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영 작가,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서울=동북아신문]21세기 최첨단 문명의 레일 위로 달리는 가운데 전 세계 10위권에 머무는 작지만 동북아 한문화강국(韓文化强國)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동남아를 비롯하여 전 세계 다문화가족이 한국으로 이주하기 위하여 몰려드는 희망의 잘 사는 대한민국에서 영혼을 살찌운다는 책은 얼마나 읽을까?

한국 갤럽에서 만18세 이상 남녀 1605명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연평균 독서량은 17.9권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4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압도적으로 1위인 반면, 1인당 독서량은 꼴찌다. 유엔 191개 회원국 중에서도 166위에 머물렀다.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는 것 같다. 무엇 때문에 책을 읽지 못할까?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소 책 읽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바빠서, 읽기 싫어서, 시간이 없어서…' 라는 순서로 결과가 나왔다.

가까운 일본은 국민 1인당 독서량 61권, 미국 45권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하여 너무 책을 안 읽는 민족이다. 지척 앞의 '시각문화' 보다 '정신문화' 경시 풍조가 심해지는 것은 급속도로 변하는 산업 사회의 소산인 듯 하다.

전 국민 1인당 1개 이상을 가지고 다닌다는 스마트폰을 30분만 내려놓으면 책을 읽을 시간이 생길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중요한 이유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 시간도 없다고 느끼는 것 아닐까?

어느 외국인이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책을 너무 안 읽어요.”, “지하철을 타 보면 모두 고개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뿐이에요. 책 읽는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없어요.”

나의 지난 어둡고 긴 젊은 날. 작은 빛이 되어 내일의 삶을 헤아리게한 것은 바로 책이었다. 답답하고 지루한 나날 속에서 시름을 잊고자 손에서 책이 떠나질 않았다. 냉엄한 현실을 용해시킬 만한 힘이 없는지라 도피의 일환으로 책을 들고 산이나 들에 누워 씨름을 했었다.

그때 섭렵했던 책들은 비교적 수양서였다. 홍자성의 채근담, 데카르트의방법서설, 알랑의 행복론, 안병욱의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등이다. 그 당시 책을 읽고 쓴 독서노트를 펼쳐 보면 당시의 생활들이 생생히 떠 오른다. 젊은 나날 왜 그리 절망도 좌절도 많던지…. 그 시절 고통을 뛰어넘어 파란 내일을 헤아릴 수 있게 했던 힘은 아마도 무언의 스승인 책으로 부터 비롯되었던 것 같다.

절망의 시간들 책 속으로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무한한 지적(知的)호흡이 생기 있게 숨 쉬었다. 젊은 나이에도 책이란 참 편리하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자신의 미래상을 놓고 방황하던 그 시절에 책을 대하지 않았다면 삐뚤어진 사고에 빗나간 생활이 되었을 것이다.

안병욱 철학가는 말했었다.

“책 속엔 진리의 말씀이 있고, 슬기의 샘터가 있고, 이론의 공장이 있고, 뮤즈의 노래가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식을 얻으려는 공리적인 목적도 있지만 나로서는 독서삼매를 즐기려는 목적도 크다. 책 속에 펼쳐지는 무한의 공간속에 함께 살며, 그것과 더불어 영원을 호흡하는 충만감 이것이 독서의 목적이요, 즐거움이다.

옛날 성현들은 가정에 3가지 즐거운 소리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아기울음소리요, 둘째는 베 짜는 소리요, 셋째는 책 읽는 소리를 말하는 것이다.

9월은 독서의 달이다. 이 달 만이라도 가정과 직장, 차 안, 일터에서 손에 책을 들고 사는 생활이 만연된다면 정서가 풍요를 이루어서 사회에 오늘날 같은 메마른 사건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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