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문학특구 장흥을 가다

▲ 영암 월출산 기(氣)찬랜드 전경. 뒤로 월출산이 보인다
 ○ 영암 월출산 기(氣)찬 랜드의 매력

 영랑 생가 탐방을 마친 여행자들은 마지막 코스인 영암으로 향하였다. 지방도를 달려 도착하여 허기진 배를 기(氣)찬래드 명품관 ‘매력 한우식당’에서 오찬을 했다. 김석중 회장의 설명이다. “전국 각지에서 오신 여러분을 잘 모실랗고 여그 영암문인협회 회원들이 어제부터 여그 식당에 와서 맛좋고 질좋은 한우고기를 선별혔다고 허네요. 긍께 맛나게 드쇼잉! 그라고 식탁에 놓인 감귤은 영암문인협회에서 기증헌 것잉께 마음껏 드시랑께요.” 그러자 매력 한우식당 식탁에 앉은 여행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울린다.“와아 -- 고맙습니다.” 남도 특유의 맛으로 승부를 건다는 맛난 한우 불고기로 식사를 마치고 영암읍 회문리 94번지에 위치한 월출산 기(氣)찬랜드 탐방에 나섰다. 영암 월출산에 조성된 새로운 관광명소 월출산 기찬랜드는 월출산 천황봉자락 맥반석에서 나오는 월출산의 기(氣)와 월출산 계곡을 흐르는 청정 자연수를 활용하여 새롭게 조성된 관광명소이다.  
▲ 영암 회문리 94번지에 위치한 월출산 기찬랜드 가야금 전시관 앞

이 지역은 월출산의 정기를 받아 불후의 민족음악을 창시한 악성 김창조 선생을 비롯하여, 제헌 국회의원 낭산 김준연 선생, 해병대사령관 강기천 장군, 바둑의 황제 조훈현 등 탁월한 인물들이 태어난 곳이다. 월출산 기찬랜드 입구에는 가수 하춘화의 노래비가 우선 눈에 띄었다. 이곳에 가야금테마공원을 조성하여 민족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산림욕장, 웰빙 기(氣)도로, 자연형 풀장, 기(氣)건강센터, 펜션, 체육시설 등을 설치하여 웰빙을 추구하는 관광객들이 즐겨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은 지상의 기(氣)를 모아 하늘로 솟구치는 형국의 월출산 기슭을 따라 조성된 월출산 웰빙(氣)도로는 월출산의 물(水), 숲(林), 바위(巖), 길(路)을 체험하며 심신을 단련하는 건강도로이다. 아름다운 경관과 문화유산이 많은 곳, 월출산 국립공원은 ‘월출산(月出山. 달 뜨는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수한 문화자원, 그리고 남도의 향토적 정서가 골고루 조화를 이룬 한반도 최남단의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소백산맥이 목포 앞 바다로 흘러가다 평지에 돌출된 형태의 월출산은 천황봉(809m)을 중심으로 산 전체가 수석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전남 영암은 백제의 왕인(王仁)박사와 신라 말 도선(道詵)국사의 탄생지이기도 하며, 호남의 소금강산이라 불린다. 또한 천황봉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단아한 모습의 무위사, 서쪽에는 도갑사가 있는데 도갑사의 해탈문, 무위사의 극락전, 마애여래좌상 등을 비롯한 많은 문화재가 있다.  영암 월출산 기찬랜드 관람을 마치고 입구 광장에서 서울, 대전, 장흥, 강진 등에서 온 문인들과 서로 격려와 아쉬움의 인사를 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손해일 이사장과 백두산 문학회 김윤호 회장은 대전행 버스에 올라 인사를 했다. 손해일 시인이 마이크를 잡고 말한다.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여러분 1박 2일간 함께하여 반가웠어요. 여기 이동규 대표는 대학 1년 선배이십니다.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이동규 대표가 답례 인사를 한다.“고맙습니다. 여러분 박수 부탁드려요. 짝짝짝--- 손 시인님도 안녕히 가세요. 건강하세요!” 
