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문학특구

 [서울=동북아신문]들어가는 시

꿈이었지만 선명했다.덩니미 저수지가 보이고 흰 구름 살짝 걸친 억불산도 나타났다. 놀기만 하던 시절이라 소 돌보는 핑계로 책보는 팽개쳤다. 당뫼산에 놔둔 소는 제 알아서 풀 뜯고 놀기 바쁜 초동들 땀에 흠뻑 젖을 때면 사 년마다 한 명씩 아이 잡아먹는다는이무기 전설은 어른들의 이야기 우리는 무조건 저수지로 뛰어든다. 물뱀과 뒤엉켜 두어 바퀴 휘젓다가 입술 파래질 때 쯤 불현듯 소 생각나삐삐풀 출렁이는 산등성을 향해 목청껏 소 당번을 부른다.오늘도 나는 덩니미 저수지를 물뱀처럼 휘젓고 당뫼산 푸른하늘로 한없이 날아오른다. * 당뫼산 : 장흥 억불산 밑의 공동묘지가 있는 산등성이로 월평에서 500미터 정도 남쪽에 있음, 억불산 밑의 조그마한 산등성이며 월평 사람들이 소 풀 뜯으로 가는 곳으로 공동묘지가 많음* 덩님이 저수지 : 억불산 밑의 안양 쪽에 있는 저수지로 당뫼산 너머에 있음* 이 시는 이제 꿈 속에서 볼 수 있는 어린 시절 이야기. 비록 타향에서 살면서 꿈을 실현시키며 살고 있지만 뿌리는 장흥에 있음을 그림.- 이동규 시인의 애향시 ‘꿈’ 전문 

짙푸른  쪽빛의 정남진 남해 바닷가 풍경

 무거운 저울추 기울 듯 저물어가는 한 해의 만추 계절 2014년 11월 세밑. 대전 보문산 안토시안 단풍이 찬 가을바람에 휘리릭--- 휘리릭---나뒹굴고 있다. 추위를 느끼며 외투 깃을 세우고 길을 걸으며 문득 어머니 품이 생각이 난다.  어렸을 적 안온하고 따스했던 어머니 품은 만병 통치약이었다.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면 무조건 어머니 품에 안겨 뒹글면 어머니의 그 따스한 약손이 지나가면 금새 다 나았다. 참으로 고맙고 한없이 너그러운 어머니 품. 그래서 오늘은 을씨년스럽게 찬 바람이 부는 날 을 따라 가보자! □ 길 떠나는 그대 모습 아름다워라!‘길 떠나는 그대 모습 아름다워라!’는 말에 힙 입은 전남 장흥 문학기행 버스는 지혜로운 여행자들을 태우고 대전 중구 문화동 한밭도서관을 뒤로 하고 가볍게 호남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  
 
푸르런 가을하늘 길따라 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장 밖으로 늦가을 서정이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산야의 단풍은 붉다못해 빠알간 물감으로 울긋불긋 색칠하고 있다.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은 파릇파릇 새싹이 구루터기 위로 가을 채치기를 하며 몸짓하고 있다. 붉은 철쭉의 제암산, 피톤치드 편백 억불산, 천관문학관이 있는 천관산 짙푸른 정남진 바다, 그리고 보림사 계곡물 가득 안은 탐진강이 어우러진 문향(文鄕)장흥은 관서별곡의 고향이다. 장흥의 이미지 브랜드는 정남진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 동쪽으로 내 달으면 도착하는 곳이 동해안 정동진이다. 이에 착안하여 서울 광화문에서 정 남쪽으로 내려오면 도착하는 곳이 정남진이다. 북쪽의 가장 추운지방인 중강진과 일직선상에 있다. 정남진을 품고 바닷가에 위치한 장흥은 해산물이 풍부하며 남해안 다도해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위도상으로 국토 북쪽의 가장 추운 중강진에 대하여 남쪽의 가장 따뜻한 곳이기에 남북화해와 민족통합을 상징하며 장흥하면 정남진이요, 정남진하면 장흥을 떠올리게 한다고 한다. “워메-- 장흥삼합 징한 것이 겁나게 맛나네잉!” 장흥의 참맛은 한우고기와 장흥삼합이다. 장흥삼합은 장흥의 특산물 중의 하나인 연한 육질의 쇠고기와 향긋한 표고버섯에 담백한 키조개의 관자가 조화를 이룬 것이다. 삼겹살 홍어 김치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삼합과는 달리 장흥 한우와 키조개의 관자 및 표고버섯이 어우러져 맛을 낸다. 숯불에 전통 불고기판을 사용하여 쇠고기의 육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관자와 표고버섯은 불판 가장자리에 부은 육수로 익혀야 한다. 그리고 상추에 싸지 말고 쇠고기+관자+표고버섯을 젓가락으로 잘 잡아 소금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그 진 맛을 느낄 수 있고 초장에 찍어 먹어도 별미이다.
▲ 장흥 탐진강 돌다리
 
