항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준에 맞게 등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보자가 무리하게 높은 산에 도전한다거나 산을 우습게 여기는 자세는 치명적이다.

등산 전에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필수.

등산도 마라톤처럼 장시간 운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의 배분이 필요하다. 오를 때 40%, 내려올 때 30% 정도의 체력을 쓰고 나머지 30%의 힘은 항상 남겨둔다. 산의 경사도나 험난한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에 3.6㎞ 정도를 걸을 때 힘이 가장 적게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리막길에서는 발의 앞부분보다 뒤꿈치가 먼저 닿도록 해야 무릎과 허리의 무리를 줄일 수 있다. 앞부분이 먼저 닿으면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려 속도가 빨라지고 넘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산에 오르기 2~4시간 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탄수화물, 저지방, 저단백질식이 효과적이다. 다른 운동에 비해 열량이 많이 소모되는 만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견과류, 초콜릿 등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목이 마를 때는 물도 좋지만, 귤이나 오이 등을 먹어 비타민을 동시에 공급해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등산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스트레칭과 목욕으로 마무리를 해, 피로해진 근육을 이완시키고 체온을 높여 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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