▲ 강진 김영랑 생가 은행나무 아래 김우영 작가와 김정 아동문학가
□ 대전을 돌아오는 길의 단상   ○ 바람이 쓴 시에 빠져 대전으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고 여행자들은 조용히 차창을 보며 많은 상념으로 차 있다. 차 창 밖은 온통 울긋불긋 만추의 단풍이 손에 손을 잡고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노오란 단풍을 보며 문득 본회 이사이자 장흥 출신인 광주 김정 시인의 ’바람이 쓴 시‘작품이 생각이 난다. 조용히 눈을 감고 읊조렸다. 인문학 탐구의 일환으로 전남 장흥문학기행으로 1박 2일간 함께한 시간과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바닷가 모래사장바람이 지나간 발자국에는해체된 그림들이 떨어져 있고아기자기한 시들이 남는다. 눈 깜짝할 사이에시화(詩畵)밭이 된 백사장. 조개 등에도 게 구멍 속에도시 꽃이 만발한다. 달려 나온 파도조용조용 시를 읽으며손뼉을 치기도 한고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바다’라는 제목 앞에서는가슴을 쓸어내리며그 시들을 베껴 서둘러 바다로 간다. 세상 생명들의어머니 되어온갖 것 다 품어 안은 바다.잠 못 들고 뒤척이는밤이 많은 줄파도만이 안다. 바다가 뜬 눈으로지새는 밤이면파도는 모래사장에서복사해온 시책장이 너덜거리도록 넘겨가며바다에게 시를 읽어 준다.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 김정 시인의 ‘바람이 쓴 시’ 全文  ○ 이청준 작가의 육자배기, 한승원 작가의 뻘 발 
▲ 1939년 장흥 회진면 출생 이청준 소설가
늦어가는 가을 여행길 이동규 대표님 초대로 이루어진 1박 2일의 전남 장흥 문학기행은 멋지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동행한 35명중에 문인 회원은 이청준, 한승원, 김영랑 같은 큰 작가를 만나 많은 것은 자신의 창작공간에 도움이 되었다며 좋아했다. 또한 동행한 비회원이이나 비문인도 나름데로 인문학에 접근으로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장흥에서 태어난 두 명의 원로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은 장흥 지방을 소재로 뛰어난 작품을 발표하였다. 우연히도 이청준 작가와 한승원 작가는 출생연도가 1939년이고 고향도 장흥 회진면으로 같다. 이청준은 단편집 <서편제>로 집약된 많은 단편으로 장흥의 정한을 들어냈고, 한승원은 3부작 장편 <해일>로 남도 지방의 끈덕진 생명력을 그려냈다.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글 쓰는 삶으로 인도한 원형적인 체험을 간직하고 있다. 이청준에게 그것은 어머니의 육자배기 소리였고, 한승원에게 그것은 장흥의 뻘 밭이었다.  이청준의 유년시절을 꽉 채운 어머니의 육자배기 소리가 이청준 소설의 밑그림이 아니고서 무엇이랴? 이청준은 마치 어머니의 육자배기에 화답하듯이 다채로운 소설을 쉼 없이 써오고 있다.  장흥 회진포를 무대로 한 ‘선학동 나그네’의 미덕은 이 원형적인 체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청준이 ‘이어도’ ‘해변 아리랑’ ‘소리의 빛’ 작품과 아울러 ‘병신과 머저리’ ‘당신들의 천국’ 같은 지식인 문제를 다룬 것과 반대로 한승원의 작품은 대개 장흥 일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해일’로 묶여진, 발표 연대가 각기 다른 ‘그 바다 끓며 넘치며’ ‘비나리 갯비나리’ 등이다. 한승원은 장흥 앞바다 푸른빛과 싯누런 뻘 밭을 문학 원점으로 삼고 있다. 한승원은 이렇게 말한다. "문학의 꿈을 키우던 소년 시절 밤바다에서 혼자 노를 저어가고 있으면 배 밑으로 보이는 바다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났다.  연안 가까운 바다 밑에서 군집하는 시그리불(미생물의 인광)이 일렁거리는 물결을 따라 일어나면서 바다를 하얗게 칠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지만 소년 시절에는 그 같은 바다의 기묘한 분위기가 신비의 원형이었다. 나는 고향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그것은 어머니에 대한 빚이나 영원히 갚아낼 수 없는 빚인 터이다. 나의 소설 쓰기는 그러한 부채감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특이한 것은 장흥의 교회는 문향 형성에 한몫 거들었다고 한다. 이청준, 한승원의 생가 인근에 각각 100년을 헤아리는 연혁의 교회가 서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장흥엔 100년 넘은 교회만 4곳이라고 한다. 이청준 생가 주변의 진목교회는 장흥 지역의 근대교회 도래지로 꼽힌다. 한승원 생가 인근의 명덕교회도 얼추 그쯤의 내력을 지니고 있다.  