 장흥읍 토요시징과 읍내를 흐르는 탐진강
흔히 하는 남도의 이야기이다. 여수 가서는 돈 자랑 말고, 순천에선 인물 자랑 말고, 벌교 가선 주먹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어디 그 뿐인가? 진도 가서는 ‘귀 명창’ 소리 들을망정 제 소리 자랑일랑 아예 말랬다. 밭고랑에서 풀 뽑던 아낙도 앉은 자리에서 곧 잘 소리 한 가락 뽑아낸다니 말이다. 전남 장흥에선 함부로 글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발 닿는 곳마다 시인 묵객들이 빼곡하기 때문이다. 장흥 출신 이동규 시인의 ‘정남진 장흥’이란 시 에서 장흥 문향(文鄕)에 대한 표현이 ‘장흥삼합처럼 징허게’ 풍겨 나오고 있다. ‘시 아닌 것, 시인 아닌 사람이 없는 곳/ 소설 아닌 것, 소설 아닌 사람이 없는 곳/ 누가 여기에서 함부로 시인이라 자랑하랴/ 누가 여기에서 함부로 소설가라고 말할 수 있으랴!// 이청준의 서편제가 들리고/ 한승원의 아제아제 바라아제가 귓전을 때리는 곳/ 장흥 사람은 모두가 풍류꾼이다/ 
 
 전남 장흥에는 글 쓰는 이가 많다고 한다. 위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행 가사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1522~1556)을 우선 뽑을 수 있다. 백광홍에서 비롯된 문맥은 이청준의 ‘눈길’ ‘축제’ ‘선학동 나그네’(천년학), 한승원의 ‘포구’ ‘앞산도 첩첩하고’, 송기숙의 ‘녹두장군’, 이승우의 ‘샘 섬’ 등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또 근대 작가군으로 꼽히는 김석중, 이승우 소설가와 충남대 교수이자 이동규 시인, 김정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등 안팎이 문인들로 차고도 넘친다. 그러니 장흥 어디를 돌아봐도 문향(文香)과 맞닿아 있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장흥을 문향(文鄕)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까닭일 것이다. 이 가운데 눈 여겨 볼 수 있는 작가는 김석중 소설가이다. 관서별곡으로 창시된 별곡문학회를 창립 26여년 이끌어 오면서 매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종합문예지 ‘별곡문학’을 발행 장흥문학의 텃밭을 지켜오면서 사실상 장흥문학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국 규모로 열리는 2008년 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문학특구 지정되어 올해로 4번째 열리는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을 기획 운영하는 김석중 상임집행위원의 노고는 장흥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포럼 전경
 김석중 소설가는 1948년 전남 장흥 부산 용반에서 출생 고향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시골에서 왕복 15Km가 넘는 통학 길을 도보로 다니면서 독서와 문학의 열정에 빠져들고 가정형편으로 진학을 하지 못하자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그해에 육군에 지원입대 한다. 이어서 월남전에 참전 복무하다가 병역을 필한다. 제대 후 대한가족계획협회에 재직하면서 기독교 신앙에 입문 1970∼1980년대에 인권 운동과 기청전남연합회 회장과 호남 NCC 인권의원으로 활동한다. 1984년에는 3년 동안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다가 고향 장흥에 돌아와 향토문화 활동과 소설작품 집필에 전념한다. 현재 장흥문화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며 별곡문학동호인회를 창립 장흥의 문학, 미술, 민속, 농악, 사진 등 다양한 문화영역의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 그러면서 소설집과 향토 사료집 등 10여권의 저서를 출간하는 왕성한 저력을 보인다. 문득 장흥문학의 메카 진원지를 보면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유명한 여행자 ‘한비야’의 말이 생각난다. “여행은 다른 문화,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 바보는 방황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여행을 한다.이번 전남 장흥 문학기행은 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문학특구 에서 2014년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을 개최함에 따라 초청을 받아 참여하게 되었다. 2014년 11월 15일(토)부터 16일(일)까지 1박 2일에 걸쳐 전남 장흥군 일대를 비롯하여 인근의 강진군, 영암군을 순회 탐방하는 특별한 문학기행이다. 이번에는 대전 디트뉴스 이성희 상무와 중도일보 한성일 국장과 송익준 기자, 월간 청풍 송은애 취재부장이 동행하였다.  
 