▲ 남도 장흥 정남진의 지중해로 불리는 드넓은 바닷가
들머리는 진목리의 이청준 생가이다. 그의 대표작 ‘눈길’에 등장하는 바로 그 집이다. 이청준은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 두 차례 집안이 ‘거덜 나는’ 시련을 겪는다. 당시 그의 영혼과 몸의 안식처였을 생가도 빚쟁이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그걸 2005년 장흥군이 매입해 복원했다. 생가는 마을의 좁은 고샅길 중턱에 있다. 사면이 산자락에 둘러싸여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방과 장독대가 가지런하고 마루와 뜨락도 정갈하다. 또한 장흥의 문학의 산으로 일컫는 ‘천관산’ 아래 천관문학관이 있다. 문학관 위쪽으로는 15m 높이의 문탑과 문학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문탑 밑엔 구상, 박완서 등 작가들의 친필 원고 50여점과 연보 등이 캡슐에 쌓여 묻혔다. 문탑 아래쪽은 천관산 문학공원이다. 친필 원고에 적힌 글들을 50여개 문학비에 각각 새겨 놓았다. 주민들의 가훈을 모은 가훈탑 등의 돌탑들도 무리 지어 있다. □ 나가며  가. 더 넓어진 우리들 세상이여! 이번 전남 장흥문학기행을 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위로 높아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옆으로 넓어지는 일도 좋을 것 같다. 마치 이번에 만나 남동향 정남진의 바다처럼 옆으로 수월찮게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박 2일 동안 남도 장흥과 강진, 영암에서 보내는 동안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더 높이 올라갔다면 한국해외문화교류회와 함께한 35면의 여행자들은 저 짙푸른 남도 지중해로 불리는 바닷가처럼 더욱 넓어졌을테니 부러울 것이 어디 있으랴! 여행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고 한다. 세상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영역이 얼마나 작은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을 젊게 만드는 것이 둘 있다고 한다.  또한 중국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자식에게 만 권의 책을 사주는 것보다 만리의 여행을 시키는 것이 더 유익하다.”중국의 뛰어난 현학(賢學)으로 불리는 북송대의 정치가 왕안석(王安石1021~1086)은 이렇게 말 한 바 있다.“가난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부자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 이번에 우리가 만난 남도 인문학은 마치 색 바랜 고서(古書)나 낡은 학문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너무도 가깝게 우리의 삶 속에 함께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문학이 바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 참다운 인간으로 살아가는 도리와 근본, 교훈, 미래 등 훌륭하게 담겨있는 보고(寶庫)가 바로 문(文學)․사(歷史)․철(哲學) 인문학(人文學)이다. 따라서 인문학은 사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싫든 좋든 우리들 곁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인간학’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 유명한 ‘이방인’의 극작가 알베르 까뮈(Albert Camus)에 아래 말을 생각하면서 방황하는 바보가 아닌 지혜로운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여행자 35명이 악수를 하며 어머니의 손을 내려 놓는다. “일시적인 쾌락은 우리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지만 여행은 스스로에게 자신을 다시 끌고 가는 하나의 고행이다!” - 오늘의 어록 우리는 고귀한 사람이다. 고귀한 몸을 이끌고 장흥에 참석한 만큼 빈 그릇을 흔드는 것과 같은 공허한 행위가 되지 않아야 한다. 알찬 보석 같은 것을 깨닫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  
▲ 김우영 작가
- 김우영 작가.충남 서천에서 출생.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1989년 한국수필지와 시론지에 각 각 2회 추천 완료 문단에 등단.․ 장편소설집「월드컵」단편소설집「라이따이한」외 저서 총29권 출간.․ 한국문예대상, 서울특별시 시민대상, 독서문화공로 문화관광부 장관상, 한글유공 대전광역시장상, 한국농촌문학상 대상 농림부장관상, 대한민국 디지털문학 소설부분 대상, 2011년 문학작품대상, 중국 길림신문사 세계문학상 수필부문, 제1회 중국 두만강문학상, 제1회 중국 청도 연해문학상 수상 등 다수.․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학비평가협회, 계간 문예마을 주간.․ 대전중구문학회․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지역예술가 40인 선정.  작가방 http://cafe.daum.net/siin7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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