‘바보는 방황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여행을 떠나는!’ 한국해외문화교류회에서는 총 35명(남자 15명, 여자 20명)이 참여를 했는데 본부를 둔 대전을비롯하여 서울과 경기 이천 및 성남․의왕, 경남 함양․남해, 광주 등지에서 다양하게 참여를 하는 뜻 깊은 인문학 기행이다.  ‘어머니 품 같은 장흥, 상생의 문학. 고향의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이동규 대표의 영상 축하 메세지를 비롯하여 박부도김 부대표의 ‘성악 부르기’, 임채원 모녀의 ‘시낭송’ 김우영 사무국장의 키타연주와 노래‘ 등의 프로그램으로 참여를 했다. 장흥으로 달리는 버스에서 참석자들의 자기소개와 김정자 시인에 넌센스 퀴즈풀기, 이동규 대표의 ‘유우머’ 등으로 자칫 지루한 3시간의 버스 여행길 재미와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신나는 여행길을 달리던 버스는 터덕터덕 숨찬 기운으로 정오 무렵 장흥읍 건산리 710-1번지에 있는 신녹원관 식당(대표 최순님)에 멈추어 섰다. 미리 예약한 2층에 맛깔스럽게 차려진 남도 한정식 식단이 허기진 여행자들의 시선과 후각을 자극했다. 맛난 음식으로 이것 저것을 맛보며 서로 담소를 나무며 남도의 그윽한 정오나절 오찬을 즐겼다. 이때 현지로 경남 남해군의 김용엽 시인과 광주시의 김정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김경천 수필가(전 국회의원)의 합석으로 분위기가 상승한다. □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가슴에 품다 가. 첫째 날(2014.11.15 토) ○ 고향의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다! 
  장흥 군민회관에서 한국해외문화교류회 화이팅!
 남도의 맛깔스런 오찬을 마친 여행자들은 버스로 장흥 군민회관으로 이동했다. 1시간 정도 시간이 여유가 있어 읍내 탐진강과 토요시장 일대를 남도의 그윽한 햇빛을 받으며 구경하였다. 돌다리를 놓은 탐진강은 장흥 유치면과 영암 금정면의 경계에 있는 국사봉에서 발원하여 장흥군, 강진군을 에들러 남해로 흘러든다. 여행자들은 장흥군민회관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행사장애는 서울에서 온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들과 강진문인협회, 영암문인협회, 장흥문인협회 회원들이 서로 인사를 하며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잠시 후 장흥문학 지킴이의 보배로 평가되고 있는 별곡문학회 회장이자 한국문학특구포럼 상임집행위원인 김석중 소설가의 사회로 행사의 막이 오른다. 첫 무대는 대전에서 간 한국해외문화교류회 부대이자 성악가인 박부도김 작가의 ‘그리운 금강산’으로 문을 열었다. 열화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 속에 열창으로 무대를 열고 이어 주최측 인사말과 영상 축하 메시지 등이 이어졌다. 이어 장흥과 영암 강진 서울 등에서 참석한 시인들의 시낭송이 이어지고 기대하던 만찬이 시작된다. 뷔페식의 만찬은 남도의 맛깔스런 음식 맛을 보여주듯 갖가지 음식으로 여행자들의 포만감으로 만족시켰다.   (디음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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